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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산행 | 청산도 7산 종주 + 슬로길] 산 밑은 노란 유채꽃, 산릉은 빨간 동백&진달래꽃

by 맥가이버 Macgyver 2016. 4. 28.

[봄맞이 산행 | 청산도 7산 종주 + 슬로길] 산 밑은 노란 유채꽃, 산릉은 빨간 동백&진달래꽃

완도 청산도 7산 종주…13.5km의 당찬 당일 코스

완도 청산도(靑山島)’는 이름 그대로 푸른 섬이다. 맑고 푸른 다도해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예로부터 신선들이 산다는 ‘선산(仙山)’ 또는 ‘선원(仙源)’이라 불렸다.

조선 태조 때부터 왜구의 잦은 약탈에 이은 임진란으로 한동안 공도(空島)로 버려져 있다가 지리적 요충지로 부각해 군대가 주둔하고, 효종 2년(1650) 김생춘 공이 영양에서 난을 피해 입도한 이래 민간인의 거주가 재개된 청산도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고등어와 삼치 파시가 열릴 만큼 이름난 어항이었다.

그러나 1970~1980년대 외지에서 밀려든 어선들이 불법 저인망 어업으로 주변 바다가 화폐해지면서 ‘잊혀진 섬’이 되었다가 1993년 영화 ‘서편제’를 통해 국민의 사랑받는 남도의 섬으로 부상했다. 영화 속 주인공 소리꾼 아버지 유봉의 북 장단에 맞춰 딸 송화가 소리를 하며 보리밭 길을 걸어가는 장면은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속 깊이 애잔하게 남아 있으리라.

보적산 정상. 동서남쪽 바다는 물론 청산도 속살이 한눈에 들어오는 봉이다. 

보적산 정상. 동서남쪽 바다는 물론 청산도 속살이 한눈에 들어오는 봉이다.

 

청산도는 ‘서편제’에 이어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뭍의 사람들을 불러들였고, 이어 2007년 장흥 유치면, 신안 증도 등과 함께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 지정 이후 촬영지와 해안가, 마을을 잇는 슬로길이 생겨나면서 이제는 전국 어디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인기를 끄는 섬이 되었다.

청산도는 이렇게 여행과 걷기의 명소로도 명성이 높아졌지만 등산인들에게는 봄맞이 섬산행으로 인기 높은 곳이다. 면적 33.28㎢로 그리 크지 않은 섬이지만, 산 안에는 제법 기운찬 산줄기가 먼 바다에서 불어온 어떤 태풍에 흔들리지 않게 하려는 듯 기운차게 솟아 있다. 특히 이른 봄, 진달래꽃과 동백꽃이 어우러진 산릉을 따르는 즐거움은 여느 산에서 맛보기 힘들 정도다. 여기에 슬로길 주변의 유채꽃이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봄을 연출한다.

청산도의 산군은 동서 관통도로에 의해 대선산(大仙山·311m)~대성산(大成山·343m)~대봉산(大鳳山·379m), 보적산(寶積山·330m), 매봉산(鷹峰山·385m) 3개 산군으로 나뉘어 산행 역시 3개로 나눠 시도하기도 하지만, 섬 동단의 신흥리 보리마당에서 오산(烏山·333.5m)~대봉산~대성산~대선산~고성산(古城山·214m)~보적산~매봉산 일곱 산(七山)을 잇는 산행은 통영 사량도 지리망산과 더불어 봄 섬산행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을 정도다.

범바위에서 바라본 전망대쉼터. 안부에서 권덕리로 내려서는 길이 나있다. 

범바위에서 바라본 전망대쉼터. 안부에서 권덕리로 내려서는 길이 나있다.

 

새소리 들려오면
내륙의 심산을 오르는 분위기

산행 기점인 보리마당은 갯돌밭 신흥리 상산포에서 진산리로 넘어가는 도로 상의 고갯마루. 산길 들머리 산행 안내판에 ‘신흥리 보리마당 산길 안내팻말에는 까마귀바위(오산) 1.2km, 대봉산 1.7km, 대성산 2.6km, 선음약수 5.4km, 도청항 7.5km’ 거리표시가 돼 있다. 도청항 7.5km 거리표시는 대선산 너머 읍리재에서 도청항으로 바로 빠질 경우의 거리다.

보리마당 출발 이후 짤막한 숲이 이어지고 좌우로 조망 좋고 호젓한 산길로 30분이면 까마귀바위라 불리는 오산 정상에 선다. 바위로 이루어진 정상에는 남쪽으로 산릉에 감싸여 분지를 이룬 동촌리 일원의 다랑이논, 서쪽으로 부흥리 구들장논, 북쪽으로 완도 일원의 다도해, 그리고 동쪽으로 여수의 거문군도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부흥리 구들장논들은 남해의 계단식 다랑이논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형태의 논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로부터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남해의 다랑이논은 계곡이나 구릉지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계단식 작은 논을 말하고, 청산도 구들장논은 인공적으로 자갈을 깔아 통수로를 내고, 그 위에 전통온돌에 쓰이는 얇은 구들장을 놓은 뒤 진흙과 마른 흙을 순서대로 입혀 벼를 심는 논이다. 청산도가 옛날 얼마나 척박한 섬이었는지를 일러 주는 증표라 할 수 있다.
 

