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삼성봉 산막이 옛길] 대한민국 산악회 모두 다녀갔다는 명품 등산로&걷기길
글·사진 월간산 박영래 객원기자
'충청도 양반길’에서 보는 선유대, 사모바위, 갈은구곡 또한 일품
충북 괴산군 청안면 장암리 칠보산(542m: 괴산군 칠성면 쌍곡계곡에 있는 칠보산과 이름이 같음)을 지나는 한남금북정맥이 북으로 약 1.5km 거리인 595.5m봉에 이르면 동쪽으로 산릉(山稜) 하나를 분가시킨다. 한남금북정맥과 이별하는 동쪽 방면 능선은 장자봉(421m)~굴티재(19번국도가 넘는 고개)를 지나 435m봉에 이르면 남동으로 대산(647m) 방면 산줄기를 분가시키고, 대산 줄기와 헤어진 산릉은 방향을 북서로 틀어 432.7m봉~치재(49번국도가 지나는 치재터널)를 지나 445m봉에 이르면 능선이 북과 남으로 나누어진다.
445m봉에서 북으로 향하는 능선은 오봉산(412m)과 남산(393.6m)에 이른 다음, 여맥들을 괴산읍내 성황천으로 가라앉히고, 남으로 향하는 능선은 망원산(505m)~국사봉(477.9m)~등잔봉(燈盞峰&·444.5m)~천장봉(天藏峰·437m)~삼성봉(三星峰·554.6m)으로 이어진 다음, 잔릉들이 달천으로 스며든다.
삼성봉 일원은 동쪽 달천 건너 비학산, 군자산, 아가봉, 옥녀봉과 마주보고 있다. 이 산들은 모두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한다.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하는 산들은 봄과 가을이면 산불예방을 위한 입산금지 조치가 내려지고 있다. 반면 삼성봉 일원은 국립공원경계 밖이기 때문에 입산금지 조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여기에다 괴산호를 끼고 이어지는 산막이 옛길과 충청도 양반길이 워낙 인기가 좋아 사계절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산막이 옛길과 충청도 양반길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삼성산 일원은 산막이 옛길 외에 볼거리도 많다. 첫째는 삼성산 북릉에서 조망되는 괴산호반에 펼쳐진 한반도지형이다. 다음으로는 삼성사 터 당간지주, 산막이 마을의 수월정과 삼신바위, 충청도 양반길의 선유대와 사모바위, 그리고 갈은구곡 풍광들이 그것이다. 아무튼 삼성봉 일원은 인기가 너무 좋아 ‘대한민국 산악회에서는 모두 다녀간 산’이라는 말이 퍼지기도 한다.
등잔봉과 삼성봉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산막이 옛길 초입인 차돌바위나루 입구를 지난 노루샘에서 등잔봉을 오른 다음, 등잔봉 남릉을 타고 산불감시 CCTV~한반도전망대~천장봉 경유 삼성봉에 오르는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된다. 다음은 노루샘에서 산막이 옛길~진달래동산~진달래능선(천장봉 동릉)을 거쳐 천장봉에 오른 다음 삼성봉이나 등잔봉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인기 있다.
세 번째로는 먼저 산막이 옛길 경유, 또는 차돌바위나루에서 배편으로 산막이마을로 들어간 다음, 삼성봉 북동릉을 타고 삼성봉에 오르는 코스가 있다. 어느 코스로 오르건 산막이마을로 내려선 경우에는 산막이 나루에서 배를 타고 차돌바위나루로 나오는 코스가 인기 있다.
충청도 양반길은 갈론마을 입구를 출발해 남쪽 달천변길~옥녀계곡 입구~선유대~운교리 새뱅이마을~곰넘이재~사기막리에 이른 다음, 북쪽 옥녀봉 산허리를 넘는 옥녀봉고개~갈은구곡 경유 다시 갈론마을 입구 출렁다리로 나오는 원점회귀 둘레길이다.
산막이마을에서 갈론마을 입구로는 현재 연하협 구름다리를 놓는 공사가 한창이다. 다리공사 관계자에 의하면 구름다리 공사는 금년 상반기에 끝낼 계획이었으나 사정상 금년 하반기에나 완공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아직은 충청도 양반길 시발점인 출렁다리로는 외사리에서 갈론마을 방면 승용차 길을 이용해 들어가야 된다. 운행 버스 없음.
상기 코스들을 등잔봉 동릉으로 오르는 제 1코스를 기점으로 시계방향으로 소개한다.
