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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교보문고 광화문 글판 2014 가을편] 어느 날 갑자기 나무는 말이 없고 / 황인숙

by 맥가이버 Macgyver 2014. 11. 7.

 [교보문고 광화문 글판 2014 가을]

 

어느 날 갑자기 나무는 말이 없고 / 황인숙

 

어느 날 갑자기 나무는 말이 없고 / 황인숙

 

햇살 아래 졸고 있는

상냥한 눈썹, 한잎의 풀도

그 뿌리를

어둡고 차가운 흙에

내리고 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지만 그곳이 그리워지기도 하는 모양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나무는 말이 없고

생각에 잠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하나

(탄식과 허우적댐으로 떠오르게 하는 이파리를 떨군다)

나무는 창백한 이마를 숙이고

시선의 뿌리를 내리고 있다

쟁강쟁강

부딪히며

깊어지는 낙엽더미 아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