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소장 유물만 30만점… 진짜 '명품' 있는 3층부터 돌아라
연면적 13만8135㎡, 소장 유물 30만여점, 50개 전시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박물관이다. 건물이 워낙 방대하고 전시 공간이 많아 모든 유물을 하루에 다 보는 것은 무리. 상당수 관람객이 의욕적으로 상설전시관 1층을 돌다가 2층도 못 가서 지쳐버린다. 자, 국립중앙박물관을 세 시간 동안 알차게 관람하는 '동선'을 소개한다. 진짜 명품(名品)이 있는 3층에서 시작해 아래로 내려오는 동선이다.
상설전시관 3층 불교조각실. 53㎡(약 16평)의 독립된 방 한복판에 금동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 한 점만이 오롯이 놓여 있다. 사방은 어둑한데 불상에만 조명이 떨어져 깊고 오묘한 사색의 분위기가 관람객을 압도한다. 왼쪽 허벅다리 위에 수평으로 얹은 오른쪽 다리에 팔꿈치를 괴고,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뺨에 살포시 댄 채 눈을 내리깐 입가엔 그윽한 미소.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 유물 30만여점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명품 중의 명품'이다.
두 점의 '국보' 반가상이 1년마다 교체 전시되고 있다. 현재 전시 중인 작품은 국보 78호. 국보 83호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특별전에서 한국의 절대미를 뽐내고 있다.
국보 78호는 태양과 달이 결합한 화려한 관을 썼고, 몸에는 부드러운 긴 천의(天衣)를 둘렀다. 가느다란 듯 힘이 넘치는 신체의 곡선, 옷자락과 허리띠의 율동적인 흐름, 높이가 80㎝인데도 두께를 2~4㎜로 유지한 고도의 주조 기술…. 불교조각 전문가인 민병찬 연구기획부장은 "손가락과 표정이 아주 섬세한 데 비해 팔뚝과 몸통의 선은 단순하게 표현해 '사유'를 최대한 부각시킨 기념비적 작품"이라고 했다. 지치고 힘든 이들이 작품을 고요히 감상하다 마음의 평정을 얻어 돌아간다. 시간이 많지 않다면, 이것 하나만 보고 가도 좋겠다.
불교조각실을 나오면 금속공예실, 청자실로 이어진다. 금속공예실에서는 '감은사터 동탑 사리갖춤', 청자실에서는 '포도동자무늬 표주박모양 주전자'를 놓치지 말자. 앞면에 포도 줄기에 매달려 노는 여덟 명의 동자(童子)들을 익살스럽게 새겼다. 화가 이중섭이 이 동자상을 좋아해 여러 번 박물관을 찾아 감상했다고 한다. 2층 기증관에서는 그리스의 청동 투구가 가장 인기다. 1936년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올림픽에서 우승한 기념으로 받은 투구를 기증했다.
1층 선사·고대관에선 고구려 고분벽화(모사도), 백제 산수무늬벽돌, 신라 기마인물형 토기를 눈에 담고 갈 것. 신라 토기에 붙어 있던 앙증맞은 토우(土偶) 수십점이 관전 포인트다. 출산하고 악기를 연주하고 물병을 나르는 장면까지…. 1500년 전 신라인의 삶과 죽음을 생생히 보여준다.
반대편 특별전시실에서는 '콩고강-중앙아프리카의 예술'전(展)이 한창이다. 기이한 모습의 가면과 조각상이 즐비한데, 방학을 맞은 어린이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바로 옆 테마전시실에서는 '고려시대 향로'전이 열리고 있다. 마지막 코스는 건물을 이동해야 한다. 상설전시관 맞은편 기획전시실에서 3월 2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한국의 도교문화-행복으로 가는 길'. 정교한 백제 미술의 최고봉인 금동대향로를 서울에서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관람시간: 화·목·금요일 9시~오후 6시, 수·토요일은 9시~오후 9시, 일요일·공휴일 9시~오후 7시.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문의: 02-2077-9000 www.museu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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