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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준비하기 - 등산화

by 맥가이버 Macgyver 2005. 2. 24.

악돌이 박영래의 만화등산백과(월간 山)

 

등산 준비하기 - 등산화

 

   '계산된 위험' 또는 '계산된 모험'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어떤 위험이 닥칠지 계산해야 합니다.


   무작정 나섰다가 사고 당하면 무모했다는 말밖에 더 듣겠습니까? 산에서 사고 당하면 전부 무모한 등산이라고 매도당합니다.


   그럼 무슨 계산을 어떻게 할 것이냐? 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과 그에 대처할 수 있는 내 능력(체력, 정신력, 장비의 수준)을 미리 맞춰 보는 겁니다.


   그래서 30년을 넘게 산을 '싸돌아다닌' 악돌이가 이렇게 미리 계산해 드리려고 나서지 않았습니까?


   산의 위험은 상존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경험상 예상할 수 있습니다만, 사람마다 노력이나 열정의 차이로 개인차가 많이 납니다. 그러니 우선 객관적인 위험을 먼저 상정하는 것이 진행상 효과적입니다. 그럼 어떻게 상정할 것이냐?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는 것이 계산의 첫 고리입니다.


   재수 없게 왜 나쁜 상상부터 하냐고요" 갈 길은 아직도 먼데 날은 어두워지지, 배는 고픈데 먹을 건 없지, 체력은 바닥났는데 바람은 불지. 어라, 비까지 내리네. 어이쿠, 발목까지 삐었잖아.


   이런 악조건은 연쇄적으로 발생합니다. 하나의 악조건이 다른 악조건의 선제 조건이 되는 것이죠. 설 마하지 마세요. 매년 우리나라 산에서 조난을 당해 세상을 뜨는 사람이 몇 명인지 아십니까?


   이제부터 차근차근 계산하여 등산을 준비해 보겠습니다.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는 호모하빌리스(Homohabilis)의 후예라고 자랑합니다만, 맨몸으로는 자연을 이겨낼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죠. 어쨌든...


   등산은 걷는 것이 기본입니다. 누가 대신 걸어주지 않습니다. 산에서 만약 발이나 다리를 다쳐 움직이기 힘들게 되었다면 당신은 어찌 하겠습니까? 119로 핸드폰을 때린다고요?


   넘어지면서 핸드폰이 어디에 부딪쳐 고장났다면? 마침 그 때 충전기가 다 됐다면? 계곡이 너무 깊어 중계가 되지 않는다면? 핸드폰, 그거 절대 믿을 게 못됩니다.


   부상을 당하기 전에 당연히 발목을 잡아주는 튼튼한 등산화를 준비 했어야죠. 등산화가 튼튼하다고 다리 다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어요. 하지만 최소한의 준비는 해야죠.


   등산에도 유행이 있습니다만, 유행에 너무 뒤지지 않는 것이라면 어느 것을 선택해도 그다지 큰 차이는 없습니다. 하지만 구입하기 전에 여러 장비점을 돌아보며 어떤 것들이 유행하나 점검은 해봐야겠죠.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은 나는 어떤 산행을 원하는가 입니다. 당신이 초보자라면 당연히 워킹용을 고르실 것입니다만, 암벽등반용도 있고 빙벽등반용도 있습니다.


   "아니 이런 것을 신고 어떻게 올라?" 하실 지 모르지만, 일반 샌들보다는 훨씬 튼튼하게 만든 등산용 샌들도 나와 있어요. 본격적인 등산용은 아니고, 막영할 때 텐트 주변을 돌아다니거나 경사가 급하지 않은 계곡트레킹 정도에 사용하세요.


   다시 한 번 더 강조합니다. 우리나라 산에서는 목이 긴 것이 필수적입니다. 등산로는 굴곡이 심하고, 바위가 많이 드러나 있기 때문에 발이 접질릴 위험이 매우 높아서입니다.


   어떤 등산화들이 있는지 아셨다면, 이제 고를 차례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한 등산화가 자기 발에 잘 맞느냐 하는 것입니다.


   구입하실 때 반드시 등산양말을 신고 신어보세요. 그리고 꽉 조인 상태에서 몇 분 동안 신고 계세요. 처음에는 맞는 것 같지만, 불편한 부위가 나타날 거요.


   발을 앞으로 밀어붙여도 발가락을 움직일 수 있고, 동시에 발뒤축이 제자리에 안정되게 자리잡고 있다고 느껴지면 합격입니다.


   너무 꽉 끼면 혈액순환이 방해받아 추울 때 동상에 걸릴 위험이 높습니다. 반면에 너무 느슨하면 발이 등산화에 쓸려 까집니다.


   발은 대개 저녁이 되면 부풀어오릅니다. 그러니 저녁에 고르세요. 마음에 드는 것이 두 켤레인데 그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큰 것으로 고르세요. 큰 것은 양말로 커버할 수 있지만, 작은 것은 대책이 안 섭니다.


   이것도 알아두세요. 등산화 무게 100g은 배낭 무게 500g과 같습니다. 즉 발에 100g의 무게가 걸리면 등에 그 5배를 지고 다는 것과 같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좋은 신발도 양말을 신지 않으면 불편합니다. 등산화는 더욱 그렇습니다. 전 여름에도 두 켤레를 신습니다(속=얇은 양말, 겉=두터운 양말). 관절을 보호해 주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