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고 싶어요☞/?? 알고싶어요 ??

[왕초보를 위한 등산특강 | 산에서 사진 찍는 법_코오롱등산학교 손재식 강사]

by 맥가이버 Macgyver 2013. 9. 27.

[왕초보를 위한 등산특강 | 산에서 사진 찍는 법_코오롱등산학교 손재식 강사] 좋은 카메라에 목메지 말고 왼손을 고정해라

  • 정리·신준범 기자 
  • 사진·김승완 기자 
 
 
빛을 활용해 측면에서 황금비율로 구도 잡을 줄 알면 이미 고수

왕초보가 산에서 사진을 잘 찍기는 어렵다. 등산만으로도 벅찬데 사진까지 잘 찍을 수는 없다. 산의 날씨는 기후변화가 심해 새파랗게 맑은 하늘에 시야까지 깨끗한 날은 연중 며칠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불규칙한 지형이라 구도 잡기 까다롭고, 사람들은 움직이며 등산하느라 숨차 흔들리지 않게 찍는 것도 간단치 않다. 결국 산은 사진 찍기 어려운 환경인 것이다. 등산 베테랑도 산 사진을 잘 찍기는 어렵고, 도시에서 사진을 잘 찍는 사람도 산에서는 잘 찍기 어렵다.



	[왕초보를 위한 등산특강 | 산에서 사진 찍는 법_코오롱등산학교 손재식 강사]
▲ 대둔산 정상 마천대에서 시원한 경치를 카메라에 담는 손재식 강사와 노스케이프 마케팅팀 신종혁 대리(오른쪽).

하지만 사진 한 장 찍지 않고 산행을 마치는 것은 팥소 빠진 찐빵처럼 허전하다. 등산하며 찍은 사진은 시간이 지나면 단풍처럼 예쁜 추억으로 남기 때문이다. 산에서 멋진 사진을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좋은 카메라에 목숨 걸지 마라
30여 년간 산 사진을 찍어 온 손재식 강사에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건, 어떻게 하면 산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지가 아니다. “카메라 뭐 사면 돼요?”다. 그러면 다시 되묻는다. ‘어떤 사진을 찍을 건지, 예산은 얼마나 있는지, 어느 정도 단계까지 사진을 찍고 싶은지’ 등이다. 가장 많이 하는 대답은 “산에 갈 때는 DSLR(digital single-lens reflex camera·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처럼 크고 무거운 카메라는 가져가지 마라”다. 산 사진전에 출품할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면 일명 ‘똑딱이’라 하는 콤팩트 디카나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만으로도 충분하다.


등산이 주고 사진이 부수적인 거라면 산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작고 가벼운 카메라를 가져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자기 몸을 끌고 산을 오르는 것도 힘들다. 짐의 무게는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며, DSLR 카메라의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물이나 음식 등 산행에 꼭 필요한 준비물을 줄여선 안 된다.


산행 중 카메라 휴대법
산행 중 사진을 찍을 때마다 배낭에서 넣었다 빼면 귀찮고 시간이 지체되며 불편하다. 기동성 있게 바로 꺼내서 찍고 넣으면서도 산행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게 휴대해야 한다. 가장 일반적인 카메라 휴대법은 카메라 끈을 목에 걸고 가는 것이다. 손만 올리면 바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편하지만 바위나 불규칙적인 지형에 부딪혀 파손되기 쉽고 걷기에도 불편하다. 또 걷는 동안 반동을 통해 몸에 계속 닿아 땀이 카메라에 스며들어 고장 나기도 한다. 그러므로 목에 메는 카메라 휴대법은 산행 시 피하는 것이 좋다.



