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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무인등대 / 정호승

by 맥가이버 Macgyver 2014. 9. 21.

 

                                                   

 

무인등대 / 정호승

 


등대는 바다가 아니다

등대는 바다를 밝힐 뿐

바다가 되어야 하는 이는

당신이다

 

오늘도 당신은 멀리 배를 타고 나아가

그만 바다에 길을 빠뜨린다

길을 빠뜨린 지점을

뱃전에다 새기고 돌아와

결국 길을 찾지 못하고

어두운 방파제 끝

무인등대의 가슴에 기대어 운다

 

울지 마라

등대는 길이 아니다

등대는 길 잃은 길을 밝힐 뿐

길이 되어야 하는 이는 오직

당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