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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숲,섬]물안개 피는 호숫가 드라이브, 임실 옥정호

by 맥가이버 Macgyver 2010. 12. 25.

[길,숲,섬]물안개 피는 호숫가 드라이브, 임실 옥정호

 
경향닷컴 이다일기자 cam@khan.co.kr
 

 

옥정호가 유명세를 타는 것은 물안개 때문이다.

호수 위로 피어오르는 안개를 찍은 사진 한 컷, 호숫가를 따라

드라이브 코스가 이어지고 가운데는 붕어 모양의 섬 ‘외얏날’이 떠 있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본다는 옥정호.

전라북도 임실군 강진면과 정읍시 산내면에 걸쳐있는 호수다.

본래는 1925년 섬진강의 물을 호남평야의 농사를 위해 끌어다 쓰기 위해 만든 저수지다.

1965년 이곳에 농업용수 공급과 전력생산을 위한 ‘섬진강 다목적댐’이 건설되면서 수위를 높였고

운암면의 가옥 300여호와 경지면적 70%가 수몰돼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11km의 드라이브 길

 

물안개가 피어오른 옥정호의 모습. (노재덕기자)

 


물안개가 장관이다. 옥정호를 가기 위해 검색을 해보니 열에 아홉은 같은 지점에서 찍은 사진이다.

국사봉(475m)을 올라가는 길에 정상에 조금 못 미친 곳이 사진 포인트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자 호수를 찾았던 날은 날씨가 좋지 않았다.

전날 무릎까지 쌓였던 눈은 오후가 되자 조금 녹기 시작했고 눈을 뿌리던 하늘은 구름만 조금 있고 맑게 개여 있었다.

옥정호를 둘러싼 11km 길은 건설교통부가 뽑은 ‘아름다운 한국의 길 100선’에 들어 있다.

마음 같아선 창문을 열고 시원하게 달리고 싶지만 아직은 길에 눈이 쌓여 미끄럽다.

호수 주변은 아직 ‘관광지’의 모습은 아니다.

서울 인근의 호수라면 국적을 알 수 없는 레스토랑과 가든 등이 늘어섰겠지만 옥정호에는 그런 것은 없다.

커피와 차를 파는 간이 휴게소가 몇 개 있을 뿐이다.

옥정호의 대표 풍경 ‘붕어섬’

 

국사봉 등산로는 사진찍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다일기자)

 


붕어섬이라 불리는 ‘외얏날’을 내려다보기 위해서는 국사봉이나 오봉산이 좋다.

호수 주변을 둘러싼 산을 따라 등산로가 만들어져 있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국사봉 아래만 가도 좋다.

등산로 입구에 차를 놓고 산을 오른다. 주차장은 20여대가 채 못 들어올 정도로 좁아 길가까지 늘어섰다.

붕어섬이 보이는 촬영 포인트는 걸어서 15분이다. 처음 절반까지는 계단이 놓여있다.

가까운 거리라고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급한 경사를 깎아 만든 곳이라 숨이 차오른다.

보통 등산이건 마라톤이건 초반이 힘든 법인데 국사봉 오르는 길은 초반만 오르다 끝나는 짧은 거리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때쯤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사진 포인트에 도착했다.

어제 내린 눈이 붕어섬을 하얗게 덮었다. 물가를 따라 하얀 눈이 테두리 선을 그어놓은 형상이다.

덕분에 ‘붕어’ 모양이 또렷하게 보인다. 이곳은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라 낮보다 새벽에 찾는 사람이 많다.

사실 옥정호의 백미는 물안개다. 땅과 물의 온도차로 인해 동틀 때 쯤 보이는 운해의 풍경은 선경(仙境)을 떠올리게 한다.

임실에 숨겨진 볼거리

전주에서 국도를 따라 들어가는 임실은 전라북도에서 가장 내륙에 위치해 있다.

남쪽으론 남원, 순창이 서쪽으론 정읍이 있지만 구불구불 국도를 타고 들어와야 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하지만 숨어 있는 볼거리들은 더욱 매력적이다. 시끌벅적 관광지가 아닌 호젓한 풍경을 감상하기엔 그만이다.

신평면 호암리 두류마을에는 ‘호랑이바위’가 있다.

웃는 모습의 호랑이 바위는 마을 사람의 안내를 받아야 할 정도로 찾기 어렵다.

또한 태조 이성계가 기도 끝에 용이 몸을 씻어주는 꿈을 꾸고 ‘삼청동’이란 글을 남긴 상이암도 있고

주인이 불에 타 죽을 위기에 처하자 몸을 적혀 불을 끄고 죽었다는 개의 전설이 있는 오수마을도 있다.

또한 최근 체험농장으로 인기를 끄는 ‘치즈마을’도 있고 정읍 산외마을에선 한우를 직거래로 맛볼 수 있다.

가는길
옥정호는 교통이 그다지 좋은편은 아니다. 주로 서울에서 올 경우 전주를 거쳐 국도를 타고 온다.

새벽에 사진을 찍으려면 주변에서 하룻밤 묵어야 하는데 숙소가 많지 않다.

때문에 주변 지역의 가볼만한 곳을 여행 코스에 넣는 것이 좋다.

호남고속도로 서전주IC에서 나와 21번 국도를 타고 가야한다. 내비게이션으로 ‘국사봉전망대’를 입력하면 된다.



옥정호의 물안개 물안개의 모습을 제대로 찍으려면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는 가을에 가는 것이 좋다.

옥정호는 물과 땅의 온도차이로 인해 물안개가 올라오기 때문이다.

또한 일출 전후로 물안개는 장관을 이루는데 해가 뜨고 나면 금새 사라진다.

따라서 새벽부터 일찍 준비하는 것이 좋다. (경향신문 노재덕기자)



옥정호반 드라이브 코스 옥정호 주변으로 11km의 드라이브 코스가 있다.

아름다운 한국의 길 100선에도 선정된 곳으로 한적한 길이 매력이다.

길에는 북적거리는 음식점이나 카페가 없다.

대신 도시락을 가져다 먹을 수 있는 휴게소와 커피를 파는 간이 휴게소가 있다.

(이다일기자)



수력발전소 옥정호를 지나 정읍 방면으로 나오면 섬진강 수력발전소가 보인다.

호수의 물을 끌어들여 낙차를 이용해 발전한다.

지난 1965년 섬진강 댐이 생기면서 만들어진 시설이다.

멀리서 보면 마치 스키장의 슬로프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이다일기자)



간이휴게소 호숫가에 마련된 간이휴게소다. 탁트인 전망이 시원하다.

한낮이 되자 고드름은 물을 뚝뚝 떨구며 녹아내린다.

전날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은 호숫가는 단풍대신 백색의 테두리를 둘렀다.

(이다일기자)



산속의 인공호수 옥정호는 농업용수를 대기 위해 만들어진 인공호수다.

섬진강 상류의 물을 끌어 호남평야로 물을 내린다.

국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산으로 둘러싸인 호수의 모습이 보인다.

산과 호수 사이에는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가 있다. (이다일기자)



외얏날 일명 붕어섬이다. 옥정호 한가운데 남은 육지다.

국사봉 오르는 길에서 보면 마치 붕어 모양을 닮았다고 붕어섬이라 부른다.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에는 3가구가 살고 있다.

조만간 임실군에서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라 섬은 새로운 모습을 갖게 될 것이다.

(이다일기자)

 

ⓒ 경향신문 & 경향닷컴에서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