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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여우비 / 이석민 詩

by 맥가이버 Macgyver 2016. 8. 3.

 

여우비 / 이석민 詩

 

 

햇살은 내 그림자를 선명히 땅바닥에 눕히는데

그림자 위로 흥건히 쏟아지는 빗줄기,

그 지나가는 비를 맞으며 생각한다.

 

살면서 준비하고 맞이하는 일이 얼마나 될까 

출장 중 걸려온 어머니 입원 소식이나,

지친 몸 늘어뜨린 휴일 오후 전해온 친구의 부음.

 

말 한 마디 툭 던진 것이 큰 다툼으로 돌아오는 일상,

생각지도 않았던 경품 당첨이나 잊혀져 가던 사람과의 만남.

 

빗줄기에 뜰 수 없는 눈을 깜박이며 보는 풍경엔

선명한 듯 흐릿하게 나타나는 깨우침의 무엇이 보인다,

어느 날 갑자기 다가왔다가 떠나 가버린 사랑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