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돌이 박영래의 만화등산백과(월간 山)
등산 준비하기 - 우중산행(1)
주말등산이나 나들이를 가장 많이 하는 계절입니다. 산불을 조심해야 하는 갈수기이기도 합니다만, 주중에는 쾌청한 봄날씨가 계속 되다가 주말만 되면 비가 내리는 경우가 있어 등산활동이나 나들이에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연도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지만, 금년의 경우 '봄비가 주말연속극처럼 찾아온다' 라는 얘기가 떠오를 정도로
자주 내리고 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월22일부터 4월20일까지 9번의 주말 중 7차례나 비가 왔다고 합니다.
특히 4월에는 매주말 비가 와 봄철 특수를 기대했던 안내산악회와 등산장비업계가 울상을 짓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기상현상은 특이한 이상기후가 아니라 주기적 기압골 형성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주기적 기압골이란 차가운 대륙성 기단과 태평양쪽의 따뜻한 기단이 세력싸움을 하면서 3~4일에 한번씩 비를
뿌리는 기압골을 말합니다.
바로 이 기압골이 통과하는 주기가 우연하게 주말이기 때문에 주말마다 비가 오게 되는 것입니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기상청 예보가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일기예보에 비가 내리겠다는 내용이
있으면 반드시 봄비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산행에 나서야 합니다.
특히 강원도 산간지역이나 높은 산에서는 한창 철쭉꽃이 만발하는데 느닷없이 비가 눈이나 우박으로 변해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믿어지지 않는 얘기지만 우리나라는 실제로 봄(4~5월)에 우박이 가장 많이 내립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우박은 1975년 5월30일 부산 동래 지방에 내렸는데 무게가 50kg, 지름이
40cm나 됐다고 합니다.
여기에다 봄비와 함께 국지 돌풍이 많은 계절입니다. 비바람이 약해졌다 세졌다를 반복하며 불어대기 때문에
허술한 방수의로는 막아낼 도리가 없습니다.
비바람의 세기에 따라 습도도 변하기 때문에 피부에도 이상이 생깁니다(피부 피지선에서 피지가 많이 분비되거나
여드름이 생기면 맑은 날이 예상되고요, 반대로 얼굴이나 피부가 건조한 날은 안개나 비가 예상된다고도 합니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은 기압이
낮아 공기 중 기체 농도가 감소되고, 산소 농도도 떨어집니다. 그래서 산소를 평소만큼 들이마시기 위해 더욱 숨을 가쁘게 쉬는 것입니다. 숨을
가쁘게 쉬는 과정에서 폐결핵 환자나 감기 환자들은 특히 비 오는 날이면 기침을 심하게 하게 됩니다.
비 오는 날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실족사고입니다. 특히 바위가 많은 산에서는 비나 습한 기후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사고 유형별로 북한산의 경우 실족사고(351건)가 가장 많았고 음주(89), 질병(36), 추락(18)사고
순으로 집계되어 있을 정도입니다(실족사고는 하산길에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자주 일어납니다).
우중산행에서는 가시거리가 나쁘기 때문에 포인트(이정표 등) 통과시 마다 지도나 개념도를 더욱 유심히 살펴봐
둬야 합니다. 급경사 골짜기나 능선 또는 급경사 사면을 통과할 때 빗물로 미끄러워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지체 없이 발걸음을 되돌려 안전한 곳으로
하산하십시오.
일행 중 환자가 있거나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하산할 경우를 대비해 길이 20m 안팎 보조자일을 가지고 있으면
물에 젖은 급경사나 절벽을 만났을 때 도움이 됩니다(카라비너도 두어 개쯤 준비하면 더욱 좋습니다).
우중산행에서 신중하게 고려해야할 점이 보온문제 입니다. 눈은 털어 내면 되지만 빗물은 속속들이 젖어들기
때문입니다(비를 맞아도 하이포서미아에 걸리는 것은 겨울철과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우중산행 때는 방수의류가 필수인 것입니다. 특히 방수도 되고 안쪽 습기는 밖으로 배출되는
'방수투습성' 의류를 준비하면 더욱 좋습니다.
우중산행 때는 출발 전에 비닐봉투를 배낭 안에 넣고, 그 안에다 짐을 싸는 것이 좋습니다(비닐은 배낭
길이보다 길게 해서 짐을 싼 뒤 비닐 위를 접은 다음 배낭 뚜껑을 닫습니다).
특히 카메라, 헤드램프, 여벌 옷 등은 비닐로 별도 포장하여 짐을 싸세요. 지도도 투명한 비닐에 넣어두면
편리합니다(우중에는 안개가 끼어 길을 잃는 경우가 있으므로 나침반도 꼭 챙기세요).
우중산행에서 차양이 달린 모자는 필수입니다. 차양이 달린 모자를 쓰고 그 위에 방수용 재킷에 달린
모자(후드)를 덧쓰면 어지간한 봄비는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배낭 속에 껌 하나 넣지 않고 거의 빈 배낭만 메고 다니다가는 언젠가는 큰 봉변을 당하게 됩니다. 식량은
동행인에게도 나누어 줄 정도로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수는 찬물보다는 보온병에다 따뜻한 차나 물을 넣고 나서는 것이 체온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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