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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글 모음

나에게는 이런 사람이 있다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3. 21.
나에게는 이런 사람이 있다
 
  
만날 수 있는 지를 갑자기 물어 와도
하던 일을 멈추고 달려 나갈 사람이 있다.
이유를 모르는 채로도
한없이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눈빛으로 하는 말을 듣기 위해
오래 바라보아야 하는 사람이 있다.

 

지나가는 어설픈 말에도
목을 뒤로 젖히며 힘껏 웃어주는 사람이 있다.

 

내가 남긴 음식을
기다렸다는 듯이 맛나게 먹는 사람이 있다.

 

기다리는 동안 들었던 아름다운 음악이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옆 테이블에서 담소하는 다른 사람들을
한 번도 바라보지 않게 하는 사람이 있다.

 

고운 얼굴에는 늘 기쁨과 감사의 빛이 있어
사방이 어두워진 줄을 모르게 하는 사람이 있다.

 

단 십 여분의 만남으로도 레몬 녹인 물에
목욕한 기분이 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

헤어지기 위해 일어서야 하는 시간이
늘 아쉬운 사람이 있다.

 

단 한 번도 언제 다시 만날 거라는
약속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럼에도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게 하는 사람이 있다.

 

언제나 돌아오는 길에는 꼭 했어야 하는 말이
너무 많이 남은 것 같은 사람이 있다.

 

집까지 잘 도착했는지의 염려보다
새로 생긴 또 다른 그리움 때문에
기쁨만큼 오래가는 아픔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 있다.
  
기다리면서 가졌던 설레임과 나의 자리까지
천천히 걸어 들어오던 모습과 그 순간 시간마저
잠시 쉬어가게 하는 그 빛나는 얼굴과 유쾌한 말들과
그리고 긴 아쉬움 때문에 며칠은 잠이 들떠
이유 없이 웃는다든가
이유 없이 식사를 거르게 하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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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2006년 1월 17일(화) 강촌 검봉/봉화산 연계산행 時

'강선봉'을 오르는 도중에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