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신준범 월간山 기자
입력 : 2013.11.28 04:00
남양주 주금산
- (위)주금산 독바위 동쪽의 바위봉우리에 서면 가평과 포천, 남양주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 주금산은 경기도 동부의 화려한 바위 전망대다.
- (아래) 주금산 비금계곡에서 오르다 보면 기묘한 생김새의 거송을 만난다
그러나 주금산(814m)은 부정적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불릴 주(鑄)'에 '비단 금(錦)'을 쓴다.
산 아래에서 보면 산세가 비단이 펄럭이는 듯해 비단산으로도 불렸음을 감안하면
'비단을 녹인듯 결이 고운 산'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주금산은 수도권의 알려지지 않은 명산이다.
잘난 산세에 비해 비교적 등산객이 적은 건 서울에서 가깝지만 교통이 편리하지 않아서다.
포천, 가평, 남양주의 경계에 있어 어느 지자체의 중심과도 가깝지 않다.
산의 서쪽인 포천 내촌면 토박이들은 독바위산이라고도 부른다.
장독처럼 생긴 큰 바위가 서쪽으로 툭 튀어나와 있기 때문이다. 스
키를 즐기는 이들은 베어스타운 뒷산으로 여긴다.
정상 북서쪽 기슭이 베어스타운스키장이다.
주능선이 북에서 남으로 직선으로 뻗어 있어 원점회귀 코스를 잡기가 쉽지 않지만,
남양주시 수동면의 몽골문화촌을 기점으로 하면 가능하다.
반대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내촌면 쪽이 버스편이 많아 접근이 편하다. 주
금산 몽골문화촌 원점회귀 산행을 위해 입산한다.
몽골문화촌을 지나 산에 든다. 민박집 몇 곳을 지나자 서서히 산 분위기가 난다.
옛날 선비들이 이곳에 놀러 왔다가 거문고를 숨겨뒀다 해서 비금계곡으로 불린다.
갈수기임에도 맑은 물이 흐르는 화려한 암반 계곡이다.
이때는 산이 가장 초라한 시기다.
무성하던 잎사귀 다 떠나보내고 뼈대만 남아 추위에 떨고 있다.
그래서 산의 색깔도 흑백영화처럼 회색이다.
가을을 떠나보낸 빈 산은 막 이삿짐을 싣고 떠난 집을 찾은 듯 어수선한 분위기다.
하지만 보이는 것과 달리 냄새는 향긋하다.
낙엽송의 기분 좋은 솔잎 냄새가 물씬 풍긴다.
산이 울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말라비틀어진 마지막 낙엽들이 바람이 불 때마다 툭툭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갈림길에서 계곡을 버리고 능선을 따른다.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낙엽이다.
디딜 때마다 발목까지 푹 빠지는 건 기본, 등산로가 낙엽에 묻혀 얼핏 보면 어디가 길인지 구분이 어렵다.
낙엽 밑에 돌이라도 있으면 엉거주춤하게 덩실덩실 춤사위를 보여주기도 한다.
지능선을 올라서자 정상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주능선부터는 등산로가 선명하다.
◇무릎까지 빠지는 낙엽의 늪
뼈만 남은 신갈나무숲은 낙엽의 바다라 침대 위를 걷는 것 마냥 푹신하다.
낙엽이 부서지는 소리가 익숙해지자 트인 헬기장이다.
산객들은 각본이라도 짠 듯 멈춰, 감탄사를 뱉는다.
허름한 오르막길을 군소리 없이 오른 이에 대한 보상치곤 과한 경치다. 백미는 독바위다.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바로 알 수 있는 장독을 닮은 고풍스럽고 기운찬 바위다.
마른 가지만 나부끼는 휑한 계절 속에서도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모다.
비단결 같은 단풍과 싱그러운 초록 잎이 없어도 주금산은 스스로 빛을 발하고 있다.
조망 명당답게 헬기장과 독바위 부근은 등산객이 많다.
직진하여 정상으로 간다.
독바위 갈림길에서 600m 가자 표지석이 있는 정상이다.
여기서 북으로 가면 베어스타운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이 나온다.
몽골문화촌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이들은 정상 눈도장을 찍고 독바위 갈림길로 되돌아간다.
갈림길에서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폐벙커를 지나 동쪽으로 난 능선을 따라 내려선다.
완만한 터엔 어김없이 벤치가 있어 호흡을 가다듬고 일행과 두런두런 얘기 나누기도 한다.
갈림길에서 불기고개로 이어진 능선길을 버리고 비금계곡으로 내려선다.
낙엽의 늪이다.
심한 곳은 무릎 언저리까지 발이 빠진다.
묻힌 길을 찾으려 예민하게 감각을 세운다.
얼마 안 가 마음 놓이는 너른 계곡길이다.
나뒹구는 것들로 가득한 빈 숲을 내려선다.
낙엽송 솔잎이 비단결처럼 비금계곡을 덮었다.
푹신하여 발 디딤은 물론 마음마저 편해지는 너른 숲이다.
선비들이 두고 간 거문고 소리가 들릴 것 같은 매혹적인 산을 떠난다.
information
산행 길잡이
① 몽골문화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임도를 따라 오르다 산마루민박을 지나며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산마루민박 앞마당이 길이므로 그대로 통과해야 한다.
현지 등산안내도에 비금계곡에서 왼쪽 주능선으로 오르는 길을 2코스로,
독바위 동릉을 타고 오르는 길을 1코스로 표시해 놓았다.
② 2코스로 올라 1코스로 하산할 경우 독바위 갈림길에서 벙커 아래로 이어진 길을 따른다.
동쪽 능선을 따르다 갈림길에서 남쪽 ‘비금리’ 방향으로 튼다.
이어 코팅한 흰 종이에 ‘몽골문화촌’이라 적힌 안내판을 따라 내려가면 비금계곡이다.
어려운 바위 구간이지만 특별히 위험한 곳은 없다.
몽골문화촌을 기점으로 원점회귀하는 산행은 10㎞ 거리에 5시간 정도 걸린다.
교통
330-1번 좌석버스가 청량리역~상봉역~구리역~마석역을 거쳐 몽골문화촌까지 운행한다.
청량리역에서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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