사오랑(司五郞)마을 이름은 사은리, 외사리, 학동, 갈론마을을 통칭하는 지명으로 불린다고 한다. 등잔봉은 옛날 한 어머니가 한양으로 과거보러 간 아들의 장원급제를 위해 등잔불을 켜놓고 100일 기도를 올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한반도전망대는 연간 1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한다. 이곳에서 조망되는 한반도지형 중 환벽정 오른쪽 산막이나루 방면 작은 섬인 연꽃바위와 거북바위는 각각 동해의 울릉도와 독도로 해석하고 있다.
차돌바위나루 입구를 뒤로하는 산막이 옛길은 노루샘까지는 흙길과 계단길이다. 그 사이에 연리목~정사목~소나무 출렁다리 등이 있다. 노루샘 이후부터는 급경사 위험구간을 감춰 주는 나무로 된 데크 길로 마흔고개까지 이어진다. 노루샘 이후 각 명소마다 안내 푯말이 설치되어 탐방객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고 있다.
진달래 동산 쉼터(데크)에서 진달래 능선을 다 오르면 나오는 괴산호전망대에서 소나무 사이로 펼쳐지는 괴강 풍광도 한폭의 그림이다.
노루샘(등잔봉 등산로 입구)-(노루샘 왼쪽 연화담 지나 2분)→호랑이굴(자연석굴 앞 나무로 된 호랑이조각상)-(약 20m)→매바위(오른쪽 급경사 상단부에 있는 뾰족한 바위)-(3분)→여우비바위굴(굴 입구 가로 세로 각 1m에 깊이 약 3m)-(2분)→옷 벗은 미녀 참나무-(약 20m)→나무다리-(길이 20m 다리 건너감)→앉은뱅이약수(↑산막이마을 2.3km, ↓주차장 1.7km 푯말)-(7분)→얼음바람골-(3분)→호수전망대-(1분)→괴산바위-(약 20m)→고공전망대(괴음정)-(약 20m)→2번째 고공전망대-(약 10m)→마흔고개-(5분)→다래숲 통로-(4분)→진달래동산(↑산막이마을 1.3km, ↓주차장 2.7km 푯말)-(오른쪽 능선으로 18분)→노란색 밧줄-(4분)→밧줄 상단부-(가파른 바윗길로 20분)→괴산호전망대-(약 20m)→주능선 삼거리(←산막이마을 2.2km, ↓진달래동산 700m, 등잔봉 1.3km→ 푯말). 이후 왼쪽 천장봉 경유 삼성봉, 또는 오른쪽 능선 타고 한반도전망대~산불감시 CCTV 경유 등잔봉으로 향하면 된다.
삼성봉 북동릉으로 35분 거리인 전망장소는 한반도 지형이 추상적으로 보일 뿐 이 산군 일원에서는 가장 조망이 막힘없이 펼쳐진다. 괴산저수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경우 이 전망장소가 가장 좋을 듯하다. 삼성봉 정상에도 연리목(連理木)이 있다. 남녀 간의 아름답고 깊은 사랑을 의미하는 연리목은 산막이길 초입의 연리목을 비롯해 괴산군내인 청천면에도 소나무 밑둥이 붙어버린 연리목과 줄기가 붙어 있는 연리지 등 모두 네 개가 있다.
삼성봉 정상에서 하산은 천장봉 방면 갈림길에서 북동릉을 타고 산막이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또는 정상에서 동릉을 타고 굴바위나루터 출입구~컨테이너가 있는 지계곡 입구~삼신바위~수월정~산막이나루로 나와도 된다.
갈론마을 입구 주차장 출렁다리에서 남서쪽 달천변(達川邊)을 따라 새뱅이나루로 이어지는 충청도 양반길은 동쪽 아가봉과 옥녀봉 방면 속리산국립공원과 경계를 이룬다. 새뱅이나루에서 남동쪽 운교리 새뱅이마을~곰넘이재~사기막리로 이어지는 충청도 양반길도 북쪽 아가봉과 옥녀봉 방면 속리산국립공원과 경계이다.
따라서 갈론마을~새뱅이~곰넘이재~사기막리로 이어지는 충청도 양반길은 속리산국립공원 밖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매년 3월 2일~5월 15일 사이 시행되는 산불방지 및 자연자원보호기간 중 입산금지 및 탐방로 통제와 무관하게 통행이 자유롭다.
다만 사기막리 옥녀봉고개를 경계로 북서쪽 갈은구곡에서 갈론마을 갈론지킴터(갈론교에 차량진입금지 안내판과 차단시설) 일원은 속리산국립공원 경계선 안쪽이기 때문에 5월 15일까지 입산금지 및 탐방로 통제가 실시되고 있다.
