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 / 고정희 by 맥가이버 Macgyver 2011. 1. 15.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 / 고정희 무덤에 잠드신 어머니는 선산 뒤에 큰 여백을 걸어두셨다 말씀보다 큰 여백을 걸어두셨다 석양 무렵 동산에 올라가 적송밭 그 여백 아래 앉아 있으면 서울에서 묻혀온 온갖 잔소리들이 방생의 시냇물 따라 들 가운데로 흘러흘러 바다로 들어가고 바다로 들어가 보이지 않는 것은 뒤에서 팽팽한 바람이 멧새의 발목을 툭, 치며 다시 더 큰 여백을 일으켜 막막궁산 오솔길로 사라진다 오 모든 사라지는 것들 뒤에 남아있는 둥근 여백이여 뒤안길이여 모든 부재 뒤에 떠오르는 존재여 여백이란 쓸쓸함이구나 쓸쓸함 또한 여백이구나 그리하여 여백이란 탄생이구나 나도 너로부터 사라지는 날 내 마음의 잡초 다 스러진 뒤 네 사립에 걸린 노을 같은, 아니면 네 발 아래로 쟁쟁쟁 흘러가는 시냇물 같은 고요한 여백으로 남고 싶다 그 아래 네가 앉아 있는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꿈★은 이루어진다.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감동과 깨달음☞ > ♡ 좋은 시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0) 2011.01.15 생명 / 고정희 (0) 2011.01.15 당신도 저물고 있습니까? 저녁노을 / 도종환 (0) 2011.01.14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도종환 (0) 2011.01.14 겨울나무의 꿈 / 이수인 (0) 2011.01.09 관련글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생명 / 고정희 당신도 저물고 있습니까? 저녁노을 / 도종환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도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