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914> 거제 북병산
시리도록 푸른 다도해의 봄, 수줍게 내밀었네
- 병풍같은 바위산 등진 망치마을
- 바다조망 좋은 산세라해서 유래
- 산행거리 9.5㎞…4시간 반 소요
- 몽돌서 망치고개 오른 후 능선타
- 초입길 경사 완만해 오르기 수월
- 고개 도착하자 황제의 길 표지석
- 산중턱 지나자 겨울과 봄이 교차
- 언땅 비집고 올라온 야생화 대견
- 암석 뒤덮인 정상 부상 조심해야
남해안의 바닷가는 오밀조밀한 해안선과 맑고푸른 빛깔의 바다가 어우러져 언제봐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볼때마다 새로운 매력을 내뿜는다고나 할까. 한려해상국립공원이라는 이름이 조금도 아깝지 않다. 바닷속을 가로지르는 거가대교 개통으로 부산과 더 가까워진 경남 거제의 바다도 마찬가지다. 거가대교를 지나 자동차로 약 30분을 더 달려가 거제시 일운면 망치마을에 도착했다. 초봄의 햇살과 어우러져 더없이 아름다운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어촌 마을이다. 근교산팀이 이번에 오른 산은 망치마을을 감싸고 있는 북병산이다. 북병산은 글자 그대로 망치마을의 북쪽에 병풍처럼 펼쳐진채로 버티고 서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고보니 마을에서 올려다 본 북병산은 영락없는 병풍 모습을 하고 있었다. 북병산은 근교산팀이 오른 거제 11대 명산 가운데 마지막 산이기도 하다.
경남 거제 북병산 정상에서 바라본 망치마을을 중심으로 한 해변의 모습. 북병산 끝자락의 망치마을과 망치몽돌해수욕장 윤돌섬 구조라해수욕장 등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같다.
이번 산행은 망치마을에서 망치고개로 오른 뒤에 오른쪽 능선을 타고 북병산 정상을 밟은 후에 이웃한 망양마을을 통해 내려와 출발 장소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이다. 망치라는 지명이 재밌다. 바다를 조망하는 산세 때문에 붙은 이름이란다. 망치(望峙). 예전에는 망골, 망티라고 불렸다. 망치고개는 망을 보는 고개라는 말이다. 망치의 오른쪽인 망양(望洋)에서는 큰 바다를 바라봤단다. 왜구의 출몰을 감시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산행 코스는 망치몽돌해수욕장(해변)~망치고개~북병산 정상~다리골재~거제지맥갈림길~망양갈림길~망양마을로 이어지며, 산행 거리는 9.5㎞ 내외다. 휴식시간을 포함해 4시간30분이면 될듯 하다.
■두개의 계절이 공존하는 느낌
산행 출발장소는 망치몽돌해수욕장 공영주차장이다. 이곳에서 망치고개로 오르는 길은 두어 가지가 있다. 근교산팀은 차가 없던 시절 옛 사람들이 걸어서 다니던 그 길을 이용하기로 했다. 도로를 횡단해 곰바우펜션옆 사잇길로 방향을 잡았다. 산을 올려다보니 망치고개 왼쪽과 북병산 정상 부근에 커다란 바위가 눈길을 끈다. 바위의 형세로 봐서 '족보'가 있을 것 같아서 주민들에게 물어봤다. 망치고개 왼쪽이 해뜬바위, 오른쪽의 정상 부근이 달뜬(일명 달똥)바위라고 한다.
북병산 정상에 가까워지면 암벽이 많아 밧줄에 의존해 올라야 한다. 산행객들은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골목길 양옆으로 한집 건너 펜션이 있었다. 여기저기서 펜션을 신축하는 공사 현장도 눈에 띄었다. 아름다운 해안이 마치 앞마당처럼 펼쳐 있으니 당연할 법도 했다. 일반 가정집도 그림같이 아름다운 '뷰'를 보유하고 있어, 별장에 사는 것과 다를게 없을 정도다. 부러운 생각마저 들었다.
푸른 바다를 뒤로 하고 시멘트길을 5분 정도 걸으니 이젠 산길이다. 약간 옴폭하게 들어간 오솔길이다. 적당한 오르막이어서 그다지 힘든 느낌은 없다. 길 양쪽으로 늘어선 곧게 뻗은 해송이 마치 근교산팀을 반기며 도열해 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곳도 재선충은 피해갈 수 없었던 모양이다. 재선충으로 인해 '사망' 처리된 소나무가 군데군데 눈에 띈다. 제법 따스한 햇살 때문인지 얼마 안가 온몸에 땀이 났다. 30분쯤을 걸었을까. 망치고개에 도착했다. 고개를 연결하는 아스팔트 도로를 건너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고개 한쪽에 '황제의 길'이라는 커다란 표지석이 서 있다. 1968년 에디오피아의 모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이곳을 방문한데서 연유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해상 풍광이 한눈에
망양마을 근처의 소원맷돌바위. 이 바위에서 빌면 마을에 풍년이 든다는 얘기가 전해져온다.
