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겨울나무의 꿈 / 이수인

by 맥가이버 Macgyver 2011. 1. 9.

겨 울 나 무의 꿈   


 


      - 이수인 - 


 


나무는 꽃 피울 희망 하나로 긴 겨울을 보낸다

 

차가운 북풍  온몸을 흔들어도 뿌리가 깊은 나무는 흔들림이 적다

 

초록이 풍성한 봄을 기다리는 나무에게 벗겨진 아픔은 하나의 시련이다

 

벗어버린 빈 가지에 새 한 마리 날아들지 않는 절대 고독의 겨울

 

그러나 깊은 밤 어느새 내려온 별들이 가지 끝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초승달도 간간 가지 사이에 앉아 날이 밝는 줄 모르고 밤을 꼬박 지새운다

 

가지에 몇 개의 초롱한 별이 내려오면 초저녁 밤이다

 

가지마다 별 떨기들이 초롱초롱 꽃을 피우면 깊은 밤이다

 

가지에 초승달이 걸터앉아 졸고 있으면  새벽녘이다

 

이렇게 나무는 사람들이 모르는 저만의 사연을 엮어가며 긴 겨울밤을 보낸다

 

오직 봄에 피워내야 할 푸른 잎사귀와  꽃을 위하여

 

혹독한 추위와 고독의 시간을 보내지만 우리가 모르는

 

또 하나의 애틋한 겨울 이야기가 숨어있다

 

그것마저 꽃피울 봄을 기다리는 지혜로운 나무의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