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가슴으로 읽는 시 - 강경화의 메타세콰이어 길에서

by 맥가이버 Macgyver 2016. 11. 25.

 

 

 

 

 

  

 

 

 

메타세콰이어 길에서 / 강경화


저마다의 속도로

푸른 시간이 흐른다
하늘은 전하지 못해

웅크린 말들처럼
우거진 잎 사이마다

그렁그렁 갇혀 있다

번지는 마음보다

늘 더딘 걸음걸이
그늘 한쪽 휘청일 때

주춤대며 또 멎는다
스스로 일으킨 먼지가

발등을 덮어온다


그대의 기억 속에

나는 잘 있나요
그리움은

그 얼마나 빛나다 사라졌을까
푸르던 한때가 떨어져

먼 길부터 젖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