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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전라 도보후기☞/☆ 거제도의 산&길

근교산&그너머 <1083> 거제 칠천도 옥녀봉

by 맥가이버 Macgyver 2020. 6. 23.

근교산&그너머 <1083> 거제 칠천도 옥녀봉

솨아솨아 ~ 파란 칠천량 바닷바람, 숲속 그늘 만나니 ‘청정 에어컨’

- 옥녀봉·굿등산 봉우리 외엔
- 숲길이라 햇볕 피해 걷기엔 딱
- 변화무쌍 해안도로 풍광 매력
- 코스 끝나는 옆개해수욕장서
- 잠깐 물놀이 즐겨도 좋을 듯

여름 산행으로는 더위를 피해 주변보다 기온이 낮은 계곡을 즐겨 찾는다. 더위를 피하는 또 다른 방법은 아예 더위와 맞서 산을 오르되 시각적으로 더위를 식히는 섬 산행이다. 섬 산을 찾아가는 길이나 산행하는 도중에 수시로 바다를 바라보면 파란색이 심리적으로 기온을 몇 도 낮춰준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번에 경남 거제시 칠천도의 옥녀봉(玉女峰·232.2m)을 찾았다. 칠천도는 거제도의 북쪽 끝인 장목면에서 서쪽에 보이는 섬으로 거제에서는 거제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부산에서 거가대교를 지난 뒤 장목면 소재지를 거쳐 칠천교를 건너면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는 섬이다.



산행의 막바지에 굿등산을 지나 다시 162m 봉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남쪽으로 조망이 열리며 가까이 물안마을, 멀리 칠천교와 장목면을 비롯해 거제도의 산이 첩첩이 겹친 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칠천도는 해안을 따라 도는 일주도로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풍광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고 최고봉인 옥녀봉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수려하다. 동쪽으로는 거제 대봉산 너머 거가대교 교각과 가덕도 연대봉이 뚜렷하고 북쪽으로는 진해 시가지 동쪽으로 천자봉에서 불모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구별된다. 남쪽으로는 앵산과 고현읍이, 서쪽으로는 고성과 통영 땅이 바라보인다. 산행 막바지에 오르는 굿등산(161m)에서도 동쪽으로 조망이 펼쳐진다. 이 두 군데 봉우리 외에는 내내 숲길이라 탁 트인 조망을 보기 어렵다는 게 아쉽다. 그런데 이는 여름에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모기가 성가시게 하지만 숲속 그늘을 걸으며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는 즐거움도 있다. 산행이 끝나는 데 자리한 옆개해수욕장은 아담한 규모의 한적한 해수욕장이다. 공중화장실과 샤워장이 있으니 버스 시간을 고려해 잠깐 물놀이를 즐겨도 좋은 곳이다.

칠천도(七川島)는 7개의 하천이 있다고 해서 부르는 이름인데 예전에는 옻나무가 많아 이름에 옻 칠(漆) 자를 썼다. 칠천도는 2000년 1월 칠천연륙교가 개통하면서 거제도와 연결됐다. 칠천도는 임진왜란 때 조선 수군이 처음으로 패전을 당한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칠천도 북동쪽 물안마을과 맞은편 깊숙하게 들어앉은 송진포 사이의 해협에서 벌어진 칠천량해전에서 원균이 이끌던 조선 수군이 대패했다. 칠천량해전이 벌어진 때는 정유재란 시기인 1597년 7월 16일(음력)로 패전 이후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돌아와 명량대첩을 이끌게 된다. 칠천도에는 칠천량해전공원이 있는데 위치는 해전이 벌어진 어온마을이 아니라 칠천연륙교에서 서쪽인 옥계마을이다.



전망대 정자가 있는 옥녀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이번 코스는 경남 거제시 하청면 어온리 장안교회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6·25참전기념비~옥계마을 갈림길~옥녀봉 정상~대나무숲 쉼터~대곡마을·굿등산 입구 갈림길~굿등산 입구·어온요트장 갈림길~대곡고개(탑재고개)~굿등산 정상을 지나 옆개해수욕장(물안해수욕장)에서 마친다. 전체 산행 거리는 5.6㎞ 정도로 2시간30분 안팎 소요된다. 그러나 날씨가 더울 때는 무리하지 않고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걷는 게 좋다.



