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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깨우치는 한마디

[정민의 세설신어] [438] 구전지훼(求全之毁)

by 맥가이버 Macgyver 2017. 10. 19.




 


 


 


 
 
 
 구전지훼(求全之毁)    
 

[정민의 세설신어] [438] 구전지훼(求全之毁)

맹자가 말했다.
"예상치 못한 칭찬(不虞之譽)이 있고,
온전함을 구하려다 받는 비방(求全之毁)이 있다."
'맹자' '이루(離婁)'에 나온다.



여씨(呂氏)의 풀이는 이렇다.
"행실이 칭찬을 얻기에 부족한데도

우연히 칭찬을 얻는 것이 바로 예상치 못한 칭찬이다.
비방 면하기를 꾀하다 도리어 비방을 불러온 것이

바로 온전함을 구하려다 받는 비방이다.
비방하고 칭찬하는 말이 반드시 다 사실은 아니다



(行不足以致譽, 而偶得譽, 是謂不虞之譽.
求免於毁而反致毁, 是謂求全之毁.
毁譽之言, 未必皆實)."



사람들은 겉만 보고 판단하고,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듣고 보는 데 따라 칭찬과 비방이 팥죽 끓듯 한다.
잘하려고 한 일인데 비방만 얻고 보니 서운하다.
어쩌다 그리된 일에 칭찬 일색은 멋쩍다.
그러니 세상의 칭찬과 비방은 개의할 것이 못 된다.



다산은 이런 여씨의 풀이가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맹자요의(孟子要義)'에서 이렇게 풀었다.


"칭찬을 원해 칭찬을 얻은 것은 예상치 못한 것이 아니다.
대저 사람이 어떤 일을 만나 마음을 믿고 곧게 행하여

헐뜯거나 비방받는 것을 피하지 않았는데,
도리어 혹 이 일로 칭찬을 얻는 것, 이것이 예상치 못한 칭찬이다.
어쩌다 잘못되어 비방을 얻는 것은 온전함을 구하려다 얻는 비방이 아니다.
반드시 잘못을 저지른 뒤에 또 이를 이어 허물과 잘못을 꾸며서
그 자취를 감추려다가 도리어 이 일로 비방이 더하게 되는 것이
바로 온전함을 구하려다 얻는 비방이다."



다산의 말뜻은 이렇다.
예상치 못한 칭찬은, 옳은 일이기에 욕먹을 각오를 하고 했는데,
다행히 사람들이 진심을 알아주어서 얻게 된 칭찬이다.
온전함을 구하려다 얻는 비방은

나쁜 짓을 해놓고 그걸 감추려고 온갖 짓을 다 하다가
결국 들통이 나서 받게 되는 비방이다.
여씨는 사실과 평가는 흔히 엇갈리니

세상의 평가에 연연할 것이 없다고 맹자의 말을 이해했다.

반면 다산의 해석에 따르면 행위의 의도와 평가가 일치한다.
즉 비난이 예상돼도 옳은 길을 가면 생각지 않은 칭찬이 따르고,
제아무리 그럴싸하게 꾸며도

나쁜 짓은 반드시 들통나게 되어 있다는 의미가 된다.


맹자는 누구 손을 들어 주었을까?




정민 | 한양대 교수·고전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