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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행 필수 장비] 국립공원이 알려주는 산악사고 예방팁 - 오색 쉼터 저체온증 사망사고

by 맥가이버 Macgyver 2022. 12. 3.

날씨 풀렸다고 겨울 배낭 줄인다? 큰일날 소리!

글·사진 박용환 설악산국립공원 백담분소장
 
 

국립공원이 알려주는 산악사고 예방팁 - 오색 쉼터 저체온증 사망사고

작년 11월 오색-대청봉 구간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남성을 이송하고 있다.
 

2021년 11월, 그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오후부터 찬바람이 불면서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져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다. 그날 중청대피소의 아침 기온은 영하 4℃, 풍속 17.4m/s, 체감온도는 영하 15℃였다. 설악산 능선의 바람은 한겨울 못지않게 차가웠다. 

오후 2시경, 구조 신고가 들어왔다. 지나가던 탐방객이 오색에서 대청봉으로 이어진 코스의 2쉼터에 등산객 한 명이 쓰러져 있다고 신고했다. 출동한 국립공원 구조대원이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사고자는 산행 중 비를 맞아 옷이 젖어 있었고, 갑작스런 추위로 저체온증과 탈진 현상을 보이며 온몸이 경직되어 운명을 달리했다.

 

사고자는 젊은 남성(33세)으로 한참 꿈을 펼칠 나이라서 더욱 안타까웠다. 그날은 비가 와서인지 오색-대청봉 구간에 탐방객이 많지 않았다. 신고가 조금만 빨랐거나 겨울에 맞는 복장을 제대로 갖추고 왔다면 혹시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더욱 아쉬움이 컸던 사고였다. 

 

산에서는 해발고도 100m 상승 시 0.8℃씩 기온이 내려간다. 설악산 고지대는 도심과 10℃ 정도의 기온차가 생긴다. 도심은 영상의 기온이라 해도 산 정상이나 그늘진 곳은 영하의 맹추위가 지속되는 곳이 많다. 때문에 겨울 산행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며 동상에 주의해야 한다. 보온과 방수가 가장 중요하다. 

 

동상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체력 안배와 찬바람에 노출되는 신체 부위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겨울 산행에서 안전사고는 누구나 겪을 수 있으며, 철저한 준비만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겨울 산행 장비를 휴대하고 산행에 앞서, 일기예보와 일몰시간 적설량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높은 산으로 갈 때는 오후 4시 이전에 산행을 마무리할 수 있는 코스를 잡아야 한다. 아래의 필수 장비 외에 스틱, 보온병, 헤드랜턴, 여벌 의류와 양말도 휴대하면 안전한 겨울산행에 도움이 된다. 

 

겨울 산행 필수 장비

 

1 등산화 

겨울에는 눈이 등산화로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

발목 부위가 길고 바닥창이 두꺼워 단열과 충격을 분산하고 방수가 잘 되는 중등산화를 준비해야 한다. 울wool 소재 양말을 신으면  땀이 나서 젖어도 일반 양말보다 보온력 유지와 통기성이 우수하다. 

 

2 오버재킷&오버트라우저 

산행 중 눈과 비, 바람을 막아주는 중요한 장비다.

오버트라우저는 비바람을 막아 주는 방수 소재의 덧바지. 기상 변화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중요한 장비. 방수 기능과 통기성이 좋고 가벼워야 사계절 배낭에 휴대하기 수월하다. 

 

3 보온의류 

보온력이 좋고, 가벼우며 부피가 작은 의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소재에 따라 다양한 보온의류가 있으며 가격은 천차만별. 같은 중량의 다운이라도 필파워가 높은 제품이 보온성이 더 좋다. 필파워란 우모의 복원력으로 1온스(28.345g)의 다운이 최대한 부풀어 오르는 부피를 입방인치로 표시한 것.

 

4 장갑 

산행 중 눈이나 얼음을 만지는 경우가 많아서 방수되는 제품이 유용하다.

저지대에서는 합성섬유 소재인 파일 장갑을 끼고, 고지대나 추운 곳에서는 우모를 내장재로 사용한 장갑이 보온력이 뛰어나다. 내피·외피가 따로 있는 이중 장갑을, 크기가 넉넉한 것으로 준비하면 보온력도 좋고 편리하다.

 

5 옷 입기(레이어링 시스템) 

산행 시 3겹의 옷을 겹쳐 입는 것이 기본적인데, 속옷은 신체와 직접 닿는 옷으로 촉감이 좋고 신속한 흡수와 빠른 건조가 되는 소재(쿨맥스)를 입는 것이 좋다. 면 소재는 땀 흡수는 빠르지만 날씨가 추운 곳에서는 속옷이 얼어서 산행 시 체온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 

 

보온의류는 양털처럼 원단 표면에 흠집을 내어 보온성과 통기성이 좋은 소재를 조금 넉넉하게 입어 따뜻한 공기를 조금이라도 오래 지속되도록 입는 것이 요령이다. 

 

겉옷은 방수와 통기성이 잘 되는 옷으로 택해, 날씨에 따라 입고 벗기를 잘 조절해 산행 시 체온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기능성 의류를 겹쳐 입는 것이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된다.  

 

6 스패츠 

눈이 오거나 비가 내릴 때 등산화 안쪽으로 들어오는 습기나 눈을 막아 양말이 젖는 것을 막고 동상을 예방할 수 있다.

여름철엔 낙엽이나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을 짧은 스패츠가 좋고, 겨울철 눈이 많은 설산은 긴 스패츠가 좋다. 

 

7 아이젠 

얼어붙은 결빙 지역에서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장비.

다양한 종류의 아이젠이 있지만 산행 시에는 체인 형태의 아이젠이 탈부착이 쉽고 휴대가 편리해 많이 사용한다. 

 

8 발라클라바(목출모) 

목과 얼굴 보온용 장비.

동상은 신체의 노출된 피부, 특히 얼굴, 귀, 손, 발에 많이 발생하는데 얼굴 부위의 보온 장비이다. 

 

9 방한모 

겨울철 체온의 30%가 머리에서 손실된다.

체온 유지를 위해 추운 날씨에 방한모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

 

10 고글 

눈 쌓인 겨울산은 햇빛이 반사돼 눈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오랫동안 자외선에 노출되면 시력 저하까지 초래할 수 있어 설산에서는 필수품이다.  

 

월간산 12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