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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다 바람 같은 거야

by 맥가이버 Macgyver 2018. 2. 28.
 






다 바람 같은 거야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독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들을
떨어뜨리듯 덧없는 바람 불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일 뿐인 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리
결국 잡히지 않는 게 삶인 걸
애써 무얼 집착하리


다 바람인거야

그러나 바람 그 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 가는 게 좋아


글. 묵연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