옥녀봉고개에서 북쪽으로 패어져 내린 갈은구곡 선국암까지는 보통 걸음으로 30분이면 닿는다. 그러나 선국암에서 8곡 칠학동천 이후 7곡~6곡~5곡~4곡 옥류벽 사이는 500m 거리에 불과하지만 각곡(各曲)들을 구경하다 보면 30분 안팎 시간이 걸린다.
사기막리 상촌 삼거리(←옥녀봉 안부 0.8km, ←갈론산촌체험관 4.2km, 사기막리 마을회관 0.7km→ 푯말)-(북쪽 길로 1분)→오른쪽으로 계류 건너감(옥녀봉 0.8km→ 푯말)-(6분)→경주 이씨 묘역-(오른쪽 사면길로 4분)→지계곡 통나무다리 건너감(←옥녀봉 0.7km 푯말)-(18분)→옥녀봉 고개(←옥녀봉 0.3km, ↑갈론구곡 2.2km, ↑갈론 3.4km 푯말)-(27분)→갈론구곡(九曲) 선국암(仙局巖)-(칠학동천~고송유수재~구암~ 금병~옥류벽~경유 40분)→3곡 강선대 입구 합수점(←주차장 0.9km, ↓옥녀봉 2.8km 푯말)-(1곡 장암석실과 2곡 갈천정 경유 15분)→속리산국립공원 갈론지킴터(갈론교)-(8분)→갈론경로당-(4분)아가봉 등산로 입구(←아가봉 3km 푯말)-(15분)→출렁다리 주차장.
554.6 충청북도 괴산
- 교통 -
동서울터미널→괴산 동서울버스터미널(전철2호선 강변역)에서 1일 22회(06:00~19:00) 운행. 괴산 출발 첫차 06:05, 막차 19:55. 1시간 45분 소요, 요금 1만,800원.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괴산 1일 9회(06:40, 08:10, 10:10, 12:10, 13:10, 14:20, 16:10, 18:10, 19:10) 출발. 요금 1만,800원. 2시간 소요.
청주→괴산 북청주~증평 경유 1일 33회(06:30~21:00) 운행. 요금 청주 6,000원(1시간 10분 소요), 북청주 5,000원(1시간소요), 증평 2,800원.
괴산→수전(산막이주차장) 1일 7회(06:30〔수전교 종점〕, 07:45〔수〕, 09:10〔수〕, 11:10〔산막이 주차장〕, 12:30〔수〕, 14:00(〔산〕, 15:10〔수〕, 17:15〔산〕) 운행. 요금 1,500원.
괴산→덕평리 1일 13회(06:20~19:10) 운행.
사오랑 주차장 주차료 일반승용차 2,000월(1일), 대형차량 5,000원(1일).
괴산택시 043-832-9800.
- 식사 및 숙박(지역번호 043) -
외사리 명태재 남쪽 수전교 일원 토박이농가 맛집식당(832-5272), 임꺽정 식당·슈퍼 834-3307), 산막이 묵고을(834-7088), 수전교 건너 동쪽 갈론마을 들목 수전매운탕(010-8845-4037), 삼성사 당간지주 방면 둥지식당(832-1114), 한솔오리명가(834-8828) 등 이용.
사은리 산막이 옛길 주차장 일원 옛길 쉼터(010-3487-5556), 산막이 만남의 광장(010-9214-7946), 짚은묵 맛집(834-0832), 산막이 원조두부마을(834-3223), 해바라기식당(010-2526-6383), 관광안내소 언덕 위에 자리한 솔바위식당(010-4216-6886) 등 이용.
사은리 산막이마을 일원 산막이나루 남쪽에 자리한 청국장과 토종닭 전문 느티나무집(010-5541-5951), 막걸리와 드립커피 전문 한옥집 뚜벅이(833-0388), 빈대떡과 막걸리 전문 산막이주막(010-5706-4587), 즉석 감자전과 자연산 버섯찌개 전문에 펜션과 식당을 겸한 산막이산장(832-5553), 더덕동동주와 손두부 전문 산막이 옛집(010-7630-7035), 올갱이국과 칼국수 전문 광전식당(833-3715), 산막이 민박(010-5243), 가마솥 손두부 전문에 펜션과 식당을 겸한 하얀집(832-5617), 두루치기와 빈대떡 전문 고을(010-5487-5572), 커피와 눈꽃팥빙수 전문 카페 풍경(010-6326-3424) 등 이용.
