[경북 문경 부봉] 그대, 여기 처음이라면 함부로 넘보지 말라… 아찔한 '바위 맛'
- 입력 : 2013.09.12 04:00
경북 문경 부봉
- 인⃝전망이 좋은 문경 부봉의 3봉 정상. 뒤로 주흘산과 조령산 줄기가 험준한 능선을 보여주고 있다./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문경 토박이들은 시루를 엎어놓은 것 같다고 해서 시루봉이라 부른다.
가마와 시루는 엎어놓은 모양이 비슷하므로 결국 같은 모습을 빗댄 것이다.
부봉은 여섯 개의 바위 봉우리다.
동쪽부터 시작해 1~6봉으로 부른다. 가
장 높은 봉우리는 2봉이지만 정상으로 대접받는 주봉은 6봉이다.
가장 큰 바위 봉우리로 시루를 엎어놓은 모양은 6봉을 두고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6봉을 시루봉이라고도 부른다
부봉의 매력은 연속된 바위 봉우리를 타는 스릴과 경치다.
험준한 암릉미의 진수를 보여준다.
고정 로프를 잡고 가는 험한 바위 길이 많아 암릉 산행에 자신 있는 베테랑 산꾼에게 권할 만한 곳이다.
국립공원처럼 계단이 놓여 있는 친절한 산이 아니므로
등산 초보자나 고소공포가 있는 사람, 암릉 산행에 서툰 사람은 산행을 삼가야 한다.
- 본⃝문경새재 제1관문. 산 입구인 동화원은 문경새재도립공원 안에 있으며 공원은 차량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동화원에는 옛날 30여호의 주막과 집이 있었다고 한다.
이정표를 따라 산에 들면 길은 계곡을 따라 능선으로 이어진다.
희미한 길을 따라 올라서면 오래된 돌담이 성터임을 알려주는 동암문이다.
이정표를 따라 올라서면 부봉은 시작부터 바위 맛을 보여준다.
작은 크랙과 슬랩을 어렵지 않게 올라서자 1봉 정상이다.
좁은 바위 길에 비해 정상은 너르다. 표지석과 작은 묘가 인사를 건넨다.
눈을 먼데 두면 백두대간 포암산이 엄청난 통바위로 서서 맹주처럼 일대를 장악하고 있다.
가장 높은 2봉은 걸어서 쉽게 지날 수 있는 흙길이다.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3봉에서 경치를 과식한다.
부봉의 경치가 달콤한 것은 주변에 워낙 잘난 산이 많아서다.
주흘산, 조령산, 마폐봉, 포암산, 월악산 등 내로라하는 명봉들이 군웅할거하고 있고,
부봉은 그 가운데에 솟아 있어 탁월한 전망대 역할을 한다.
등산로가 폐쇄된 4봉을 우회해 5봉에 서자 뱃머리처럼 툭 튀어나온 바위가 압권이다.
뱃머리 아래는 까마득한 절벽이라 서늘할 정도로 시원한 꼭대기다.
동쪽으로 4봉에서 흘러내리는 지능선 바위 줄기가 용의 등골처럼 거칠고 신비롭다.
바로 앞에는 사자바위가 있는데 웅크린 사자가 문경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은 모양새다.
경치가 화려한 만큼 5봉은 사람을 쉽게 보내주지 않는다. 6m 정도 높이의 암벽을 숙제로 준다.
고정 로프를 잡고 집중해서 걸음을 옮기면 어렵지 않게 내려설 수 있다.
주봉인 마지막 6봉 앞에는 붉은 철계단이 있다.
사다리처럼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면 바위의 고도감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두 발로 전해오는 바위 맛도 클라이맥스를 향해 간다.
높이의 공포를 극복하고 시루봉 정상에 서자 절정의 성취감이 속에서 폭발 한다.
산은 포상으로 잊지 못할 풍경과 꿀맛 같은 바람을 준다.
동화원을 향해 고도를 내리자 달궈진 몸과 마음이 기분 좋게 식는다.
☞ 여행수첩
문경새재길은 차량 통행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도립공원 입구나 3관문 입구에서 걸어서 접근해야 한다.
문경새재 입구보다 조령 3관문 입구가 동화원까지 더 가깝다.
산행은 1봉에서 6봉 방향으로 하는 것이 정석처럼 굳어 있다.
안전 로프도 대개는 이렇게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기에 편하고 안전하게끔 설치돼 있다.
동화원 원점 회귀 산행은 6㎞에 4시간 정도 걸린다.
슬랩에 로프가 없는 곳도 있으므로 보조 로프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정상 표지석은 1봉과 6봉에만 있다.
조령으로 가려면 동서울터미널에서 수안보로 가서 버스를 갈아타고 소조령(신혜원)에서 내려야 한다.
수안보시외버스정류소 앞에서 1일 7회 운행하는 괴산행 버스를 타고 소조령(신혜원)에서 하차해 걸어가면 된다.
소조령에서 동화원까지 걸어서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새재도립공원으로 가려면 문경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07:20~18:50) 16회 운행하는 버스를 타면 된다. 10분 걸린다.
'▣산행·도보여행정보☞ > ♡ 산행·여행 지도 &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근교산&그너머 <843> 기장 고름재~도독고산]교통카드로 가는 '가까운' 산…가시덩굴 뚫고 가는 '머나먼' 길 (0) | 2013.09.15 |
---|---|
[마을 미술 프로젝트… 서귀포 '유토피아路'] 그냥 걸어도 좋은 제주도, 작품 보며 걸으니 더 좋네 (0) | 2013.09.12 |
[꼭 가봐야 할 곳 1위, 문경새재] 맨발로 걷는다 문경새재 황톳길 6.5㎞ (0) | 2013.09.05 |
[오지 생존기술 부시크래프트 배우기 7 | 여름철 야외생활]여름철 야외생활에 필요한 ABC (0) | 2013.09.02 |
집보다 쾌적한 텐트...초보 캠핑족의 체크리스트 A to Z (0) | 2013.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