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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준비하기 - 기타소품 (1)

by 맥가이버 Macgyver 2005. 2. 24.

악돌이 박영래의 만화등산백과(월간 山)


등산 준비하기 - 기타소품 (1)

 

   3회에 걸쳐 10가지 필수소품들을 소개했습니다만, 그것말고도 필수적인 소품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수통(그리고 휴대용 정수기), 자외선차단제, 방충제, 수선구, 기록구(연필, 수첩, 사진기), 지팡이(3단 폴이나 피켈)가 그것들입니다.

 

   등산은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 운동입니다. 당연히 물을 준비해 가야죠. 특히 샘을 만나기 어려운 능선종주에 나서려면 수통은 필수적입니다. 더운 여름날 백두대간을 종주 하려면 수통 2개는 준비해야할 겁니다(당일산행에서도 작은 수통 2개는 기본입니다).


   수통은 입구가 넓은 것과 좁은 것이 있습니다. 입구가 넓은 것은 특히 겨울에 눈이나 눈 녹인 물을 흘리지 않고 넣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마실 때 벌컥벌컥 마셔대 쉽게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입구가 작은 것은 물을 넣기엔 조금 불편하지만, 소비량을 조절할 수 있어 어느 정도 안전합니다.


   수통 재료로는 비친수성(수질이 잘 변하지 않고 냄새도 잘 배지 않음)인 폴리프로필렌 수지와 알루미늄이 있습니다. 플라스틱 수통이 한동안 유행했었는데, 수질이 변하고, 한 번 밴 냄새가 잘 빠지지 않아 이제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주의할 점은 수통과 연료통을 혼동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빨대와 호스가 달린 물주머니(hydration system)도 시중에 나와 있습니다. 산악자전거, 노르딕스키, 래프팅 등 다용도로 개발된 것인데, 배낭을 풀지 않고도 조금씩 자주, 몸에 수분을 공급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호스와 물주머니가 친수성(한 번 밴 냄새가 쉽게 빠지지 않음)인 폴리에틸렌이나 폴리우레탄제여서 세척이 번거롭고, 추운 겨울에 호스에 담긴 물이 얼면 무용지물이 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밟지도 말아야 하고, 얼지 않게 사용하세요).


   폴리프로필렌제나 알루미늄제는 우유나 주스를 넣고 다 마신 후 물세척이 쉽지만, 폴리에틸렌제나 폴리우레탄제는 물세척만으로 해결되지 않고, 세제를 써야 완벽하게 세척됩니다(빨대(주입구)는 사용할수록 탄성이 죽어 잘 안 닫히고 새는 경우가 있습니다).


   박테리아에 오염된 물은 한 모금만 마셔도 수인성 질환에 걸립니다. 메스꺼움, 속 거북함, 설사, 트림, 신열, 탈수 등의 증상을 보이죠(우리나라도 이제는 안심하고 아무 물이나 마실 수 없는 나라가 됐어요).


   그래서 휴대용 정수기가 필요합니다. 특히 히말라야나 알프스, 또는 우리나라 일부 석회암지역 또는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이 심각한 데도 상수시설이 열악한 지역 여행, 오지 트레킹 등에 휴대용 정수기는 필수적입니다.


   휴대용 정수기는 펌프형과 수통형이 있습니다. 펌프형은 지렛대 원리를 이용한 레버가 달려 있어 부피가 크고, 별도의 수통을 가지고 다녀야하지만, 정수 능력은 가정용 정수기보다 우월합니다.


   수통형 정수기는 이온흡착 필터로 거르는 방식으로, 펌프형보다 정수효과는 다소 떨어지지만, 수통이 따로 필요 없어 간단한 구조에 부피도 작으며, 값도 저렴합니다(물통을 쥐어짜면 필터를 통과한 물이 나옵니다).


   정수기의 효능이 제 아무리 좋아도 사용법과 원리를 소홀히 하면 낭패를 보기 쉽습니다. 유입수의 온도는 4~38℃가 가장 적당하며, 펄펄 끓는 물이나 차가운 얼음물, 바닷물, 커피, 오렌지주스 등은 현재 기술로는 정수가 불가능합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분해해서 부드러운 칫솔 등으로 필터를 청소하고, 그늘에서 완전히 말려야 수명이 오래 갑이다. 세제는 필터에 치명적이라 한 방울이라도 묻으면 기공을 막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므로 주의하세요.


   이제는 자외선이 피부에 좋지 않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서 스키탈 때 얼굴에 자외선차단제(sun-cream)를 많이들 바릅니다만, 등산인들, 특히 남성들은 아직도 얼굴, 팔, 허벅지 부위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드러내 놓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A, UVB, UVC로 나뉘는데, UVA는 피부 그을음과 노화를, UVB는 일광화상을, UVC는 피부암 발생 등에 관여합니다.


   차단제의 자외선 차단지수(SPF, Sun Protection Factor)는 15분 단위로 급수가 올라갑니다. SPF1은 15분, SPF52는 15분X52=약 13시간 동안 자외선을 차단해 줍니다.


   차단지수가 높으면 그만큼 많은 양의 화학물질이 첨가되어 피부를 자극해 오히려 색소침착이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높은 지수보다는 적당한 지수의 제품을 몇 시간 간격으로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동양인이나 흑인은 SPF15~20 정도를 바르는 것이 적당하며, 땀이나 물기에 씻겨나가므로 2~3시간마다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햇빛 노출 1시간 전에 바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귀가한 다음 찬물 찜질로 남아 있는 차단제를 닦아내고 피부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백인은 멜라닌색소의 보호기능이 약해 SPF30 이상 제품을 사용합니다). 입술도 햇빛에 노출되면 트기 쉬우므로 자외선차단 립스틱을 발라주면 안전합니다.


   한여름산행이나 야외생활에서 불청객인 진드기, 벌, 송충이, 모기 등 독충에 쏘이면 가려움증과 불쾌감을 받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발열과 두통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독충을 예방하려면 피부의 노출을 막는 것이 상책이지만, 더운 여름날에 옷을 뒤집어쓰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따라서 밝은 색 옷, 헤어스프레이, 향수 등은 곤충을 유인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쏘는 곤충에는 몸에 뿌리는 방충제가 도움이 되고, 이미 물린 부위에는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바르고,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