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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입산시간지정제, 설악산 비롯 6개 국립공원으로 확대

by 맥가이버 Macgyver 2014. 2. 11.

국립공원 입산시간지정제, 설악산 비롯 6개 국립공원으로 확대

  • 글·신준범 기자
  • 사진·양계탁 객원기자

 

    5월 16일부터 본격 시행… 대승령과 한계령삼거리에 초소 세워 통제
    설악산국립공원 측, "작년 지리산에서 벌어졌던 등산객들과의 마찰은 없을 것"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박보환)은 입산시간지정제를 5월 16일부터 설악산, 치악산, 가야산, 오대산, 소백산, 월악산으로 확대 시행한다. 입산시간지정제는 지난해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처음 시작했다. ‘일몰 후부터 일출 2시간 전’으로 제한하던 기존의 통제기준을 산행 소요시간 등 구간별 실정에 맞게 지정한 제도다. 즉 기점별로 구체적인 시간을 지정해 입산을 제한한다. 예를 들면 대피소 가까운 곳에 있는 백담탐방지원센터에서는 14시 이후(동절기 기준)부터 산행을 제한하고, 대피소가 비교적 먼 한계령휴게소에서는 오전 10시 이후(동절기 기준)부터 산행을 제한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재난안전부 윤명수 차장은 “기본적인 정보 없이 무작정 국립공원을 찾아와 무리한 산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야간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제도를 확대 시행하게 되었다”며 “홍보 기간을 거쳐 5월 16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2015년부터는 전 국립공원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 설악산 소청대피소에서 본 용아장성릉.

 

입산시간은 동절기(11~3월)에는 새벽 5시부터,하절기(4~10월)에는 새벽 4시부터다. 입산가능시간은 모든 기점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설악산은 동절기 새벽 4시부터, 하절기 새벽3시부터다. 입산이 제한되는 통제시간은 기점별로 다르다. 기점별 자세한 입산시간은 도표 참조.

이번에 확대되는 6개 국립공원 중 치악산, 가야산, 오대산, 소백산, 월악산의 경우 등산로 상에 대피소가 없는 당일산행 코스이기에, 입산시간을 지정해도 등산객들에게 별다른 변화는 없다. 가령 가야산의 경우 동절기 기준 해인사에서 오후1시 이전에 대부분의 등산객이 산행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불법적인 국립공원 야영산행을 하려는 것이 아닌 이상, 입산시간지정제가 시행된다고 해서 등산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그러나 대피소가 있는 설악산은 얘기가 다르다. 지난해 지리산에서 있었던 등산객과 관리공단의 마찰에서 보듯, 대피소 미예약자들의 강제하산 조치로 인한 마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약간 다른 제도를 시행한다. 산입구와 대피소에 입산시간을 지정한 타 국립공원과 달리 대승령과 한계령삼거리, 무너미고개 같은 등산로 상의 주요길목에 초소를 세워 입산시간을 제한한다.

 

가령 한계령휴게소에서 동절기 기준 입산지정시간인 10시 이전에 산행을 시작했더라도 한계령삼거리에 12시(중청 방향) 전까지 도착하지 못하면 하산해야 한다. 설악산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지리산에서 생긴 트러블이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탐방시설과 김기찬 주임은 “대승령이나 한계령삼거리 같은 거점 근무지에는 초소를 세워 적극적으로 통제한다”고 밝혔다. “산 입구에서 대피소 예약자 명단을 확인해 비예약자가 올라가는 걸 차단할 예정”이며, “지리산에서 지난해 강력한 계도를 한 탓인지 무작정 대피소를 찾는 비예약자가 줄어들어 실랑이를 벌이는 일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비예약자가 있을 경우 직원 인솔 하에 하산을 유도할 예정이며, 하산할 체력이 남아 있지 않은 사람과 부상자에 한해 특별 수용할 계획이다. 또한 약간의 유연성을 발휘해 대피소 예약을 한 사람의 경우 산입구나 기점 초소에서 1시간 정도 입산 제한 시간을 연장할 용의가 있다고 한다.

반면 입산시간 지정제를 어겼을 경우 1회 적발 시 10만 원, 2회 적발 시 20만 원, 3회 적발 시 3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에 대해 코오롱등산학교 박승기 강사는 “시민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찬성이지만 무조건 통제하는 것은 지나친 방법일 수 있다”며 “훈련 목적 등의 특수한 경우에는 허가를 하는 등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산악인으로서의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