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걷기 좋은 길 4선]
제주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남해 바래길, 강진 바스락길, 제천 자드락길
춘풍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3월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평년보다 3~5일 정도 빠르게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봄꽃들이 개화할 것이라고 한다.
남부지방은 3월 중순만 되어도 봄꽃들이 여기저기서 피어난다.
3월의 걷기 좋은 길은 남부지방에 몰려 있다.
아름다운 봄의 전령을 마중 나가는 길들이다.
제주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에서는
유채꽃, 진달래, 개나리를 만나며, 용머리해안 고유의 지형을 관찰할 수 있다.
남해 바래길은 봄 섬산만의 특별한 운치를 즐길 수 있으며,
강진 바스락길에선 천년고찰 백련사와 흐드러진 동백꽃을 따라 걸을 수 있다.
제천 자드락길을 걸으면 봄바람에 잔물결 이는 청풍호를 만끽할 수 있다.
이 길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월간〈山〉홈페이지 san.chosu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주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세계적으로 희귀한 화산 지질과 유채꽃 구경
제주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은
80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제주 최고의 해안 경관지를 둘러보는 걷기 길이다.
기기묘묘한 바위와 절벽과 굽이치는 파도가 어우러진 절경을 맛볼 수 있다.
비교적 최근인 2014년에 조성됐으며, 서귀포시 안덕면을 도는 2개의 코스로,
용머리해안을 기점으로 서쪽으로 도는 A코스(14.5km)와 동쪽으로 도는 B코스(14.4km)가 있다.
산방산은 395m 높이로 마치 기둥처럼 융기한 바위산이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매력적인 산세를 자랑한다.
산에 길이 150m에 달하는 동굴이 있어 산속의 굴을 뜻하는 ‘산방山房’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산방산과 서쪽에 솟은 단산(158m) 사이의 벌판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노란색 유채꽃밭이 군데군데 펼쳐져 있다.
두 코스 모두 하루 걷기에 짧지 않은 거리고 오르막이 있는데다
이 일대는 바닷바람이 워낙 센 편이라 시간적·체력적으로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코스 전부를 돌기 어렵다면 산방산과 단산, 용머리해안 정도의 하이라이트 구간만 걸어도 좋다.
산방산·용머리해안 통합관람권은 입장료 2,500원을 받는다.
남해 바래길
명승지 탐승하며 봄 섬 산 만끽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남해에는 섬 전체 둘레를 따라 남해바래길이 조성돼 있다.
현재 총 8개 코스, 120km가 개통돼 있다.
바래길은 바다를 생활터전으로 가족의 생계를 위해 갯벌이나 갯바위로 나가 해산물을 채취하러 다니던 길을 말한다.
바래길은 남해 명승을 세 군데나 지난다.
제1코스인 다랭이지겟길은
유채꽃이 만발한 명승 제15호로 지정된 가천 다랭이마을을 지나며,
제6코스 말발굽길은 명승 제71호 죽방렴을 지난다.
상주면에 있는 제2코스 앵강다숲길은 명승 제39호 금산을 바라보며 해안을 따라 돈다.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감상하며, 주상절리 해안절벽과 사철 푸르른 상록수 숲을 걸으며 쪽빛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조선 3대 문학작품 중의 하나인 <구운몽>을 쓴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인 노도도 먼발치에 보인다.
또한 남해군은 지난해 말부터 바래길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탐방객들이 길을 찾는 데 불편을 겪던 갈림길에 간이안내판을 설치하고,
어린이나 걷기 불편한 탐방객들을 위한 보행매트와 시선 유도봉도 설치했다.
바래길 트레킹을 즐긴 후에는 갯벌 체험도 할 수 있다.
강진 바스락길
정약용 흔적 따라 바스락바스락 걷는 길
강진 바스락길은 강진 백련사에서 해남 대흥사에 이르는 37.4km의 걷기 길이다.
전라남도가 야심차게 추진한 ‘남도 명품길’ 조성 사업의 하나로,
해남 미황사 ‘달마고도’와 함께 첫 번째 사업으로 만든 전남 대표 걷기 길이다.
낙엽을 밟을 때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어 바스락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전체 코스 중 3월에 찾기 좋은 길은 1코스인 ‘인연의 길’이다.
백련사에서 다산초당과 석문공원을 거쳐 도암면 소재지에 이르는 8km 구간이다.
이 코스가 ‘인연의 길’로 불리는 것은 19세기 초 이 오솔길을 통해
다산 정약용 선생이 백련사의 혜장선사와 아름다운 우정과 배움을 나눈 인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백련사로 오르는 길 양 옆은 동백나무가 우거져 있어 3월이면 붉은빛으로 흐드러진 동백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다산선생이 10여 년의 유배기간 동안 500여 권의 책을 저술한 다산초당,
남도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석문공원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만덕산과 석문산을 연결해 주는 사랑플러스구름다리도 건너볼 만하다.
석문산 바위에 전해오는 전설에서 따온 이름으로 ‘사랑이 넘쳐 구름 위에 서 있다’는 의미를 지닌 출렁다리다.
제천 자드락길
봄바람 휘날리는 청풍호 만끽하는 길
제천 자드락길은 청풍호수 주변의 나지막한 산을 오르내리는 총 58km의 걷기길이다.
자드락길이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이란 뜻이다.
전체 7개 코스 중 봄바람을 만끽하기 가장 좋은 괴곡성벽길은
해발고도 113m에서 시작해, 200~300m대의 능선을 따르는 전체 11.4km 코스다.
발 디딤이 푹신하고, 오르막이 길지 않아 여유롭다.
괴곡성벽길이라는 이름은 과거 삼국시대 격전지였던 데서 유래한다.
청풍강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전쟁이 치열해 이곳 능선은 자연성벽 구실을 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즐길 거리가 많다.
청풍랜드에는 번지점프와 순간 속도 120km로 공중을 나는 이젝션시트,
80m의 반원을 그리며 하늘을 나는 빅스윙 등 레저기구가 다양하다.
지난해 3월 개장한 청풍호반케이블카는 개장 6개월 만에 이용객 60만 명을 돌파한 새로운 명소다.
청풍문화재단지는 청풍호 건설로 수몰된
5개면 61개 마을의 문화유산들을 이전해 둔 곳으로 청풍호수를 대표하는 역사공간이다.
청풍호 벚꽃은 대개 3월 말부터 조금씩 개화하기 시작한다.
글 서현우 기자 사진 C영상미디어, 조선일보DB
출처 : Copyrights ⓒ 월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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