지금부터는 능선을 타고 북병산 정상을 향한다. 산 중턱을 지나자 봄과 겨울 두개의 계절이 함께 공존하는 느낌이다. 정상 근처로 갈수록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위력은 한겨울만 못했지만 만만찮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아직 겨울산의 모습을 하고 있긴 해도, 봄이 조금씩 고개를 내미는 것이 여기저기서 감지되기도 했다. 일부 구간은 겨우내 언땅이 녹아 질척기리기도 했고, 야생화가 언땅을 비집고 올라오는 것도 목격됐다.
정상 근처로 가니 구조라해수욕장과 망치몽돌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고, 거제 해금강까지 손에 잡힐 듯하다.
정상부는 주로 암석이 뒤덮고 있다. 일부 구간은 암석이 뾰족해 줄에 의지해 올라야 한다. 자칫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달뜬바위가 떠받치고 있는 정상에 오르니 그야말로 병풍 위에 앉은 느낌이다. 망치마을을 중심으로 한 아름다운 해변을 실컷 감상한 후 망양마을 쪽으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망치고개
정상에서 200m 떨어진 곳에 심원사로 가는 길과 나뉘는 삼거리가 있는데 망양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오른쪽 방향을 택한다. 망양마을로 꺾이기 전까지 약 1시간 남짓한 동안의 길은 적당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몇번 반복된다. 다리골재를 지나면 왼쪽에 인공적으로 조림 한 지역이 보인다. 379m 봉우리를 넘으면 사거리인 망양고개. 직진 능선을 올라 거제 지맥 삼거리에서 직진한다. 망양갈림길에서부터는 급경사 내리막이다. 30분 정도 쉬지 않고 걸으면 망양마을이다. 망양마을에 도착하면 멧돌바위도 있다. 망양마을에서 망치몽돌해수욕장까지는 아스팔트길을 10여분 걸어야 하는데, 주변의 풍광이 아름다워서 그런지 산행으로 인한 피로는 느낄 수가 없다.
◆교통편
- 하단서 2000번 버스 거제소방서 하차
- 구조라행 환승 후 망치마을까지 도보
경남 거제시 일운면 북병산 산행을 위해서는 망치리 망치버스정류소까지 가야 한다. 부산에서 망치마을까지는 대중교통편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 대중교통편은 도시철도 하단역 3번 출구로 나와 하단역버스정류소에서 출발하는 2000번 거제 연초 방향 삼화여객버스를 이용해 거제소방서정류소에서 내린다. 오전 6시, 6시10분, 6시25분, 6시50분, 7시10분, 7시40분, 8시10분, 8시40분, 9시10분, 9시40분, 10시10분 등 하루 40차례 운행. 거제소방서정류소에서 내린 후 반대편 버스정류소에서 구조라 행 22번, 23번 버스를 이용해 구조라 버스정류소에서 내린다. 구조라 입구 삼거리의 버스정류소에서는 학동 행 61번, 63번, 64번, 64-1번 버스를 이용한다. 30~60분 간격 운행. 버스 시간이 맞지 않을 경우 구조라 입구 삼거리에서 망치버스정류소까지 걸어도 된다. 약 3.4㎞ 거리에 40분 소요. 산행을 마친 후 학동에서 구조라로 나가는 64번 버스는 망치와 망양버스정류소에 정차한다. 오후 4시, 5시, 6시, 7시, 8시(막차)쯤 통과하며 구조라에서 내려 고현행 버스로 바꿔 탄다. 거제소방서정류소에서 내려 건너편에서 2000번 버스를 이용한다. 하단행 막차는 밤10시30분. 부산서부터미널에서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10~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직행버스를 이용해 거제 고현터미널로 이동한 다음, 여기서 22번, 23번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이후 교통편은 같다.
원점회귀 산행이라 자가운전도 편리하다. 가덕도 녹산대교를 이용해 거가대교를 탄다. 거제대로 장승포(남부) 방면으로 좌회전 한 후 두모 로터리에서 지세포(남부-해금강)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14번 국도를 타고 구조라 입구에서 해금강 방면으로 직진하면 망치버스 정류장이 나온다. 망치몽돌해수욕장 입구에 주차를 한다. 내비게이션 망치몽돌해수욕장 입력.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출처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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