사은리 갈론마을 일원 갈론주막(832-5614), 갈론사랑(갈론휴게소 010-4199-2177), 행운민박(832-1579), 구곡민박(832-5618), 광장민박(832-4672) 등 이용.
운교리 일원 새뱅이나루 서쪽 약 2km 거리 구름다리식당(833-6162), 운강식당(833-6054), 양반길농장식당(010-5407-2182) 등 이용.
덕평리 일원 49번 국지도 덕평삼거리에서 서쪽 덕평 버스정류장 방면에 덕평미소식당(010-3782-0776)이 있다.
괴산 시외버스터미널 일원 원조올갱이 해장국으로 유명한(50년 전통) 괴산주차장 식당(832-2673), 착한분식(832-5973), 옛날찐빵만두(834-0700), 터미널 길 건너편 서울식당(832-2135), 터미널 남쪽 삼미순대(833-3289), 꽃보다 소(834-8866), 구워더존치킨(833-7007) 등 이용.
15층 석탑은 일제 때 강제반출
삼성사 터 당간지주(幢竿支柱)는 통일신라 말~고려 초기 사이(10세기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 개의 화강암 돌기둥 사이에 원형의 간대(竿臺)로 당간을 받게 하였다.
각 부재가 비교적 완전하게 남아 있다.
당간지주는 두 중간에 세우는 당(幢)을 지탱하기 위한 버팀기둥이다. 절의 앞에 세워 부처와 보살의 공덕을 표시하고, 괘불(掛佛) 등을 매달아 법회 등 행사 때 사용했다. 외사리마을 비석에는 옛날 삼성사(三省寺) 터에 15층 석탑이 있었으나 왜정 때 일본인들이 강제로 가져갔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절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북쪽에는 마을이 형성되어 있으며, 절에서 사용되었던 부재와 기와편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당간지주 남쪽에서는 남동으로 군자산 정상 서쪽 줄기인 비학산이 보인다. 비학산에서 오른쪽으로는 아가봉, 아가봉 오른쪽으로는 삼성봉~천장봉~ 등잔봉~국사봉으로 연이어지는 산릉이 하늘금을 이룬다. 충청북도유형문화재 제139호.
도시서 살면서 매주 고향산 탐방 및 등산 즐겨
낮 12시경 갈론 입구 출렁다리를 건너 운교리 방면 충청도 양반길로 6~7분 거리 전망데크에서 마주 오는 탐방객 한 분(양손에 스틱을 들고 제대로 된 등산복 차림)을 만났다. 어디서 출발했는지를 물었다. 그는 “새뱅이 곰넘이마을에 차를 세워두었고 갈론마을 갈은구곡으로 들어가 옥녀봉고개를 넘어 다시 곰넘이마을로 차 가지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홀로 트레킹을 즐기는 산악인과 헤어져 약 45분이 지나 선유대에 이르렀을 때였다. 전망데크에서 헤어졌던 산악인이 나타났다. 갈은구곡으로 간다는 사람이 나타났으니 너무 의아했다.
그는 “옥녀봉은 수 백 번 올라봤고요, 선생님들께 점심대접이나 하려고요”라는 말에 이어 “새뱅이 곰넘이마을에 친구 집이 있는데 저의 집과 같은 곳이니 시골밥상 밥맛 좀 보세요. 마침 점심시간이잖아요”라고 했다.
점심을 먹고 가라는 말에 취재팀은 통성명을 한 다음, 여차저차 사정을 말하고 갈은구곡으로 넘어가려면 시간이 촉박하니 다음에 보자고 했다. 그러나 그 산꾼은 막무가내로 취재팀을 안내했다. 새뱅이 마을회관에서 더 올라간 곳인 곰넘이마을 외딴 농가 마당으로 들어섰다.
취재팀을 농가로 안내한 산꾼은 곰넘이재 너머인 사기막리 용추골에서 태어난 심영주씨다. 외딴 농가 주인은 이 농가에서 태어난 김철수씨다. 두 사람은 어렸을 때 곰넘이마을과 용추골에서 10리 거리인 덕평초등학교(10여 년 전 폐교) 동창이다.
심씨와 김씨는 초등학교에 이어 덕평중학교를 나온 이후에는 청주에 있는 고등학교도 함께 나왔다. 지금은 각각 청주에서 개인사업 및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이 어렸을 때 아가봉과 옥녀봉은 어린이놀이터였다. 그리고 지게지고 나무를 하러 다녔던 일터이기도 했다. 그래서 옛 추억도 되살릴 겸 도시생활에서 휴식장소로 새뱅이 곰넘이마을 옛날 농가를 매주 찾아온다고 했다.