	[왕초보를 위한 등산특강 | 산에서 사진 찍는 법_코오롱등산학교 손재식 강사]
▲ 1 가슴에 카메라를 메달고 산행을 하면 바위 등에 부딪혀 고장 나거나, 동작에 제약이 생겨 산행이 불편하다. 2 카메라를 케이스에 넣어 크로스로 메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진을 찍으며 산을 오를 수 있다. 3 카메라 케이스를 배낭 어깨끈에 고정하면 기동성도 살리고 카메라도 쉽게 꺼낼 수 있다.

적당한 휴대법은 크로스 휴대와 배낭 어깨 끈에 카메라 케이스를 거치하는 것이다. 이때 공통점은 카메라 케이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카메라는 기본적으로 섬세한 기계이므로 케이스가 있어야 거친 산악환경에서 보호할 수 있다. 카메라 케이스의 벨크로나 카라비너 등으로 배낭 어깨끈에 고정해 사용하면 안전한 휴대와 기동성을 모두 살릴 수 있다.


왼손만 잘 고정해도 사진의 기본은 OK
사진 촬영의 기본은 총 쏘는 자세다. 총을 견고하게 고정해야 잘 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카메라의 종류에 상관없이 왼손(오른손잡이 기준)을 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DSLR의 경우 겨드랑이에 팔꿈치를 붙이고 왼손으로 경동을 살포시 받쳐 주고 오른손으로 셔터를 누른다. 한쪽 눈을 감고 뷰파인더로 구도를 볼 때 카메라 구조상 오른쪽 눈을 감고 왼쪽 눈으로 보고 찍는 것이 편하다. 그러나 습관의 문제이므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건 아니다. 콤팩트 디카도 팔꿈치를 겨드랑이에 붙여 안정적으로 고정하고 왼손바닥 위에 디카를 올려놓고 액정을 보며 찍는다.



	[왕초보를 위한 등산특강 | 산에서 사진 찍는 법_코오롱등산학교 손재식 강사]
▲ 1,2 DSLR 카메라로 촬영하는 안정적인 자세. 가로 사진(좌)과 세로 사진(우)을 찍을 때의 자세. 3 콤팩트 디카를 찍을 때의 안정적인 자세. 4,5 스마트폰으로 찍을 때의 안정적인 자세. 세로 사진(좌)과 가로 사진(우)을 찍을 때의 자세.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지만 가로로 찍을 때 자세가 불편하거나 흔들리기 쉬우므로 왼손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받쳐 줘야 한다. 삼각대의 역할을 하는 왼손을 견고히 고정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셔터를 누르기 전에 살짝 숨을 멈춰라
요즘 카메라에는 기본적으로 손 떨림 방지 기능이 있지만, 미세한 떨림을 잡아 줄 뿐이다. 사진을 찍을 때는 숨을 잠깐 멈추고 안정된 자세로 찍어야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산 사진뿐만 아니라 모든 사진에 적용되며, 산 사진도 기본에 충실해야 좋은 컷을 얻을 수 있다.


풍경 위주냐 사람 위주냐
풍경 위주로 사진을 찍으려면 와이드한 화각에 사람을 작게 넣고, 사람 위주라면 상반신 위주로 담아 얼굴 표정까지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풍경과 위치를 감안해 목적을 정하고 찍어야 더 나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인물과 풍경 모두 담겠다고 욕심을 내기보다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아마추어 입장에서는 더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왕초보를 위한 등산특강 | 산에서 사진 찍는 법_코오롱등산학교 손재식 강사]
▲ 1 풍경보다는 인물 위주로 찍은 사진. 2 풍경 위주로 찍은 사진. 3 정상에 왔음을 보여 주려면 표지석이나 정상임을 알리는 상징적인 시설물 앞에서 찍으면 된다. 4 케이블카 안처럼 특수한 곳은 현장성을 살려 케이블과 안과 바깥 풍경, 인물을 동시에 보여 주는 것이 좋다.

