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지만 낯선'… 서울을 다시 본다
권승준 기자
인력거·타이거버스 투어…
외국인 관광객처럼둘러본 '서울의 속살'
천천히 구르는 인력거가 고궁을 지난다. 익숙한 풍경인데도 어쩐지 낯선 거리 같다.
호기심 가득한 외국인 관광객처럼 서울을 낯설게 바라보는 여행이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모든 것이 정신없이 돌아가는 거대 도시이면서도 깊은 인간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다양하면서도 때로 상반되는 것들이 환상적으로 공존하는 도시."
이역만리 이국(異國)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그 도시, 서울이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에서 펴낸 시티 가이드는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본 서울의 매력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정말 서울이 이런 도시일까. 너무나 익숙해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그러나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면 서울의 '낯익지만 낯선' 모습을 발견한다.
마치 외국인 관광객처럼 서울의 속살을 둘러봤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어딜까.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2014년)에 따르면 명동(62.4%), 동대문시장(49.8%), 고궁(35%) 순이다.
뻔한 곳이다.
홍대(24%)나 강남역(18.4%)이라고 새로울 것도 없다.
도대체 외국인들은 서울의 무엇을 보고 "상반되는 것들이 환상적으로 공존하는 곳"이라고 했을까.
정답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서울을 새로 발견한다"는 모토 아래 서울 북촌·서촌·명동·청계천 등에서 인력거(人力車) 투어를 하는 '아띠라이더스클럽'을 찾았다.
북촌 한복판에 있는 사무실 앞에는 노란색으로 단장한 인력거가 가지런히 주차돼 있다.
노란색 모자를 쓴 청년들이 반갑게 맞는다. "어디를 발견하러 가고 싶으십니까."
'아띠'의 관광 코스는 총 세 가지.
서울 명동 L7호텔에서 출발해 명동 중심가를 지나 시청, 청계천, 명동예술극장을 거치는 코스(60분)와
북촌 한옥마을, 인사동까지 둘러볼 수 있는 120분, 180분짜리 코스가 있다.
자동차보다도 높은 인력거에 앉으니 주변이 내려다보였다.
인력거가 출발하자마자 주변의 시선이 쏟아진다.
인력거가 잠시 멈춰 있는 사이 옆에 있던 영국인 관광객 이언 앨런스씨가
"하노이에서도 비슷한 인력거를 탔는데, 서울의 것이 훨씬 모던하다"고 말했다.
자신을 '라이더 권'이라고 불러달라는 앳된 얼굴의 인력거꾼은
지나가면서 쳐다보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개화기 종로 한복판을 인력거에 앉아 누비던 벽안(碧眼)의 이방인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다.
쌀쌀한 날씨에 타도 춥지 않다.
바람을 세차게 맞을 만큼 빠르게 달리지 않는다.
명동과 시청을 지나 북촌과 화개길 구두거리로 이어지는 구간에 다다르면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잘 닦인 길 곳곳에 근대 초입의 정취가 서린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골목마다 개성 넘치는 옷과 구두 등을 파는 작은 가게들이 손님을 반긴다.
“향수 한번 뿌려보세요. 이 가게서 주는 무료 샘플 향수는 대나무향이 나서 진짜 좋아요.”
가는 곳마다 ‘라이더 권’의 입에서 설명이 줄줄 나온다.
“여긴 대한민국 2대 대통령이었던 윤보선 선생의 가옥입니다. 99채의 대저택으로 지어졌고요.”
아무나 인력거꾼이 되는 게 아니다.
북촌의 가장 아름다운 ‘북촌 팔경’을 비롯해 조계사, 정동전망대, 성공회성당 등
시내 곳곳에 숨은 역사 명소의 정보와 사연을 “머리에 쥐가 나도록” 공부해야 한다.
인력거 타는 게 좀 부끄러운 사람이라면 버스 투어로 서울 재발견에 나서보는 것도 좋다.
