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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풍경 / 박노해 詩

by 맥가이버 Macgyver 2018. 11. 30.



풍경 / 박노해 詩

내가 지나온 풍경은
늘 초라하고 그늘 지고 거칠었다.
그것이 나의 슬픔이었다.

더 슬픈 것은 내 마음이 나도 모르게
내가 서 있는 풍경을
조금씩 닮아 가는 거였다.

지금 내가 서 있는 풍경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달라질 것 없이
거칠고 가파르고 초라하리라.

그래도 내 마음속 풍경이
늘 맑고 따뜻할 수 있다면

밖이 험할수록 내 안이 더욱 더
환하디 환한 슬픔일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