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그대 붉은 절망 앞에서 / 김금용 詩
동백꽃 찾아 한 숨 안 쉬고 날아온 동박새 봄은 산보다 바다가 먼저라고 일렀을까 사정없이 일어서는 봄은 파도 끝에 매달려온다고 일렀을까
속절없이 무릎 꿇는 바다 앞에서 목숨 떨어뜨리는 붉은 동백꽃의 절망 차라리 바다에 죽어 고해성사 하고픈 한 가닥 바램이 남았을까 오동도 산자락 너머 향일암 높은 절벽까지 까마득히 길을 막는 동백향 짙은 그림자 어둠 벗겨내는 첫 새벽 간절한 기도 아래 봄맞이 해돋이를 바라보는 사람들 곁에 잔인하게 모가지채 떨어지는 동백, 그대 붉은 절망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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