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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허무 / 김선균 詩

by 맥가이버 Macgyver 2018. 1. 9.

 




    허무 / 김선균 詩


    태풍이 지난
    헝클어진 마음엔
    휑한 한 뼘 바람 뿐.


    젊은 꿈 크게 부풀어
    반짝이는 금빛 탑 쌓았나,
    부지런한 흰개미 옥니에
    주저앉은 영광이여,


    헐레벌떡 뛰는 맥박
    파르르 힘겨운 어깨
    두터워지던 낯설은 웃음
    어느 땐 돌게처럼 옆으로
    갈팡질팡 걸어야했던
    눈물 진 야망이여,


    아프고 서럽다.
    고집은 부리면 뭣하게,
    손바닥은 동정을 펼치고
    균들에 점령당한 부르튼 발
    지나온 길이 너덜하다.


    짬을 냈던 사랑마저
    싸늘한 빈 방에 홀로
    앙상한 가슴 살만 남은
    빈 부채를 부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