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동과 깨달음☞/☆ 깨우치는 한마디

[정민의 세설신어] [417] 사소팔다 (四少八多)

by 맥가이버 Macgyver 2017. 5. 17.

 

 

 

 


 

 




  

 

사소팔다 (四少八多)  

  

 

[정민의 세설신어] [417] 사소팔다 (四少八多)


줄여야 할 것을 줄이고, 늘려야 할 것을 늘리는 것이 양생의 기본이다.

반대로 하면 망한다.

먼저 네 가지 줄여야 할 것의 목록.

'배속에는 밥이 적고, 입속에는 말이 적다.

마음속에는 일이 적고, 밤중에는 잠이 적다.

이 네 가지 적음에 기댄다면 신선이 될 수가 있다.

(肚中食少, 口中言少. 心頭事少, 夜間睡少. 依此四少, 神仙可了.)'


사람들은 반대로 한다.

배가 터지게 먹고, 쉴 새 없이 떠든다.

온갖 궁리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잠만 쿨쿨 잔다.

쓸데없는 생각이 많고 이런저런 궁리에 머리가 맑지 않다.

실컷 자고 일어나도 몸이 늘 찌뿌듯하다.

그러는 사이에 몸속엔 나쁜 찌꺼기가 쌓이고, 맑은 기운은 금세 흩어진다.

밥은 조금 부족한 듯 먹고, 입을 여는 대신 귀를 열어라.

생각은 단순하게, 잠은 조금 부족한 듯 잔다.

정신이 늘 깨어 있어야 마음이 활발해진다.

음식 섭취를 줄여야 속이 가뜬하고 몸도 개운하다.

'수진신록(修眞神祿)'에 나온다.


이번에는 늘려야 할 것의 항목들이다.

'앉아 있는 것이 다니는 것보다 많고, 침묵이 말하는 것보다 많아야 한다.

질박함이 꾸미는 것보다 많고, 은혜가 위엄보다 많아야 한다.

양보가 다툼보다 많고, 개결함이 들뜸보다 많아야 한다.

문을 닫고 있는 것이 문밖에 나가는 것보다 많으며, 기뻐함이 성냄보다 많아야 한다.

이 같은 것을 늘상 늘리려 애쓰면 복을 얻음이 절로 한없어지리라.

(坐多於行, 默多於語, 質多於文, 恩多於威, 讓多於爭, 介多於泛,

閉門多於出戶, 懽喜多於嗔怒. 如此常貪多, 獲福自無量.)'

'복수전서(福壽全書)'에 나온다.


엉덩이를 딱 붙이고 앉아 있어야 진기(眞氣)가 쌓인다.

입을 다물면 기운이 흩어지지 않는다.

화려하게 꾸미는 것은 질박함만 못하다.

따뜻이 베푸는 은혜가 무게를 잡는 위엄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당장 손해로 보여도 양보가 더 많은 것을 가져다준다.

설렁설렁 덜렁대는 것은 개결하고 야무진 단속을 당할 수 없다.

문을 닫아걸고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좋다.

안을 비우고 밖을 덜어낸다.

안으로 향하는 시간을 늘리면 밖으로 나돌던 정신이 수습된다.

사람이 차분해지고, 내면이 충실해진다.


정민 | 한양대 교수·고전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