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돌이 박영래의 만화등산백과(월간 山)
등산 준비하기 - 필수소품(2)
지도는 길 떠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하물며 등산에서는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요. 지도는 방수케이스에 넣어 비가 오거나 땀에 젖어 찢어지거나 지워지지 않도록 보관해야 합니다.
실과 바늘 같은 사이가 지도와 나침반입니다. 지도만 있어도 대충 지형을 짐작할 수 있고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지만, 더욱 정확하게 자신의 위치를 알고 나아갈 방향을 제대로 잡으려면 나침반이 있어야 합니다.
지도와 나침반 사용법은 독도법에서 다시 자세하게 다루겠습니다. 독도법은 운행과 정찰에 없어서는 안될 등산의
핵심기술입니다. 여기에 고도계를 갖추었다면 금상첨화입니다만, 요즘은 GPS기기도 있으니, 세상 많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본은 지도와 나침반입니다. 이것들을 사용할 줄 모르면 고도계도, GPS기기도 아무 소용없습니다.
헤드램프나 플래시는 반드시 기능이 뛰어난 것으로 구입하세요. 당연히 비싸겠지만, 산중에서, 그것도 밤에
운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봤다면 이 말을 왜 강조하는지 아실 겁니다.
둘 중 하나를 고른다면 플래시보다는 헤드램프로 구입하세요. 복잡한 지형에서 양손을 모두 쓸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장점으로,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입니다. 또한 장시간용 건전지를 사용할 수 있는지도 살피세요. 할로겐 전구일 경우 AA 사이즈 건전지
2개로는 불과 2~3시간밖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엄지손가락 만한 리튬전지의 경우 7~8시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밤은 깁니다. 건망증이 없더라도 여분의 건전지를 챙기는 일은 항상 빠뜨리기 쉽거든요. 사용하지 않더라도
건전지는 조금씩 자연방전되어 기전력을 잃어갑니다.
요즘은 LED 전구 헤드램프가 유행하더군요. 무려 150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있다던데, 하지만 너무
믿지마 세요. 그만큼 할로겐 전구보다 밝기가 약하고, 빛이 멀리 나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LED 전구를 7개씩이나 장착한 것도 있고, 할로겐
전구를 함께 장착한 것도 있더군요
반드시 방수가 되는 것으로 구입하시는 것도 잊지 마세요. 만약 헤드램프의 방수기능에 의심이 간다면 방수가 잘
되는 작은 플래시를 구입해 약간 폭이 넓은 이마밴드에 매다세요. 약간 번거롭지만, 방수 플래시는 자연 방전 속도가 매우 느려 몇 달 동안
사용하지 않아도 기전력이 살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방수가 되지 않는 플래시는 방수가 시원치 않은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자연방전 속도가
빠릅니다.
스위치도 유념하세요. 수천 번 눌러도 고장나지 않고, 배낭 속에서 다른 짐에 눌려도 켜지지 않도록 고안된
것으로 구입하세요. 그래도 미심쩍다면 전구를 빼놓던지, 건전지를 돌려 넣어 두세요
LED 전구는 반영구적이지만, 할로겐 전구나 일반 진공전구는 수명이 길지 않으므로 반드시 예비전구를
준비하세요(LED 전구는 교체가 거의 불가능). 할로겐 전구가 진공 전구보다 밝지만, 그만큼 건전지 소모가 빠르다는 것도 염두에
두세요(진공전구가 장거리 선수라면 할로겐 전구는 단거리 선수입니다).
건전지도 예비로 준비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너무 많이 준비하지 마세요. 자연방전되면 그것도 낭비니까요. 쉽게
어디서나 구입할 수 있는 건전지는 알칼라인 건전지입니다만, 기전력이 상온에서도 떨어지는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더 급격히 떨어집니다.
니켈캐드뮴(니캐드)이나 니켈수소 건전지는 천 번이나 재충전해 사용할 수 있지만, 알칼라인 건전지보다 용량이
작고 값이 더 비쌉니다. 그러나 재활용 측면에서 본다면 재충전을 높이 사고 싶군요. 이왕이면 니켈수소 건전지를 추천합니다. 초창기보다 용량이 두
배는 늘었다는군요.
리튬건전지는 알칼라인처럼 재충전이 되지 않습니다만, 용량은 알칼라인의 두 배는 됩니다. 또한 기전력이 다
떨어질 때까지 변화가 없습니다. 따라서 그만큼 오래, 불빛의 변화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또 그만큼 비쌉니다.
이제 비상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악천후로 운행이 불가능하게 됐거나, 지형이 애매해 길을 잃었거나,
다쳤거나 하면 운행이 지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비상식을 준비하는데, 그렇다고 평시에 먹는 메뉴로 하루분을 준비하는 것은
아닙니다. 취사가 필요없고, 가볍고, 소화가 잘 되고, 오래 보관해도 상하지 않는 고열량 간편식으로 준비합니다(미숫가루, 땅콩, 사탕, 초콜릿,
건과류, 건어물 등등).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얼마나 따뜻한 여벌옷이 있어야 할까요? 사람마다 추위에 대한 인내력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이것을 준바하라고는 말 못합니다(가장 든든한 옷이 필요할 때가 예상치 않은 비박이므로, 과연 이 옷으로 견뎌낼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시고 준비하세요).
여벌 내의도 가지고 다니세요. 운행 중에는 땀이 나기 마련이어서 내의가 젖어드는데, 젖은 내의를 그냥 입고
있으면 그 겉에 입은 옷도 젖어들게 됩니다(이것을 방지하는 것이 보온에 좋다는 것이지요).
체온이 많이 빠져나가는 목 부위를 위해서는 터틀넥 내의나 셔츠를 준비하세요. 지퍼가 달린 것으로 준비하면
더울 때 체온을 빨리 내보낼 수 있겠지요. 머리 부위를 위해서는 발라클라바를 준비하세요. 두터운 모자 하나가 스웨터의 보온효과와 맞먹는다는
사실을 알아두세요.
여벌 양말은 두터운 것으로 한 켤레 준비하시고, 장갑도 여벌로 한 켤레 더 준비하세요. 혹한의 겨울산에서는
상체를 보호하기 위한 우모복이 필요할 것이고, 다리를 보온하기 위해서는 오버트라우저도 필요합니다.
엉덩이를 커버할 만큼의 작은 매트리스도 보온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있습니다. 비가 와 젖은 땅이나 눈밭에
앉아서 상황이 좋아지기를 마냥 기다리는 것보다는 훨씬 낫거든요(여벌옷이 필요하다는 것은 비상상황이라는 뜻입니다).
방수방풍의를 준비했더라도 판초나, 보온시트, 그것도 없으면 쓰레기봉투라도 준비하세요. 비바람이 불어닥칠 때
매우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 중에는 우모복 같은 부피가 큰 옷보다는 아예 비박색을 준비하는 사람도 있어요. 지면으로부터 한기와
습기를 막아주고, 바람을 막아주면서 동시에 체온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죠(비박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이렇게 보면 여벌옷이나 여벌옷 대용으로 너무 많이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겠지만, 이 모든 것이
보온에 초점을 맞춘 산행채비여서 다른 장비와도 연관이 되므로, 평소 주말산행에는 셔츠나 재킷 한 장 정도를 여벌로 더 챙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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