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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가고 싶다, 다도해 기행] (2) 여수 사도

by 맥가이버 Macgyver 2013. 4. 11.

 

[그 섬에 가고 싶다, 다도해 기행] (2) 여수 사도

  • 여수=권경안 기자 
  • 입력 : 2013.04.11 04:00

 

수천만년 전 공룡 만나는 시간여행… 750m의 바닷길 열리는 신비의 섬

 오랜 세월에 파도와 바람의 힘이 더해져졌다. 공룡들이 뛰놀던 호숫가도 다시 드러났다.
공룡 발자국이 찍힌 사도 본섬 퇴적암층 위쪽으로 연결된 시루섬이 보인다. / 김영근 기자

7000만년 전 지금의 전남 여수 사도(沙島). 당시 호숫가에서 초식 공룡들이 어슬렁거렸고, 뛰놀기도 했다. 중생대 백악기, 공룡 최후의 시대였다. 시간은 흐르고 흘렀다. 발자국이 새겨졌던 호숫가에 흙바람이 불어와 모래가 덮었다. 다시 세월이 흘러 파도에 모래 암석층이 벗겨졌다. 이 사도 일원에서 공룡 발자국 3546개가 발견됐다. 공룡이 84m 걸어간 흔적(발자국 43개)도 있다.

이 '공룡의 낙원'이 사람들을 부르고 있다. 여수 섬 360여개 중 사도는 아주 작은 편. 본섬 주위에 공룡 화석이 많은 추도를 비롯해 중도(간데섬), 증도(시루섬), 장사도, 나끝, 연목 등 6개 섬이 자리하고 있다. 사도를 한 바퀴 돌면 이 섬들은 손에 잡힐 듯 지척이다. 햇살이 떨어져 반짝거리는 망망한 쪽빛 바다. 나무 사이로 바람이 시원스레 불면 시름도 날아간다. 그러다 '시간 여행' 속으로 빠져든다. 백악기 공룡이라도 된 듯 조심스레 발을 디디는 것이다.

반기는 것이 또 있다. 섬 곳곳 해안 돌들이 '시루떡'처럼 겹겹이 쌓였다. 절벽도 있고, 너른 마루도 있다. '용 꼬리' 모양도 보인다. 중생대 마그마가 위로 지각을 뚫고 오르다 급격하게 식은 것. 바닷속에서 용이 승천하면서 지나간 자리 같다. 그래서 용미암(龍尾岩)이란다.

퇴적과 화산 활동, 침식이 왕성하다 보니 갖가지 형상을 빚었다. '얼굴(이순신 장군)바위' '거북이바위' '소녀(미인)바위' '야외음악당' 등.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정태균 부장은 "지질사 박물관"이라고 했다.

바다가 갈라지기도 한다. 해와 지구, 달이 일직선상에 놓이면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때다. 사도와 추도 사이 750m 바닷길이 열리는 것. 정월이나 2월, 4·5월 보름 썰물 때 제대로 열린다. 이달에는 오는 27일로 예상된다. 재미 삼아 미역이나 청각을 딸 수도 있고, 고기도 잡는다.

이 섬의 운명은 1959년 사라호 태풍이 갈랐다. 배 30여척과 사람들을 앗아갔다. 남은 사람들은 뭍으로 떠났고, 이전 같은 고기잡이는 하지 않고 있다. 아주머니는 "그래도 이렇게 바다가 맑고 바람이 시원하지 않으냐"고 했다. 사도에선 스물대여섯 사람이 미역을 따고, 마늘과 고구마를 심으며 민박을 한다. 그 섬들이 뭍사람들에게 '시간 여행'을 권한다.

여행수첩

여수에서 뱃길이 2개 있다. 여수항여객터미널에서 오전·오후 한 차례씩 사도 가는 배를 띄운다. 1시간 30분 걸린다. 여수 화정반도에 딸린 백야도항에서 하루 3번 운항한다. 50분 걸린다. 사도에서 10여 가구가 민박을 한다.

여수시 관광마케팅팀 (061)690-20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