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 이영광 詩
두부는 희고 무르고 모가 나 있다 두부가 되기 위해서도 칼날을 배로 가르고 나와야 한다
아무것도 깰 줄 모르는 두부로 살기 위해서도 열두 모서리, 여덟 뿔이 필요하다
이기기 위해, 깨지지 않기 위해 사납게 모 나는 두부도 있고 이기지 않으려고,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모질게 모 나는 두부도 있다
두부같이 무른 나도 두부처럼 날카롭게 각 잡고 턱밑까지 넥타이를 졸라매고 어제 그놈을 또 만나러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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