옥녀봉 오르는 길에 지나는 칠천량 해전길 안내 표식.
산행은 칠천연륙교를 건너자마자 나오는 ‘장안교회’ 버스정류장에서 시작한다. 정류장에서 삼거리 교차로 건너 6·25참전기념비 왼쪽으로 산길이 열린다. 정류장에서 바라볼 때 기념비 오른쪽 뒤에 있는 봉우리가 옥녀봉이다. 기념비 뒤 숲으로 들어가면 길은 뚜렷하지만 풀이 무성해 걷기에 성가시다. 하지만 5분 정도만 올라가면 풀이 사라지고 넓고 완만한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진다. 20여 분 더 가면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다. 왼쪽은 칠천량해전공원이 있는 옥계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옥계마을에서 올라와 옥녀봉을 거쳐 대곡고개로 이어지는 길은 ‘칠천량 해전길’로 이름이 붙어 있다. 여기서 통나무 계단이 설치된 다소 가파른 오르막을 잠시 가면 옥녀봉 정상이다. 전망대에 오르면 나무를 일부 베어내 올라온 방향을 제외하면 대체로 조망이 열린다. 고현읍의 조선소가 손에 잡힐 듯하다.



옥녀봉에서 대곡고개로 내려가는 도중 지나는 맹종죽 숲.
산길은 전망대 오른쪽 대곡고개(1.7㎞) 방향 급경사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쭉 뻗은 소나무 숲이라 그늘이 시원하다. 15분가량 가면 완만한 길을 오르내리다가 Y자 갈림길과 만난다. 오른쪽 완만한 내리막으로 가면 곧 울창한 대나무 숲속의 쉼터를 지난다. 곧바로 만나는 대곡마을-굿등산 입구 갈림길에서 굿등산 방향으로 간다. 중간에 만나는 이정표의 굿등산 입구는 대곡고개다. 이정표가 있는 굿등산 입구-어온요트장 갈림길에서도 굿등산 입구 방향으로 내려간다. 곧바로 포장도로가 지나는 대곡고개로 내려간다. 길을 건너 오른쪽에 굿등산 입구다. 안내도에는 대곡고개를 탑재고개로 표시하고 있다.



덕만치에서 일주도로를 따라 걸으면 곧 나오는 물안해수욕장.
대곡고개에서 굿등산 정상까지는 멀지 않다. 완만한 숲길을 잠시 지나 급경사의 계단을 오르면 덱 쉼터가 있는 정상이다. 굿등산이라는 이름은 이 산 동쪽 자락에서 물안마을 사람들이 굿을 올린 데서 유래했다. 답사로는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급경사 계단을 내려갔다가 162m 봉으로 올라간다. 도중에 길을 살짝 벗어나면 물안마을이 내려다보인다. 5분 정도 내려가면 벤치를 지나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넓은 비포장도로를 따라 농장 입구를 지나 내려가면 노선버스가 다니는 도로와 만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잠시 가면 버스정류장이 있는 물안(옆개) 해수욕장이다.


# 교통편

- 부산서부버스터미널 출발
- 거제 고현서 35번 버스타고 칠천도 장안교회 하차해야

부산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칠천도로 들어가려면 일단 거제 고현으로 가서 거제 시내버스를 타야 한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직행버스가 오전 6시10분(첫차)부터 20~4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신평이나 김해공항, 장목, 하청을 거쳐 가는 버스도 있다. 고현에서는 하루 8회 운행하는 35번 시내버스를 타고 칠천도로 들어가면 된다. 고현버스터미널에서 오전 6시45분(첫차), 8시50분, 10시50분, 낮 12시50분, 오후 3시10분, 4시50분, 6시50분, 8시50분(막차) 출발하며 장안교회까지는 25분 정도 걸린다. 산행을 마치는 옆개해수욕장 정류장에서는 오후 1시20분, 3시50분, 5시30분, 7시30분, 밤 9시30분 정도에 지난다. 시내버스라 통과 시간보다 여유있게 일찍 도착해 기다리는 게 좋다. 참고로 오후 1시20분 버스는 칠천도 일주도로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고 이후에 오는 버스는 시계 방향으로 운행한다. 고현터미널에서는 부산으로 가는 시외버스가 수시로 운행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내비게이션 목적지에 경남 거제시 하청면 어온4길 24 거제칠천도크루즈를 목적지로 해 도착한 뒤 참전기념비를 찾아가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출체 : 국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