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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봄은 떠나가지만 / 이효녕 詩

by 맥가이버 Macgyver 2017. 5. 4.
 








봄은 떠나가지만 / 이효녕 詩


몇 번이나 길을 물어도
눈부심에 꽃이 지는 봄은 가고
한량없이 쏟아지는 햇살 아래
푸른 잎사귀에 새긴 거리마다
연등이 대신 불을 밝혀 놓고
그렇게 봄은 떠나갑니다


꽃잎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려
더 길어진 내 모가지
내가 있을 곳 막연하게 버리고
도로 위로 올라가는 푸른 살결들
야생화보다 풋풋하게 돋아나는 풀잎
누군가 닿을 다음 계절의 역입니다


사랑이 더 무성해져
아주 깊이 닿을 것 같은 이 시간
아아, 고백하건대
떨어지는 꽃잎이 서글퍼 보여
마지막 가는 영혼 만나 보려고
꽃그늘에 묻혀 떠나가는 봄날
꽃잎이 떨어져 내 가슴 위로 쌓여가면
아름다운 사랑만 기억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