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백리길① 쪽빛 바다와 신록에 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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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려해상국립공원은 총 100개 도서로 이루어져 있다.
‘한려해상 바다백리길’은 그 가운데 통영 앞바다 6개 섬을 선별해 한 줄에 꿰어 놓은 보석 같은 트레킹 코스다.
미륵도 달아길, 비진도 산호길, 연대도 지겟길, 한산도 역사길, 대매물도 해품길, 소매물도 등대길 등이다.
바다백리길을 걸어보면 비로소 알게 된다.
지상 최고의 예술가는 자연이며, 세상에는 형용하기 어려운 수려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 미륵도 달아길, 선계로 향하는 숲길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걷기는 통영 시내와 인접한 미륵도 달아길로 시작하는 게 좋다.
미륵도(통영시 산양읍)는 이름은 섬이지만 배를 타지 않아도 들어갈 수 있다.
2개의 연륙교(충무교, 통영대교)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미륵도 달아길은 미래사와 달아전망대를 잇는 총 14.7㎞ 코스다.
미륵산 정상(461m) 봉수대 터, 야소마을, 산양읍사무소, 희망봉 정상(230m)을 지나며 약 5시간이 소요된다.
미래사에서 미륵산 정상까지 거리는 약 1.2㎞이다.
등산로가 조성돼 있는데 정상에 가까이 갈수록 경사가 급해진다.
본격적인 트레킹에 앞서 미래사 주변의 편백나무 숲을 거닐어 보는 것도 좋다.
미래사가 들어서기 전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숲으로 수령 80년이 넘는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수백 그루다.
미래사는 효봉스님의 상좌였던 구산스님이 미륵산 중턱에 세운 암자에서 출발했다.
1954년 법당을 낙성하고 1975년 미륵불상을 조성했다.
절 입구에 부도탑과 사리탑비가 있다.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는 전국 국립공원 100경(景) 중 최우수 경관으로 선정됐을 만큼 눈부시다.
봄이면 쪽빛 물결 위에 흩뿌려진 사금파리처럼 섬들이 신록을 발한다.
‘향수’로 잘 알려진 정지용 시인이 1950년 청마 유치환의 안내를 받아 통영을 여행하면서 그 경관에 탄복한 기록이 남아 있다.
『통영과 한산도 일대의 풍경 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
미륵산 상봉에 올라 한려수도 일대를 부감할 때
특별히 통영포구와 한산도 일폭의 천연미는 다시 있을 수 없는 것이라 단언할 뿐이다.
이것은 만중운산 속의 천고절미한 호수라고 보여진다.』
미륵산 정상에서 서쪽 등산로를 타고 내려오면 야소마을이다.
조선시대 때 병장기를 만들던 대장간이 있어 ‘야솟골(冶所谷)’로 불렸다고 한다.
마을 뒤로 미륵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앞에는 남해가 자리해 풍수지리상 길지(吉地)라고 한다.
야소마을에서 산양읍사무소로 향하는 구간 왼편에는 대하소설 ‘토지’를 남긴 박경리 작가의 묘와 기념관이 자리한다.
한산도와 남해가 손에 잡힐 듯 전망이 좋아 생전에 작가가 묻히기를 원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개관한 박경리 기념관에는 친필 원고와 편지 등 유품이 전시돼 있다.
또 작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영상실과 작품에 관한 논문 등을 모아 놓은 자료실이 운영된다.
산양읍사무소에서 달아전망대까지는 약 4시간이 소요된다.
여러 봉우리를 지나는데, 가장 높은 것이 희망봉이다.
희망봉의 원래 이름은 망산(望山)인데 ‘희(希)’ 자를 더해 희망봉으로 부른다.
숲이 우거진 희망봉에서 달아전망대까지는 능선을 타고 걷는 코스다.
달아전망대는 해질 녘에 도착하면 금상첨화다.
낙조가 장관이고 밤바다와 어우러진 달빛 감상지로도 이름났다.
산길에서 내려와 산양일주도로를 건너 완만한 구릉을 5분가량 올라가면 달아전망대다.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에 서면 연대도, 만지도, 오곡도, 욕지열도 등 수많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점점이 박힌 섬들 사이로 해가 떨어지면서 미륵도 달아길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ㆍ글/장성배 기자(up@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4/10 09:3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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