잘 잘라야 욕을 안 먹는다
산행 후 일행들로부터 욕먹는 사진이 있다. 발목을 뎅강 자르거나 얼굴을 자르거나 하는 불편한 구도로 잘못 찍은 사진이다. 전신이 아닌 사람의 일부를 담을 때 무릎과 발목을 자르면 어색해 보인다. 상반신 위주로 찍을 때 배꼽에서 자르면 역시 어색해 보이므로 배꼽에서 살짝 올려 주거나 내려 주는 것이 자연스럽다. 가슴 위로 너무 올려서 자르면 머리가 큰 비중을 차지해 부조화스러워 보이므로 명치에서 화각을 좀더 내려서 찍는 것이 좋다.


정상 기념사진 남기는 법
정상에서 사진을 찍을 때 둘 중 한 가지를 택해야 한다. 어느 산 정상에 왔음을 보여 줄 것인지, 아니면 정상의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찍을 것이지 택해야 한다. 정상임을 증명하려면 정상 표지석 앞에서 찍으면 된다. 그게 아니라면 정상의 파노라마 풍경이 가장 시원한 곳을 배경으로 찍어야 한다. 이때 역광이라면 얼굴이 검게 나와 구분이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플래시를 터뜨리거나 자리를 약간 옮겨 역광을 피해서 찍어야 한다.


세로 컷이냐 가로 컷이냐
풍경과 사람의 위치를 감안해 가로로 찍을지 세로로 찍을지를 정해야 한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세로컷과 가로컷을 모두 찍어 더 나은 사진으로 고르면 된다.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SNS 등에 사진을 등록한다면 목적에 따라 올리기 편한 형태가 있으므로 이에 맞게 세로냐 가로냐를 택하면 된다.

 

빛을 활용해 측면에서 황금비율로 구도 잡을 줄 알면 이미 고수

정면보다 측면이 보기 좋다
구도에는 황금비율이 있다. 누가 보더라도 가장 이상적인 구도를 황금비율이라 하는데, 중앙보다 약간 측면에 비중을 두 고 찍으면 황금비율에 가까워진다. 사람이나 대상을 찍을 때도 정면보다는 약간 측면에 위치하게 찍어야 보기 좋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 황금분할의 원리라고 하는데 심리적으로 아름답다고 느끼게 하는 원천이며 과학적으로 떨어지게 증명할 수는 없으나 실생활에서 익숙하게 적용되고 있다.



	[왕초보를 위한 등산특강 | 산에서 사진 찍는 법_코오롱등산학교 손재식 강사]
▲ 1 정면에서 찍은 사진(좌)과 방향을 약간 틀어 측면에서 찍은 사진(우). 주관적인 차이는 있지만 측면에서 찍은 것이 더 보기 좋다.

사진만 찍으려 하면 표정이 굳어지는 사람
카메라만 들이대면 표정이 굳어지는 사람이 있다. 전문 모델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진을 찍으려 하면 얼굴 표정이 굳는다. 이럴 땐 가벼운 대화로 분위기를 띄워 사진을 찍어야 한다. 아니면 “하나, 둘, 셋” 하고 셀 때 “하나, 둘”에서 한 박자 빨리 사진을 찍는 것도 방법이다.


[산사진 중수로 가는 5가지 단계]


1단계 카메라 선택보다 장소 선택이 중요
초보자들은 카메라를 먼저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중요한 것은 어디서 무엇을 찍느냐는 것이다. 어느 산을, 어느 코스로 가는지, 멋진 경치를 찍을 것인지, 일행과의 기념사진을 찍을 것인지 등을 먼저 결정해야 한다. 낮고 부드러운 육산을 산책 같은 코스로 돈다면 DSLR을 가져가도 힘들지 않을 것이다. 북한산 같은 바위산을 가고, 백운대처럼 가파른 데로 간다면 콤팩트 디카를 가져가는 것이 좋다.


