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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추발(追拔)·도마(跳馬)·마장마술(馬場馬術)… 알고 보자, 아시안게임

by 맥가이버 Macgyver 2014. 11. 21.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추발(追拔)·도마(跳馬)·마장마술(馬場馬術)… 알고 보자, 아시안게임

  • 유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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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아시안게임 종목별 한자어

    추격해 선두 뺏는 사이클 '추발'
    역도 '인상', 한번에 바벨 올리기
    태권도의 보호 착용기구 '호구'

    오래전 TV 개그 프로그램에 이런 우스개가 있었다. 교사가 "역도에서 '인상'과 '용상'의 차이가 뭔지 아는 사람?" 하고 묻자 한 학생이 손을 들고 대답했다. "'인상'은 인상을 쓰면서 하는 것이고, '용상'은 용을 쓰면서 하는 겁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인상'에 대해 '바벨을 두 손으로 잡아 한 번의 동작으로 머리 위까지 들어 올려 일어서는 종목', '용상'은 '바벨을 두 손으로 잡아 한 동작으로 일단 가슴 위까지 올려서 한 번 받쳐 든 다음, 허리와 다리의 반동을 이용하여 다시 머리 위로 추어올린다'고 해설했다. 이걸 다 외워야 할까? 인상(引上)의 인은 '끌 인(引)'이고 용상(聳上)의 용은 '솟을 용(聳)'이다. 바벨을 들어 올리는 것은 한 번에 할 수 있지만, 위로 솟구치게 하려면 일단 가슴까지 올리고 난 뒤에야 가능하다.

    역도뿐 아니라 사이클·수영·승마·체조·사격 등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펼쳐지는 스포츠 경기에는 이렇듯 한자 뜻을 제대로 알면 이해가 훨씬 쉬워지는 용어가 많다.

    ◇체조 '도마'와 부엌 '도마'의 차이는

    '사이클 단체 추발에서 메달을 땄다'는 뉴스에서 '추발(追拔)'이란 무슨 뜻일까? '추격(추·追)해서 선두를 빼앗는다(발·拔)'는 의미로, 경기장 양쪽 출발선에서 각각 출발해 서로 추월을 시도하는 경기다. 국제 대회는 선수의 기량 차가 크지 않아 따라잡히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보통 기록경기로 여겨진다.

     

     

    수영의 '접영'은 인터넷에서 '접형'으로 잘못 쓰거나 "왜 영어로 버터플라이(butterfly·나비)냐"는 질문이 나온다. 접영(蝶泳)의 접(蝶)이 바로 나비라는 뜻이다. 두 손을 앞으로 뻗쳐 물을 아래로 끌어 내리는 모습이 나비와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혼계영(混繼泳)'은 배영·평영·접영·자유형 등 여러 수영법을 섞어(혼·混) 이어(계·繼)달리기 식으로 하는 수영이다.

    체조에서 '안마'와 '도마'는 "얘, 이리 와서 아빠 어깨 안마 좀 해 줘" 할 때의 '안마'나 "도마 위에 오른 생선 같다"고 할 때의 '도마'와 같은 뜻일까? '안마(鞍馬)'는 안장(안·鞍)을 얹은 말(마·馬) 모양의 기구 위에서 연기를 하는 남자 체조다. '도마(跳馬)'는 말 모양의 기구(안마에서 손잡이를 뗀 형태)를 뛰어(도·跳)넘는 남녀 경기다. 이렇게 기계를 사용하는 체조를 '기계체조(器械體操)'라고 하는데, 여기서 '기계'는 동력을 써서 움직이는 장치인 기계(機械)가 아니라 연장·기구·그릇 등을 일컫는 기계(器械)다. '주사기는 의료 기계, 비커는 실험용 기계'라고 할 때도 기계(器械)라고 한다.

    ◇'호구(護具) 때문에 호구(虎口) 됐다'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팀이 딴 첫 금메달은 우슈(武術)에서 나왔다. 우슈에는 '투로'와 '산타'라는 종목이 있다. 글자만 봐서는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운 중국어지만, 한자를 보면 뜻을 유추할 수 있다. '투로(套路)'의 '투(套)'는 우리말 '말투'의 '투'로, '일정하게 굳어진 본새나 방식'을 뜻한다. '로(路)' 역시 '방법'이란 뜻이 있다. 무술의 체계적 연속 동작을 보여주고 채점하는 경기다. '산타(散打)'는 '흩뜨려서 친다'로 해석할 수 있는데 손발을 사용한 자유 대련으로 승패를 가르는 것이다.

    "태권도에서 '호구'란 말이 나오는데, 욕 아닌가요?"라는 질문도 심심찮게 나온다. '호구(護具)'는 '몸을 보호(호·護)하기 위해 착용하는 도구(구·具)'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도입한 전자 호구가 태권도의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당시 한국 대표팀이 잘 적응하지 못하자 "호구(護具) 때문에 호구(虎口) 됐다"는 말도 나왔었다. 원래 '호랑이 아가리'란 뜻인 호구(虎口)란 '어수룩해서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조정'은 종목 이름 자체가 오해를 사기 쉽다. "배를 조정('조종'이 맞음)하는 경기 아니냐"고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정(艇)'은 '작은 배'를 뜻하고, '조(漕)'는 '배로 실어 나르다' '배를 젓다'는 의미다. 결국 '조정'은 '배를 저어 속도를 겨루는 경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