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 하청호 詩 겨울 숲에 서면 기도하는 나무를 본다
잎새의 반짝이는 몸짓도 떠나 보내고 온갖 풀벌레들의 재잘거림도 비워 버리고
떠나간 모든 것들을 위해 외곬로만 우러러 기도하는 어머니 같은 나무를 본다
어쩌다 별빛 고운 날이면 흔적만 남은 아이들의 눈망울을 별들 속에 헤아리고
이제 모든 것을 주어 버리고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어머니 같은 나무를 본다
이 겨울 혼자서 북풍을 맞고 서서 기도로 지새우는 은혜로 선 겨울 어머니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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