기념사진을 찍는다면 출발 전 산 입구에서 찍고, 휴식을 취할 때 찍거나, 정상처럼 경치가 좋은 데서 찍으면 된다. 그 산의 경치를 제대로 찍고 싶다면, 조망 포인트를 확인해야 한다. 사진을 집중적으로 찍을 곳이 어느 지점인지를 파악해 둬야 하는 것이다. 산 사진 촬영에서 프로와 아마추어를 나누는 기준은 촬영 기술보다 촬영 장소에서 많이 갈린다. 북한산 인수봉을 잘 찍을 수 있는 곳은 기본적으로 영봉과 만경대 아래, 노적봉 세 곳이다. 아마추어도 이 세 곳을 알 수 있지만 프로는 여기에 더 상세한 자기만의 포인트가 있다. 


2단계 언제 올라가서 찍느냐가 중요
사진을 빛의 예술이라고 한다. 산은 자연환경이라 기후의 영향이 절대적이므로 날씨와 시간이 촬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루 중 가장 사진을 찍기 좋은 시간은 아침 동트기 전부터 동이 트고 난 후 2시간이 가장 좋다. 빛이 비치는 각도 때문이기도 하지만 운해가 깔린 환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높은 산은 기압차이 때문에 밤에는 가스가 땅 아래로 내려왔다가 해가 뜨면 안개 등과 함께 올라온다. 날이 완전히 밝아 가스나 스모그, 안개가 올라와 시야가 흐려지기 전인 이른 아침에 찍어야 깨끗하고 멋있는 풍경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풍경을 보여 주는 아침이 자주 있는 건 아니다.


아마추어는 아침에 산에 올라 찍으려 하지만 프로는 동트기 전인 새벽에 이미 포인트에 가 있다. 아침저녁으로 한낮과 기온차가 크면 청명한 날씨가 될 확률이 높아지며 산 아래에서 골안개가 올라오는 환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이때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나뭇가지에 수북이 눈이 쌓인 환상적인 설경도 찍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이런 조건들을 수집해 적당한 타이밍을 잡아 올라가야 좋은 경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소백산 철쭉이나 지리산 원추리 같은 절경을 찍고 싶을 때도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해서 언제가 절정인지 파악해, 자신이 여유 있는 시간이 아닌 산이 절정을 이룬 타이밍에 맞춰야 산의 절경을 찍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이 주어진다. 산 사진 공모전에 수상한 사진들이 쉽게 찍은 듯 보여도 오랜 시간과 노력, 땀이 들어 있는 것이다.



	[왕초보를 위한 등산특강 | 산에서 사진 찍는 법_코오롱등산학교 손재식 강사]
▲ 1 그늘에서 찍은 인물사진. 흐린 날 인물 사진을 찍으면 광선에 굴곡이 적어 훨씬 부드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다. 2 그늘이라고 해도 밝은 곳을 배경으로 찍으면 사람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역광이라 얼굴이 검게 나와 일반적인 인물사진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3단계 빛의 속성을 알아야 한다
사진은 빛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산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기본적으로 지금 해가 어디에 있고 어느 방향으로 비추는지 알아야 한다. 빛은 순광, 사광, 측광, 반역광, 역광이 있다.


사람을 정면에서 찍으려 할 때, 촬영자 등 뒤에서 찍히는 사람 정면으로 드는 빛이 순광이다. 순광일 때는 밝은 사진을 얻을 수 있어 사람들의 단체 사진을 찍을 때 좋다. 그러나 산 풍경을 찍을 때 입체감을 표현하기는 어렵다. 입체감을 표현하려면 밝고 어두운 명암의 대비가 필요한데 밝은 것만 보이므로 입체감이 없다.


