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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안부 2 / 황지우 詩

by 맥가이버 Macgyver 2018. 12. 18.



안부 2 / 황지우 詩


 

안녕하신지요. 또 한 해 갑니다

일몰의 동작대교 난간에  서서

금빛 강을 널널하게 바라봅니다

서쪽으로 가는 도도한 물은

좀더 이곳에 머물렀다가 가고 싶은 듯

한 자락 터키 카펫 같은

스스로 발광하는 수면을

남겨두고 가대요

그 빛, 찡그린 그대 실눈에

대조(對照) 해 보았으면, 했습니다

 

마추픽추로 들어가는 지난번 엽서,

이제야 받았습니다

숨쉬는 것마저 힘든

그 空中國家에 제 생애도

얼마간 걸쳐놓으면 다시

살고 싶은 마음 나겠지요마는

연말연시 피하여 어디 쓸쓸한 곳에 가서

하냥 멍하니, 있고 싶어요

머리 갸우뚱하고 물밑을 내려다보는

게으른 새처럼

의아하게 제 삶을 흘러가게 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