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래의 만화등산백과(월간 山)
등산 준비하기 - 장마철 산행채비
장마비가 그치고 잠시 구름장이 걷힌 순간의 산과 계곡은 너무나 깨끗하고 장엄해서 산꾼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계곡의 가느다란 실폭도 갑자기 쏟아지는 물줄기로 굉음을 토해내며 아름다운 폭포수로 변모합니다.
우리나라 장마는 6월 말부터 시작, 7월 중순까지 약 한 달간 계속됩니다. 비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장마기간 중에는 미리 일기예보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습니다만, 산에서는 일기예보가 반드시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십시오.
특히 큰산의 경우 능선을 경계로 한쪽은 쾌청한데, 반대쪽은 폭우가 쏟아져 물난리를 겪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장마철 비 때문에 겪는 일 중 첫째는 갑자기 물이 분 계곡에서 당하는 되는 일입니다. 점점 불어나는 계류를
선두는 건넜는데 불과 몇 분 사이에 뒤쪽 사람들은 그만 발이 묶여 버리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이럴 때 무리하게 계류를 건너다가 떠내려가 조난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국내 산악조난사고 통계를 보면 46%가 장마철 폭우에 의한 급류 조난사고입니다).
급류조난사고를 피하려면 계류를 건너는 장소마다 다리 등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는 산을 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리가 거의 없는 산에서 폭우를 만나 계류를 건너기 어려울 때에는 코스를 능선으로 바꾸어 보세요.
그러나 산행 도중 이미 깊숙한 계곡에 들어선 상황에서 폭우를 만났다면, 우선 산비탈이나 계곡 상류로 올라가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세요. 비가 그치지 않을 경우, 그 자리에서 하루 야영을 하며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간단한 야영장비, 예비식량,
방수투습성 윈드재킷, 갈아입을 상하의, 헤드램프, 라이터 등도 준비해야 합니다.
일행 중 환자가 있거나 무리를 해서라도 꼭 하산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럴 대를 대비하여 등산용 스틱과
20m 이상 보조자일, 카라비나 한두 개를 준비하세요. 얕은 물이라도 흐름이 빠르거나 수위가 무릎을 넘으면 위험합니다. 물 속은 대개 바닥이
고르지 않고 바위들이 미끄럽기 때문에 균형을 잃기 쉽습니다.
이런 경우 등산용 스틱을 양손에 잡고 한발 천천히 건너가면 안전합니다. 또 보조자일로 확보하면 더욱
좋습니다. 보조자일은 급류를 피해 급사면이나 능선으로 탈출하다가 가파른 절벽을 만나는 경우에도 사용하게 됩니다.
장마철 야영시에는 물가에서 많이 떨어진 곳을 야영지로 택하되, 수직절벽 아래는 피하십시오. 텐트를 칠 때는
플라이가 텐트 본체에 닿지 않도록 팽팽하게 당겨주세요. 그리고 텐트 본체 바닥과 땅 사이에 비닐을 깔아 습기를 막아줘야 합니다(천으로 된
플라이를 사용하지 않고, 텐트 전부를 비닐로 덮어씌우는 경우 질식사의 위험이 있습니다).
장마철에는 집을 나서기 전에 한쪽을 봉한 비닐자루를 배낭 안에 넣고, 비닐 자루 안에다 짐을 싸도록 하세요.
여기에다 배낭커버를 준비하면 더욱 좋습니다. 습기에 약한 카메라를 비롯해서 헤드램프, 지도, 라이터, 비상식 등은 별도로 비닐봉투에 넣어 배낭
속에 넣어두면 비에 젖을 걱정은 없습니다.
장마철 산에서 비와 동행하는 것이 안개입니다. 짙은 안개 속에서는 안내판도 그냥 지나치게 되고, 엉뚱하게
목표지점과 반대쪽으로 헛걸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개 속에서 방향을 모르거나 산길을 잘못 들어선 경우에는 반드시 일행들과 함께 있어야 하고,
가장 뚜렷한 산길을 찾아 움직이세요.
또 다른 위험요소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벼락입니다. 천둥번개는 먼 거리에서부터 가까이 다가옵니다. 능선에서
천둥번개가 칠 때는 빨리 능선 아래로 대피해야 합니다. 특히 능선이나 급경사에 와이어로프가 설치된 곳은 벼락에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사방이 훤히 트인 능선 위에서라면 되도록 빨리 가장 가까운 잘록한 능선안부로 피했다가, 상황에 따라 움직이면 됩니다.
1994년 7월 충북 단양군 산간지역에 시간당 70mm 폭우가 내려 하선, 중선, 상선암이 마사토에 묻힌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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