측광은 사람의 옆에서 빛이 비치는 것을 말하며 해가 뜨거나 질 때 얻을 수 있다. 사광은 45도 앞에서 비치는 것이며 반역광은 사람의 45도 뒤에서 비치는 것을 말한다. 역광은 사람 뒤에서 비치는 것이다. 산에서 측광이 좋다고 하는 것은 풍경의 입체감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가령 측광을 받고 있는 바위는 강렬한 느낌을 끌어낼 수 있다. 사진 전문가일수록 역광, 반역광, 측광, 사광, 순광 순으로 선호한다. 아마추어들은 역광으로 사진을 찍으면 얼굴이 검게 나와 거의 찍지 않지만, 개성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는 역광이 필수적이다.


4단계 구도를 황금분할에 가깝게 잡아라
사진의 화면구성에서 비율이 가장 안정적인 것이 황금분할이다. 정확한 수치는 1:1.618 비율이며, 사람의 눈으로 보았을 때 가장 아름답고 조화롭다고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의 수학자 피보나치가 발견한 피보나치수열의 간격도 황금분할의 수치를 나타낸다. 모든 경우에 황금분할이 절대적이 될 수는 않지만 풍경사진의 기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왕초보를 위한 등산특강 | 산에서 사진 찍는 법_코오롱등산학교 손재식 강사]
▲ 1 전경 역할을 하는 오른쪽 바위의 분할이 너무 커서 구도를 잡는 데 고민 요소로 작용한다. 중간 능선과 먼 산등성이가 중경과 원경의 역할을 하지만 구름도 어수선하고 구도가 불안해 좋은 사진을 찍기 어려운 포인트다. 다만 새벽에 올라 측광이 원경과 중경의 입체감을 살려 주고 어수선한 구름이 없다면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2 어수선한 사진의 예. 구름이 산만하게 흩어졌으며, 구름 그림자가 산 위를 어지럽게 뒤덮어 산만하며, 건물 지붕이 튀어나와 장애가 된다. 산에서 하늘의 구름은 여간 독특한 모양이지 않고선 대체로 어수선한 배경 역할을 해 장애가 된다.

산 풍경 사진에서는 황금분할 외에 전경·중경·원경 3요소가 어울려야 한다. 앞에 기암이 있고 뒤에 산줄기가 있고 제일 뒤에 배경이 되는 먼 산줄기가 있다면, 앞에 있는 풍경인 기암이 전경, 다음 산줄기가 중경, 배경 산줄기가 원경이 된다. 3요소의 구도가 조화를 이루며 입체감이 살도록 찍어야 한다. 중경과 원경의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선 사광이나 측광처럼 빛이 대상을 갈라줘야 한다. 빛과 3요소의 조절에 신경 쓰지 않으면 눈으로 봤을 때 제 아무리 멋진 경치도 사진으로 찍으면 평범한 풍경이 되고 만다.

 
 

5단계 카메라의 역할
카메라의 기계적인 역할은 5단계에서도 가장 마지막이다. 반드시 고가의 DSLR만 훌륭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산 사진 공모전 금상 후보작으로 콤팩트 디카로 찍은 사진이 올라오는 경우를 봐도 알 수 있다. 아마추어들은 카메라 구입 시 화소수가 얼마나 높은지만 보는 경우가 있는데 빛을 받아들이는 센서의 크기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화소수와 센서의 성능을 따져야 한다.


 
▲ 왼쪽부터 DSLR과 밀러리스 카메라, 콤팩트 디카, 스마트폰.

최근 카메라의 추세는 DSLR에서 밀러리스 카메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밀러리스는 DSLR처럼 렌즈교환식이지만 크기가 콤팩트 디카처럼 작은 카메라다. DSLR의 고성능은 유지하면서 크기와 무게를 줄였다고 볼 수 있다. 아직 DSLR을 100% 대체할 정도의 기술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계속 발전하는 추세이기에 곧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고 가벼우면서도 고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산 사진을 찍기에 안성맞춤이 된다. 

