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2 / 황지우 詩
안녕하신지요. 또 한 해 갑니다 일몰의 동작대교 난간에 서서 금빛 강을 널널하게 바라봅니다 서쪽으로 가는 도도한 물은 좀더 이곳에 머물렀다가 가고 싶은 듯 한 자락 터키 카펫 같은 스스로 발광하는 수면을 남겨두고 가대요 그 빛, 찡그린 그대 실눈에 대조(對照) 해 보았으면, 했습니다
마추픽추로 들어가는 지난번 엽서, 이제야 받았습니다 숨쉬는 것마저 힘든 그 空中國家에 제 생애도 얼마간 걸쳐놓으면 다시 살고 싶은 마음 나겠지요마는 연말연시 피하여 어디 쓸쓸한 곳에 가서 하냥 멍하니, 있고 싶어요 머리 갸우뚱하고 물밑을 내려다보는 게으른 새처럼 의아하게 제 삶을 흘러가게 하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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