심씨와 김씨는 “충청도 양반길을 많이 찾아 주길 바란다”며 “충청도 양반길이 지나가는 달천과 화양구곡이 이곳 주민들에게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옛날 덕평초등학교 교가에도 등장했다”고 자랑했다.
옛날 덕평초등학교 교가는 ‘화양동 정기어린 괴강 기슭에 우뚝이 솟아 있는 배움의 터전…’으로 시작된다. 노랫말에서 괴강은 지금의 달천이고, 화양동은 새뱅이마을 남쪽 산너머인 화양구곡을 말한다.
갈은구곡
옛날 선비들이 자연과 벗 삼아 풍류 즐겼던 명소
차량진입금지 안내판이 있는 갈론지킴터에서 10분 들어가면 오른쪽 절벽 위로 메주처럼 생긴 바윗돌에 새겨진 ‘葛隱洞門’(갈은동문) 글씨가 보인다. 갈은동문을 뒤로하면 곧이어 오른쪽 큰 바위지대인 제1곡 장암석실(場巖石室)이다. 암벽 안쪽 석실에는 사행시중 첫째 줄에 ‘동의온여하의량(冬宜溫與夏宜凉: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네)이라는 시가 새겨져 있다. 제2곡 갈천정(葛天亭)은 지나온 갈은동문 북쪽 계류 건너편에 있다. 갈천정은 옛날 중국 상고시대 때 왕이었던 갈천씨(葛天氏)를 기리는 장소이다. 사행시 중 네 번째 줄에는 동작갈천민(同作葛天民: 갈천씨의 백성이 되고 싶구나)라는 시가 보인다.
제3곡 강선대(降僊臺)는 장암석실을 지난 합수점 동쪽 다래골(군자산 정상 남릉 방면) 입구 왼쪽 바위지대이다. 이름 그대로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와 춤을 추는 곳이라는 뜻이다. 합수점에서 남쪽 계곡 안으로 들어가 오른쪽으로 계류를 건너가면(약 10분) 큰 밤나무가 나온다. 큰 밤나무에서 4~5분이면 제4곡 옥류벽(玉溜壁)에 닿는다. 구슬 같은 물방울이 맺히는 절벽이란 뜻이다. 그 아래 암반을 적시고 있는 물빛이 쪽빛이다.
이후 계류를 거슬러 5분 더 들어가면 물가에 드리운 바위벽이 아름다운 비단병풍 같다는 제5곡 금병(錦屛)이 나오고 이어 2~3분이면 제6곡 구암(龜巖)이 반긴다. 거북이 형상의 바위이다. 구암에서 상류로 2~3분 들어서면 널찍하고 길게 이어지는 반석 가운데로 2~3m 깊이로 패인 물줄기가 폭포를 이룬 제7곡 고송유수재(古松流水齋)로 들어선다. 멋들어진 노송 아래 흐르는 물가에 있는 집을 뜻한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구곡을 설정했던 옛날 폭포수 좌우 너럭바위 어딘가에 아담한 정사(亭舍)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송유수재에는 ‘관학하증재차중(觀鶴何曾在此中: 학은 일찍이 이 아름다운 곳을 어떻게 알았을까) 단종취미여지동(但從趣味與之同: 다만 나의 취미도 학과 같다네) 일국문추일간옥(一局紋楸一間屋: 바둑판 하나 새기고 한 칸 집이나 짓고)’이라는 구곡시가 전해진다.
고송유수재와 거의 같은 장소에서 바로 위 왼쪽이 제8곡 칠학동천(鶴七洞天)이다. 칠학동천 상단부에서 오른쪽으로 급류를 건너가면 제9곡 선국암(仙局巖)이다.
신선이 바둑을 두던 곳이라 전해진다.
선국암을 주제로 한 구곡시에는 바둑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이곳을 떠나야 하는 아쉬움과 흑백돌이 어우러진 바둑판이 꽃으로 비유된다는 감상이 드러나 보인다.
옥녀봉두일욕사(玉女峰頭日欲斜: 옥녀봉 산마루에 해가 기우니) 잔기미료각귀가(殘棋未了各歸家: 바둑을 끝내지 못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네) 명조유의중래견(明朝有意重來見: 다음날 아침 생각나 다시 와보니) 흑백도위석상화(黑白都爲石上花: 바둑알 알알이 돌 위에 꽃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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