 

산에서도 스마트폰이 대세



	[왕초보를 위한 등산특강 | 산에서 사진 찍는 법_코오롱등산학교 손재식 강사]
▲ 1 역동적인 사진을 찍으려면 앵글을 낮추고 클로즈업으로 찍는 것이 효과적이다. 상황을 연출할 필요가 있다. 2 로 앵글과 클로즈업을 활용해 찍은 산행 사진.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이 발전해 어느덧 콤팩트 디카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작고 가벼워 휴대가 간편하고 쉽게 촬영할 수 있으며, 바로 인터넷 블로그나 SNS로 전송이 가능해 활용도가 높다. 또 자기 얼굴을 찍는 셀카 촬영이 편한 장점이 있다. 다만 빛이 반사되어 야외에서 액정화면이 잘 안보일 수 있다.


자연스러운 스냅사진은 어려워
기념사진처럼 뻣뻣하게 궂은 자세를 피하기 위해 스냅사진을 찍기도 한다. 일행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을 수 있어 이상적이지만, 산에서 스냅사진을 찍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산행하느라 계속 사람들이 움직이고 얼굴 표정을 살리기 위해 다가서서 찍거나 클로즈업하기 어렵다. 찍는 사람도 숨 찬 상태에서 불규칙적인 지형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는 것은 프로 산사진가도 어려운 일이다. 다만 시야가 확보되는 지점을 미리 알고 있다면 앞서가서 일행을 기다렸다가 찍는 방법이 있다.


등산의 역동적인 사진을 찍고 싶다면
산을 오르는 역동적인 모습을 찍고 싶다면 경우에 따라 연출이 필요하다. 찍히는 사람과 협의해 되도록 자연스러운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다. 이때 로 앵글과 클로즈업을 활용해야 한다. 앵글을 과감하게 낮추고 클로즈업을 활용해서 찍으면 역동적인 장면을 얻을 수 있다.


좋아하는 것을 찍고 자연을 훼손하지 마라
찍히는 대상이 사람이건 산이건 자세히 알려고 노력해야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산의 속성, 그 사람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찍어야 한다. 더 좋은 구도를 얻기 위해 살아 있는 나무나 식물을 훼손하는 사람들이 있다. 더 아름답게 찍기 위해 자연을 훼손하는 건 잘못된 자기 과시욕으로 인한 이기적인 욕망이다. 이런 사람들이 산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하고 명성을 얻는다면 이는 모순된 행위이며 스스로 함정을 파는 행위일 뿐이다.



	[왕초보를 위한 등산특강 | 산에서 사진 찍는 법_코오롱등산학교 손재식 강사]
▲ 좋은 포인트에서 찍은 사진. 능선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사선으로 흘러가며 바위가 솟아 인상적이며 능선이 끝나는 곳에 다른 육산이 솟아 공백을 메워 준다. 비교적 완성도 높은 경치지만 하늘의 구름이 지저분한 것이 흠이다. 기상효과가 산 사진의 완성도 반을 차지할 정도로 산 사진에서 날씨는 중요하다.

[간단 카메라 사용 방법]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는 촬영 모드를 선택하는 다이얼이 있다. 제조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공통으로 포함하고 있는 P, A, S, M 모드에 대해 알아보자.



	[왕초보를 위한 등산특강 | 산에서 사진 찍는 법_코오롱등산학교 손재식 강사]
▲ 카메라의 촬영 모드를 조정하는 다이얼.

P 프로그램 모드다. 주변 밝기에 따라 셔터 속도 및 조리개 값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방식이다. 자동 모드와 비슷하지만 ISO 감도, 플래시 작동 등을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 P모드 상태에서 셔터를 반만 누르면 적정 노출을 자동으로 맞출 수도 있다. 만약 움직이는 물체를 찍어야 하는데 셔터 속도가 느리다거나, 밝은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조리개 값이 크다면 수치 조작 다이얼을 돌려 조정할 수 있다.