서울엔 지붕이 없는 ‘2층 오픈 버스’와 미국식 ‘트롤리 버스’, 유럽식 ‘서울 파노라마 버스’ 등
3가지 버스가 시내 투어 코스에서 25~30분 간격으로 운행 중이다.
닉네임은 ‘타이거 버스’.
뉴욕의 시티투어 ‘애플 투어’처럼 관광객 인상에 남을 상징으로 호랑이를 붙인 이름이다.
타이거 버스의 매력은 1일 이용권을 구입하면 광화문 또는 동대문을 기점으로 경복궁·경희궁·운현궁 등 고궁과
남산, 청와대, 인사동 등을 거쳐 명동, 동대문시장까지 돌며 얼마든지 승·하차할 수 있는 점이다.
원하는 곳에 내려 관광을 즐기다 다음에 오는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여정을 이어간다.
강북뿐 아니라 강남에서도 봉은사, 청담동 패션거리를 지나는 투어 버스가 운영 중이다.
오전부터 투어 버스를 타고 서울 시내를 관광 중이던 중국 관광객 레이쑨씨에게 “서울의 어디가 좋더냐”고 물으니 손에 들려 있던 루이뷔통 시티 가이드를 내밀며 한 구절을 가리킨다.
“강남의 짜릿한 밤과 북촌의 고풍스러운 고요를 같은 마음으로 즐길 수는 없다.
또 인사동의 아기자기한 골목이나 명동의 번화가를 거니는 기분이 광화문 근처의 고궁들을 거니는 기분과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어느 곳을 가든, 우리를 놀라게 하거나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게 하는 소중한 순간들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은자(隱者)의 왕국이나 고요한 아침의 나라 등의 전형적인 표현은 잊어버릴 것.
왜냐하면, 설령 그런 나라들이 진정 존재했다고 하더라도 결코 서울에 존재한 적은 없으니까.”
아띠라이더스 인력거
아띠라이더스클럽(서울 북촌로5길43 지하1층)에서 만나 출발한다.
인력거 1대당 성인 2명 또는 어린이 3명까지 탈 수 있다.
기본 60분 투어는 평일 4만5000원, 주말 6만원이다.
90분 체험 투어는 평일 6만원, 주말 7만5000원.
명동 코스 L7 명동 호텔(명동역 9번 출구)에서 출발하는 아띠 인력거 코스는 3가지로 나뉜다.
L7 호텔을 시작으로 시청·청계천을 지나 명동 예술극장으로 가는 ‘체험 코스’는 60분에 6만원.
L7 호텔에서 시청·덕수궁·정동길·청계천을 지나 명동 예술극장으로 가는 120분 ‘정동 코스’는 12만원.
L7에서 시청·청계천·북촌 한옥마을·인사동으로 가는 ‘북촌 코스’는 15만원.
L7 명동 투숙객은 20% 할인된 가격에 인력거를 사용할 수 있다.
예약은 L7 명동 트래블 컨시어지(02-6310-1000).
버스 투어
2층 오픈 버스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서 출발한다.
DDP 앞 매표소에서 승차권을 살 수 있다.
각 정류장 이용 차량에서도 현금·신용카드·티머니로 살 수 있다.
버스는 연중무휴.
매일 오전 9시30분부터 동절기 오후 6시 20분까지, 하절기엔 오후 7시까지 운행된다.
성인은 1만5000원, 어린이·청소년은 1만원이다. 1544-4239
미국식 ‘트롤리 버스’와 유럽식 ‘서울 파노라마 버스’는 광화문 동화면세점과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출발한다.
도심·고궁을 도는 1층 버스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 성인은 1만2000원, 어린이는 1만원.
‘서울 파노라마 코스’의 2층 버스와 트롤리 버스는 광화문, 명동, 남산, 63빌딩 등을 돈다.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된다. 성인 1만5000원, 어린이 1만원이다. (02)777-6090
출처 : 조선일보 주말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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