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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山과길의 글·시

길 물어보기 / 문정희 詩

by 맥가이버 Macgyver 2016. 5. 12.

 

 

 

 

길 물어보기 / 문정희  詩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하지만
가는 길 좀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다


비어 있는 것이 알차다고 하지만
그런 말 하는 사람일수록 어쩐지 복잡했다


 

벗은 나무를 예찬하지 말라
풀잎 같은 이름 하나라도
더 달고 싶어 조바심하는
저 신록들을 보아라


 

잊혀지는 것이 두려워
심지어 산자락 죽은 돌에다
허공을 새겨놓은 시인도 있다


묻노니 처음이란 고향 집 같은 것일까

나는 그곳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나의 집은 어느 풀잎 속에 있는지
아니면 어느 돌 속에 있는지
갈수록 알 수 없는 일 늘어만 간다.

 

 

 

 

 

 

- 사진은 '단양 느림보강물길'을 걷다가 '석문' 사이로 보이는 '도담리마을'을 찍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