A  A모드는 조리개 우선 방식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조리개 값을 설정하면 셔터 속도가 자동으로 바뀌는 모드다. ISO감도와 플래시는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 조리개 값은 사진 밝기 외에 피사계 심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물 사진이나 단체 사진에 적합하다. 심도가 깊다는 말은 앞에 있는 피사체와 뒤에 있는 배경이 되는 피사체까지 다 선명하게 나오는 걸 말한다. 반면 심도가 얕다고 하면 앞의 주피사체는 선명하고 뒤로 멀어질수록 흐려짐이 심해지는 것을 말한다. 배경은 흐리게 하고 대상에 초점을 맞춘 사진을 아웃포커스라고 한다.


S S(Tv)모드는 셔터 속도 우선 방식이다. 사용자가 셔터 속도를 조절하면 조리개 값이 자동으로 맞춰진다. 셔터 속도는 스포츠 선수들의 빠른 움직임을 잡아내기 위해 많이 쓴다. 사진의 밝기와 피사체의 역동감에 영향을 준다. 셔터 속도를 고속으로 둘수록 달리는 사람의 정지한 모습을 깨끗하게 잡아낼 수 있고, 저속으로 놓고 찍으면 반대로 움직이는 피사체가 흐르는 느낌을 갖는다.


M 매뉴얼 모드로 수동 모드를 뜻한다. 셔터 속도와 조리개 모두 사용자가 직접 설정해서 찍어야 하기에 초보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방식이다. 하지만 익숙해진다면 야경처럼 어두운 곳에서도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다만 삼각대가 필수적이다. 또 설경처럼 빛이 지나치게 많은 상황에서 원하는 밝기의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왕초보를 위한 등산특강 | 산에서 사진 찍는 법_코오롱등산학교 손재식 강사]
▲ 손재식 코오롱등산학교 강사

손재식 코오롱등산학교 강사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있으면 사람이 겸손해져요"


손재식(57·한국산악회)씨는 평생 산과 사진을 업으로 살아 왔다. 김근원, 이훈태 선생 같은 1세대 산악사진가의 계보를 잇는 2세대 산악사진가로 꼽힌다. 여기서 산악사진은 단순히 산 풍경을 담은 사진을 넘어 암빙벽 등반과 등산을 포괄한 능력을 갖추어야 찍을 수 있는 전문적인 영역의 산악사진을 뜻한다.


서울이 고향인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암벽등반을 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산에 다니던 것이 계기가 되었으며 당시 인수봉에서 자주 마주치던 또래 친구들과 나리뫼산악회를 만들어 활동했다. 그것이 한국산악회 가입으로 이어져 1980년대부터 한국산악회 등산학교 강사와 코오롱등산학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등산강사 경력만 30여 년에 이르는 베테랑으로 한국산악회 산악연수원 부원장을 맡기도 했다. 해외원정으로 1987년 에베레스트 동계등반을 했으며, 유럽 알프스와 키르기스스탄 악수, 탈레이사가르 등을 등반했다.


사진은 20대 초반에 호기심으로 시작한 것이 신구대학교 사진학과에 입학하는 계기가 되어 평생 업으로 해왔다. 한국 암벽등반 개척사를 담은 <한국바위열전>과 백두대간 종주기인 <산을 사람을 기른다(윤제학 공저)> 등을 책으로 펴냈다. 월간山에 ‘손재식의 사진여행’, ‘손재식의 바위혼’ 등을 연재한 한국의 대표적인 산악사진가이다.


1970년대에 등반을 시작해 곧 환갑을 바라보지만 여전히 그는 현역이다. 그것도 열성적인 현역이다. 지금도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산에 가며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암벽등반과 워킹산행을 한 달에 한 번 이상 해왔다. 가장 좋아하는 산으로 북한산을 꼽는 그는 어릴 적부터 올라 ‘어머니품 같은 산’이라고 한다.


손재식 강사는 등산을 시작하는 초보자의 마음가짐으로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경외감을 가지고 산을 타면 자연스럽게 사람이 겸손해진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