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나 사라질 땐 빈손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날 때
나는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았었다.
살만큼 살다가 이 지상의 적(籍)에서
사라져 갈 때에도 빈손으로 갈 것이다.
그런데 살다 보니
이것 저것 내 몫이 생기게 된 것이다.
물론 일상에 소용되는 물건들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없어서는 안될 정도로 꼭 요긴한 것들 만일까?
살펴볼수록 없어도 좋을 만한 것들이 적지 않다.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히어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법정스님의 무소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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