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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가고 싶다, 다도해 기행] <4>신안 임자도

by 맥가이버 Macgyver 2013. 6. 13.

[그 섬에 가고 싶다, 다도해 기행] <4>신안 임자도[그 섬에 가고 싶다, 다도해 기행] <4>신안 임자도

[그 섬에 가고 싶다, 다도해 기행] <4>신안 임자도

  • 임자도=권경안 기자 
  • 입력 : 2013.06.13 04:00

민어와 육젓, 천일염… 이 모래섬엔 '맛'이 들었다

 
바닷가 햇볕은 강하다. 바람과 함께 소금을 만든다. 전남 신안 임자도의 천일염전에서 소금을 거두고 있다./김영근 기자

전남 신안 임자도는 큰 모래섬이었다. 12㎞쯤 백사장이 이어지는 대광해수욕장에는 가는 모래들이 바람에 섞여 날렸다. 섬사람들은 "먼지모래"라고 했다. 입자가 매우 작고 고와서 그런 듯했다. 해수욕장 아래쪽으로 뭍타리(섬)와 섬타리(섬)가 바다 위에 떠 있었다. 섬타리와 본섬 사이에 물이 빠지자 모래가 드러났다.

임자도를 둘러싼 서쪽 바다에는 작고 고운 모래층이 많은데, 이곳에서 새우가 잘 자란다고 했다. 그 새우를 먹는 것이 민어·병어다. 요즘 임자도는 병어·민어가 제철이다. "통통하게 살 오른 산란기 민어가 최고의 맛"이라고 했다.

지금은 파시(波市·바다 위에서 열리는 임시 어시장)의 영화(榮華)는 사라졌지만, 민어 맛은 여전하다. 6~9월이면 섬타리·뭍타리와 하우리 사이 해변에 수많은 배가 그 위로 사람이 지나다닐 정도로 정박해, 떠들썩하게 민어를 사고팔았다. 타리섬 일대에서 형성된 '타리 민어 파시'였다. 이 파시는 해방 직후 사라졌다.

민어뿐 아니라 새우젓도 이름나 있다. 이름난 곳은 전장포. 6월이면 담는 새우젓이 '육젓'. 하얀 모래밭에서 자라 육젓도 하얗다. 이 포구는 어민들의 애환(哀歡)이 세월과 함께 곰삭은 곳. 곽재구 시인의 '아리랑 전장포 앞바다에 웬 눈물방울 이리 많은지'로 시작하는 '전장포 아리랑' 무대다. 전장포구 곳곳에서 어민들은 황석어 등 잡어들을 말리고 있었다.

새우젓이 이름나는 데는 소금도 한몫하고 있다. 임자도에는 햇볕과 바람으로 만드는 천일염 밭이 많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갯벌 천일염 프랑스 게랑드소금에 비해 미네랄 성분이 더 많다고 했다.

바닷물과 바람의 영향이 컸는지 임자도에는 경관이 많다.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쪽에 용난굴이 있다. 150m를 걸어야 반대쪽 출구로 나갈 수 있는 바위굴이다. 이 바위굴에 해변 양쪽 바위산이 감싸는 아담한 해변(어머리해수욕장)이 있다. 또 대둔산 남쪽 은동마을 앞에도 낙조가 아름다운 해변이 있다.

이 자연의 섬에 유배자가 있었다. '외로운 섬에 떨어져 살았다. 눈에 보이는 것은 산과 고목, 안개, 공기뿐. 필묵으로 울적한 마음을 쏟았다.' 한양에서 졸지에 섬으로 쫓겨왔던 조선 후기 화가 조희룡(趙熙龍·1789~1866)은 이렇게 썼다. 이 흑암리 오두막집에는 '갈매기들이 찾아와 우짖고' '거친 산과 찬 구름'이 감싸고 있었다. 임자도에서 '조선의 산수(山水)'를 보고 눈을 떴다. 1851년부터 3년 동안이었다. 그는 중국풍의 '남종 문인화'를 따르지 않고, 조선 산천의 색깔을 구현한 '조선문인화'의 세계를 열었다. 사람들이 사는 네 개의 섬에다 무인도 60개가 바다 위에 떠 있다.

☞ 여행수첩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가다 전남 무안군 해제(반도)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신안군 지도와 다리로 연결돼 있다. 지도읍 점암선착장에서 철부선에 승용차와 함께 탑승한다. 오전 7시~오후 10시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배가 운행한다. 임자면사무소 (061)275-3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