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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글 모음

인연은 한번 밖에 오지 않는다 / 신경숙

by 맥가이버 Macgyver 2006. 2. 15.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 / 신경숙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못했던 탓으로 내 곁에서 사라지게 했던 사람들

    한때 서로 살아가는 이유를 깊이 공유했으나

    무엇 때문인가로 서로를 저버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관계의 죽음에 의한 아픔이나 상실로 인해

    사람은 외로워지고 쓸쓸해지고 황폐해지는 건 아닌지

    나를 속이지 않으리라는 신뢰,

    서로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주는 사람이 주변에 둘만 있어도

    살아가는 일은 덜 막막하고 덜 불안할 것이다.

     

    마음 평화롭게 살아가는 힘은

    서른이 되면, 혹은 마흔이 되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 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내 아픔과 기쁨을 자기 아픔과 기쁨처럼 생각해주고,

    앞뒤가 안 맞는 얘기도 들어주며,

    있는 듯 없는 듯 늘 함께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있는 사람들만이 누리는 행복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것이 온전한 사랑이라는 생각도,

    언제나 인연은 한 번밖에 오지 않는가도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그랬다면 지난날 내 곁에 머물렀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덜 줬을 것이다.

     

    결국 이별할 수밖에 없는 관계였다 해도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시의 한 구절처럼 우리가 자주 만난 날들은 맑은 무지개 같았다고

    말할 수 있게 이별했을 것이다.

     

    진작,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위 사진은 2006년 1월 17일(화) 강촌 검봉/봉화산 연계산행 時

'강선봉'을 오르는 도중에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