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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준비하기 - 여름철 탈수대책

by 맥가이버 Macgyver 2005. 2. 24.

박영래의 만화등산백과(월간 山)

 

 

등산 준비하기 - 여름철 탈수대책

 

 

   등산이나 휴가시 건강에 가장 탈이 많이 나는 계절이 바로 여름입니다. 더위를 극복하고, 음식과 해충에도 주의해야 하는 계절입니다. 여름에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납니다. 하물며 산을 오르면 비 오듯 땀을 흘려 몸에서 수분이 많이 빠져나갑니다.


   여름산이 겨울산보다 덜 힘들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더운 날씨에 등산을 하게 되면 심장은 확장된 혈관에 광범위하게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더욱 많은 일을 하게 되어 그만큼 힘들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쾌적한 환경에서 최대운동능력의 50% 강도로 운동을 하면 체온은 약 1도 올라갑니다(이때 시간당 에너지 생산은 600칼로리 이상이 됩니다). 무더위 속에서 산을 오르면 열 생성이 갑자기 증가하여 땀이 과도하게 배출됩니다. 여기에다 체온보다 기온이 높아 열방출이 더욱 어려워져 생체 리듬이 깨지면서 탈수증이나 탈진으로 진행됩니다.


   여름에 등산을 하다가 수분 손실이 많다고 해서 물을 마시며 소금 정제를 복용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상식입니다. 땀이 나면 주로 수분이 손실돼 혈액 중에 고농도의 나트륨, 즉 염분농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여기에다 소금을 더 먹으면 염분 농도가 더욱 높아져 전해질 불균형이 생깁니다.


   염분 농도가 높아지면 혈액이 걸쭉해지고, 그 결과 심장혈관 및 뇌혈관, 콩팥의 혈관이 좁아질 가능성이 커집니다(소금은 평소 먹은 음식을 통해 충분히 섭취가 됩니다). 따라서 지나치게 물을 많이 마셔 뱃속이 출렁거릴 정도는 좋지 않겠지만, 땀을 흘리는 만큼 갈증을 참지 말고 물을 자주 마시세요.


   물은 산행시작 1시간 전에 미리 500ml 정도 마셔두고, 쉴 때마다 한컵(250ml) 정도씩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스포츠 음료는 시원한 물보다 체내 흡수가 다소 느린 단점이 있지만 에너지원이 되는 당(糖)이 포함돼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음료수가 달수록 수분 흡수율이 떨어지므로 당도가 높은 음료는 물과 섞어 마시세요.


   땀을 많이 흘리면 체중도 줄고 운동효과도 높을 것이라는 생각은 여름에는 절대 금물입니다(격한 움직임에 무리한 땀은 지방감소와 상관없이 체내 수분만 왕창 빠져나가 '탈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여기에다 통풍도 잘 안 되는 등산복을 껴입으면 땀이 증발되지 않아 체온이 급상승해 그 결과 쇼크가 올 수도 있습니다.


   더위 속에서 산을 오르다보면 쉽게 지치기 때문에 자주 휴식을 취하십시오(특히 습도가 높을 경우 땀이 잘 증발되지 않습니다). 땀이 잘 증발되지 않는다는 것은 피로물질인 젖산이 체내에 많이 축적된다는 얘기입니다(보행속도를 평소보다 10~20% 낮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장기산행인 경우 더위에 인체가 적응하려면 보통 2~3일은 지나야 합니다. 무더위 속에서 등산하는 첫날에는 심박수와 체온이 많이 상승하고, 심한 피로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같은 강도로 2~3일 정도 등산을 계속하면 혈액량이 증가하고, 심박수도 떨어집니다(여기에다 소변 배출로 인해 땀의 염분농도는 줄어듭니다). 여름에 갈증을 덜려면 통풍이 잘되는 밝은색에 편안한 옷이 좋습니다. 시원한 물 외에 하루에 250~500mg의 비타민C 또는 과일을 섭취하세요.


   열 스트레스, 즉 어지럼증, 혼란, 경련, 구역질이 나타나면 즉시 등산을 멈추고 하산하십시오. 특히 초보자는 돌아갈 길을 생각하여 산을 천천히 오르고, 10~15분 산행 뒤 1~2분 쉬다가 익숙해지면 20~30분 걷고 3~4분 쉬면서 걸으세요.


   동행자를 잘 고르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나치게 빨리 걷는 사람과 함께 가다보면 갈증을 더욱 나게 합니다(이런 경우 몸에 무리가 오거나 다치기 쉽습니다). 하루해가 길다고 해서 무리하게 걷지 말고, 기온이 낮은 오전 중에 산행시간이 3~4시간이 넘지 않는 코스를 택하는 것도 요령입니다(한낮(오후1시~3시 사이)에는 아예 산행 도중 자리를 잡고 쉬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린 뒤에 과음하면 열심히 등산한 것이 무효가 됩니다. 산행 후엔 인체는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 혈액순환이 빨라집니다. 등산 후에는 알코올 흡수와 분해도 왕성해져 술을 마셔도 처음에는 덜 취하는데, 이 때문에 과음하게 됩니다.

 


   ※ 지난호(8월호) '여름산 탈수대책'의학적인 면에서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백경렬씨(백정형외과의원 원장, 서울시의사산악회 회장, 대한의사사산악회 등반대장)께서 열 질환을 명쾌하게 분류한 설명을 보내 주셨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 내용 : "여름에 등산 중 일어날 수 있는 열에 의한 질환은 크게 열경련, 일사병, 열사병 3가지입니다.


◎ 열경련은 과다한 땀의 배출과 전해질의 배출로 인해 전해질과 수분의 균형이 깨져 발생하는 것으로 근육경련이 일어납니다.


◎ 일사병은 강한 햇볕에 노출되어 수분 손실이 심하고 혈액의 저류와 전해질의 손실로 의식을 잃을 수 있으며 두통이 있고 골이 멍해집니다.


◎ 열사병은 직접 태양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노약자나 만성질환자 소아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전해질의 손실이 적고, 외관상 땀이 많이 배출되지 않으며, 피부가 발갛게 달아오르는 것이 특징입니다.


   결론적으로 열경련이나 일사병의 경우 수분과 함께 전해질의 손실이 이루어져 '전해질불균형'이 질병의 기본이며, 열사병의 경우 전해질의 효과가 없이 이루어지는 현상으로 오히려 만화등산백과 내용처럼 전해질의 농도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열경련과 일사병의 경우 치료에 있어서도 수분과 함께 전해질(소금)을 투여하며, 열사병의 경우 직접적으로 열을 내릴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합니다.


   여름 등산의 경우 열사병이 되기보다는 열경련이나 일사병의 경우가 많을 것으로 생각되며 열사병의 경우는 언급했듯이 만성질환자나 노약자, 소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혹 여름철에 산행하면서 만화처럼 소금을 산행 전 먹지 않거나 산행 중 소금이 필요한데 잘못된 상식으로 증상이 악화되지는 않을까 염려되어 작은 의학지식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