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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바람의 말 / 마종기 (바람이 전하는 말 / 조용필)

by 맥가이버 Macgyver 2008. 6. 13.
 

 

바람의  말 /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의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바람이 전하는 말 / 조용필

 

 

내 영혼이 떠나간 뒤에 행복한 너는 나를 잊어도

어느 순간 홀로인듯한 쓸쓸함이 찾아올 거야

바람이 불어오면 귀 기울여봐

작은 일에 행복하고 괴로워하며

고독한 순간들을 그렇게들 살다 갔느니

착한당신 외로워도 바람소리라 생각하지마

 

너의 시선 머무는 곳에 꽃씨하나 심어놓으리

그 꽃나무 자라나서 바람에 꽃잎 날리면

쓸쓸한 너의 저녁 아름다울까

그 꽃잎 지고나면 낙엽의 연기

타버린 그 재속에 숨어있는 불씨의 추억

착한당신 속상해도 인생이란 따뜻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