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걸어도 좋은 제주도, 작품 보며 걸으니 더 좋네
- 입력 : 2013.09.12 04:00
마을 미술 프로젝트… 서귀포 '유토피아路'
- 동네 꼬마 남매가 벽화 ‘마실 나들이’(김와곤 작) 앞을 걸어가고 있다.
- 제주도에서 나는 돌인 송이석으로 동네 명소를 군데군데 표시한 지도가 동화책 일러스트처럼 정겹다. / 이종현 객원기자
제주도 서귀포 자구리 바닷가.
종이에 무언가를 그리는 두 손을 묘사한 커다란 청동 조각 작품이 새파란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해안에 서있다.
작가 정미진이 만든 '게와 아이들-그리다'이다.
마을미술프로젝트 총괄감독 김해곤씨는 "화가 이중섭이 '게와 아이들'을 스케치하는 장면을 조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구리는 6·25전쟁 당시 이중섭 일가가 피란 왔던 곳으로,
너무 가난해 바닷가에 나와 게를 잡아먹으며 허기를 달랬지요.
이중섭은 여기서 '게와 아이들' '그리운 제주도 풍경' 등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그의 예술혼을 기리며 세운 작품입니다."
서귀포가 자연관광은 물론 문화관광까지 아우르는 명소가 될지도 모르겠다.
서귀포시 송산동·정방동·천지동 일원을 지나는
시내 도로와 올레, 숲길 등을 연결하는 약 4.3㎞ 길이 '유토피아로'가 만들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마을미술프로젝트'의 하나다.
이 길을 따라 제주도의 자연과 문화, 인물을 형상화한 미술품 40점이 배치돼 있다.
쉽게 말해서 '지붕 없는 미술관'이다.
40개 작품은 하나하나 독특하고 재밌다.
안성희 작품 '행복한 추억의 사진관, 정방디피사'는 서귀포 시내에 있던 사진관 자리에
1970~80년대 신혼여행 온 부부들의 사진을 벽에 붙여 놓았다.
당시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꼽히던 제주도의 과거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부모 또는 우리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게 해준다.
- 1 서예가 소암 현중화의 글씨를 2층 건물 전체 벽면에 재구성해 만든 윤덕현의 작품 ‘흔적’.
- 2 돌이 많은 제주도에서 호미 대신 사용하는 ‘골갱이’가 ‘유한짐’ 벽 하나를 가득 채웠다.
- 3 이중섭이 스케치하는 장면을 조형화한 ‘게와 아이들-그리다’. / 이종현 객원기자
천지연폭포와 자구리 해안, 서귀포구 등 유토피아로가 관통하는
서귀포의 아름다운 풍광은, 작품이 거기 없더라도 충분히 둘러볼 만하다.
샛기정공원, 칠십리시공원 등 유토피아로가 아니었다면
들여다보기 어려운 서귀포 자연의 속살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천천히 걸으면 3~4시간 정도 걸린다.
반나절 자연과 문화 속에서 즐겁게 지내기 딱 좋은 걷기 코스일 듯하다.
문의 서귀포시청 문화예술과 (064)760-2482, www.maeulmisu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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