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준비하기 - 겨울철 산행채비 (상)

악돌이 박영래의 만화등산백과(월간 山)

 

등산 준비하기 - 겨울철 산행채비 (상)

 

 

   하얀 산 겨울산은 당신의 허점을 파고듭니다. 당신이 허점을 보이자마자 순식간에 온몸의 기능을 비정상으로 만듭니다. 추위에 대처한다고 무조건 두터운 옷과 좋은 장비로 중무장한다고 해결되지도 않습니다.

   이미 겨울산에 나서는 우리의 몸은 내복과 두터운 옷, 그리고 중등산화로 중무장된 상태여서 둔합니다. 여기에 따로 준비해야 되는 보온의류나 여벌의류가 다른 계절보다 두텁고 무겁습니다.

   다른 계절에는 사용하지 않는 오버트라우저, 오버글로버, 아이젠, 스패츠, 등산용 스틱(지팡이), 긴 피켈 등 동계용 장비들을 항상 지니고 다녀야 하므로 배낭도 무거워지고, 또 부피도 커져 있기 마련입니다.

   겨울산은 시종일관 우리의 체온을 빼앗으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4°C~5°C에서 약한 바람만 불어도 체감온도 때문에 저체온증에 걸려 사망할 수 있습니다. 차가운 대기와 바람이 가장 무서운 겨울산의 적입니다. 쉬는 동안 찬 바위에 앉거나 무심코 만진 눈이 장갑에 녹아들면서도 체온을 빼앗깁니다.

   겨울산에서 저체온증을 막으려면 방풍방수가 되는 윈드재킷이 필수장비입니다. 윈드재킷은 이런 장치들이 있어야 파고드는 추위를 막을 수 있습니다.

   오버트라우저도 윈드재킷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환기도 되면서 등산화를 신고도 입고 벗기가 수월하게 디자인된 것으로 고르십시오. 오버트라우저는 눈이나 바람, 마찰 등에서 내부의 옷을 보호할 수 있는 튼튼한 원단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좋습니다.

  오버글로버도 꼭 챙기세요. 오버글로버는 겉감이 고어텍스면 더욱 좋으며, 손목과 팔 등 부위를 조일 수 있는 장치가 있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스틱이나 피켈을 잡았을 때 미끄럼을 방지하는 고무판이 손바닥 부위에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두께 0.5mm 안팎인 고무판은 일부만 댄 것과 손바닥 전체를 댄 것이 있습니다).

   전문등반이 아니라면 4~6발 짜리 아이젠을 준비하세요. 아이젠은 벗어야 될 곳에서 착용한 채로 보행하다가 몸의 균형이 깨져 넘어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아이젠을 착용했다면 동시에 스패츠도 착용하십시오. 아이젠 발톱에 바지자락이 걸려 넘어지면 큰 사고로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등산로는 평탄한 길이 아니므로 등산화가 바위에 부닥치는 순간 아이젠 발톱이 바지자락에 걸릴 위험성이 높습니다. 스패츠는 눈가루가 등산화 발목 사이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도 하지만 보온효과도 크기 때문에 겨울등산장비의 주민등록증입니다. 특히 스패츠 없이 빙벽을 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죠.

   스틱은 평지나 급사면에서 보행의 균형이 깨지는 것을 지켜주는 장비입니다. 특히 분설에서 스텝이 잘 만들어지지 않거나 하단의 눈이 모두 흘러내려 다질 눈이 없는 경우 스틱이나 피켈을 발판 삼아 올라설 수도 있습니다.

   보행용 피켈은 손잡이가 스틱보다 짧기 때문에 눈 속에 파묻히므로  실제로는 급사면에서 주로 사용합니다. 피켈은 우선 쥐는 법이 익숙해야 합니다. 피크를 쥐건 블레이드를 쥐건, 샤프트를 쥐건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한 손은 헤드부분에, 한 손은 샤프트에 쥐도록 연습해 두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