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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뚜껑의 톱니가 21개인 이유… 따기도 쉽고 밀폐도 잘된대요

by 맥가이버 Macgyver 2020. 10. 22.

병뚜껑의 톱니가 21개인 이유… 따기도 쉽고 밀폐도 잘된대요

 

병뚜껑

위키피디아

 

병뚜껑은 기원전 2000년경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오래전부터 사용되었어요.

하지만 옛날 병뚜껑은 지금처럼 올록볼록한 왕관 모양이 아니었답니다.

지금과 같은 왕관 모양의 홈을 가진 병뚜껑을 발명한 사람은

1892년 미국 볼티모어에 살던 윌리엄 페인터(1838~1906)였어요.

 

윌리엄 페인터는 어느 날 병 속에 든 소다수가

상한 줄도 모르고 마시는 바람에 식중독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페인터는 병에 담긴 음료수가 상하지 않는 병뚜껑을 개발하기로 마음을 먹었죠.

페인터는 지금까지 개발된 병뚜껑을 모으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나사처럼 뚜껑을 돌려 끼우는 병뚜껑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이 뚜껑은 몇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어요.

처음 딴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할 수가 없어서

병에 담긴 음료수가 새것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었죠.

 

실제 일부 악덕업자는 이 병뚜껑을 재활용해서

비싼 술 용기 안에 싸구려 술을 넣어 팔기도 했다고 해요.

가장 큰 문제점은 탄산수나 맥주를 넣었을 때

병마개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튕겨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페인터는 병의 주둥이에

작은 홈을 파고 주둥이 위에 동그란 쇠붙이를 올려놓은 후,

그 둘레에 힘을 주어 뚜껑을 닫았어요.

마침내 톱니가 있는 왕관 모양의 병뚜껑이 탄생한 것이죠.

 

그런데 문제가 또 발생했어요.

병뚜껑의 톱니 수가 너무 많으면

탄산음료나 맥주의 압력을 견딜 수 있었지만 병을 따기가 어려웠고,

톱니의 수가 너무 적으면

병을 따기는 쉬웠지만 내용물의 압력을 견디기 어려웠던 거예요.

 

페인터는 병뚜껑에 적당한 개수의 톱니를 그려보기 시작했답니다.

원은 360도이므로 360의 약수를 구해서 여러 방법으로 톱니를 그렸다고 해요.

360의 약수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일단 페인터는

동그란 쇠붙이에 정삼각형을 여러 개 그려가며 적당한 톱니 수를 찾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마침내 정삼각형 8개를 그려서 총 24개의 톱니를 만들었을 때

뚜껑 열기가 너무 힘들지 않으면서 탄산가스의 압력을 잘 견뎌낼 수 있는

병뚜껑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지요.

 

1892년 페인터 부부는 24개 톱니가 있는 왕관 모양의 병뚜껑을

‘크라운 코르크(CROWN CORK)’라고도 이름 붙이고 1894년 특허를 취득했어요.

 

초창기 24개였던 톱니는 이후 개량되어서 현재 21개가 되었답니다.

역시 원 안에 그린 정삼각형 7개의 꼭짓점을 찍어서 만든 것이죠.

오늘날 대부분 유리병 뚜껑의 톱니 수는 21개로 전 세계 공통인데,

실제 21개보다 톱니가 적으면 뚜껑이 벗겨지기 쉽고

이보다 더 많으면 열기가 어려워진다고 해요.

 

페인터가 설립한 ‘크라운 코르크 앤 실’사(社)는

1930년대 전 세계 병뚜껑 중 거의 절반을 공급하였고,

오늘날 ‘크라운 홀딩스’라는 이름으로 기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만약 페인터가 원의 성질을 이용해 병뚜껑을 고안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우리는 톡 쏘는 청량음료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을지 몰라요.

 

이광연·한서대 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