 

오산에서 대봉산까지도 부드러운 산길로 이어져 주변 조망을 즐기는 사이 정상에 올라선다. 대봉산은 옛날 봉화대가 자리해 봉화산이라고도 불렸고, 그에 걸맞은 조망을 보여 준다. 섬 안의 산봉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고 그 뒤로 청산도 주변의 섬들이 바라보인다. 동쪽 작은 섬들이 돌고래 새끼 떼를 보는 듯하고, 서쪽으로 대모도와 소모도에 이어 소안도, 보길도, 노화도는 아기 고래 찾아가는 어미 고래 떼를 보는 듯하다.

대봉산을 내려서면 진산리나 백련사를 거쳐 부흥리로 가는 길이 나있는 부흥리재. 부흥리 길은 구들장논을 거쳐 동서도로로 내려선다. 마을 주차장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도청항으로 돌아갈 수 있다.

부흥리재에서 대성산 오르는 길은 제주도 곶자왈을 걷는 듯하고 동백나무들과 육지의 식생과 다른 활엽수 위주의 숲이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새소리가 들려오면 내륙의 깊은 산을 오르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성산에서 20분쯤 내려가면 부흥리나 도청리 하산길이 갈라지는 지리재다. 여기서 난대활엽수림 숲을 지나 30분쯤 오르면 대선산 정상이다. 대선산에서 산길은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읍리재로 내려섰다가 완경사 능선길 따라 고성산으로 이어진다. 고성산은 7개 봉우리 가운데 높이가 가장 낮지만 중요한 봉수대(烽燧臺)였다 전한다.

고성산에서 10분쯤 내려서면 읍리큰재(115m). 청산도를 동서로 가르는 도로가 나있는 고갯마루다(보적산 1.9km, 범바위 3km, 권덕리마을 4.3km). 예서 도로를 따라 서쪽 방향으로 내려서면 도청항으로 곧장 다가설 수 있다.

고성산 산성길. 옛날 산정의 봉수대로 오르던 길이다. 

고성산 산성길. 옛날 산정의 봉수대로 오르던 길이다.

 

큰재에서 보적산을 오르려면 제법 진을 짜내며 한 시간은 걸어야 한다. 그래도 우거진 숲길은 간간이 동백꽃을 피운 채 반겨 주고, 숲이 벗겨지면 돌담마을과 주변의 구들장논과 다랑이논이 내려다보이면서 고향집 찾아가는 기분이 들기 마련이다.

망대 같은 보적산 정상에 올라서면 그야말로 청산도가 발아래다. 고성산~대선산~대성산~대봉산~오산 산줄기는 섬의 등뼈를 이루며 기운차게 솟아올라 있고, 매봉산은 최고봉답게 청산도를 지키는 대장군을 보는 듯 당당한 산세다. 여기에 바다 건너 육지와 남쪽으로 망망대해가 펼쳐지면서 섬 산행, 봄 산행의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이후 장쾌한 분위기의 능선을 따르면 범바위와 그 양옆으로 자리한 섬마을, 그리고 아름다운 갯바위 해안이 유혹한다. 범바위는 청산도에 살던 호랑이가 자신이 울부짖는 소리가 범바위에 부딪치면서 더욱 크게 울려 퍼지자 더 크고 힘센 호랑이가 살고 있으리라는 생각에 겁을 집어먹고 섬 밖으로 내뺐다는 전설이 전하는 기암이자 조망대다.

널찍한 삼거리 안부인 범바위주차장에 내려서면 산행 방향을 정리해야 한다. 대개 계속 능선길 따라 전망대쉼터를 거쳐 범바위에 올라 마지막 조망을 즐긴 다음 갯바위 낚시터로 이름난 권덕리로 하산한다. 범바위 안부 갈림목에서 범바위는 400m, 권덕리는 700m, 명품 갯바위 해안길인 장기미해변은 1.5km 거리다.

매봉산까지 이으려면 범바위 주차장에서 왼쪽(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도로를 따라 큰기미재로 내려섰다가 매봉산 능선으로 접어들어야 한다. 청계리와 큰기미를 잇는 도로가 가로지른 큰기미재에서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20분쯤 오르면 바람매봉산이고, 여기서 20분 더 오르면 매봉산 정상이다. 조망 명소로 특히 남쪽으로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룬 작은기미와 큰기미 일원 바닷가 풍광이 일품이다. 매봉산 정상에서는 대개 북쪽 상서리로 하산한다.

오산을 출발해 대봉산~대성산~대선산~고성산~보적산~범바위를 거쳐 권덕리로 내려서는 산행은 약 9km 거리에 5시간 정도 걸린다. 매봉산을 이을 경우 약 13.5km에 7시간 정도 걸린다.

보적산 709m
전남 완도군

산행 거리 10.3km
산행 시간 5시간
산행 난이도 중(산길 정비 잘되어 있으나 오르막 길어)

교통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1일 4회(08:10, 10:20, 15:10, 17:20) 운행. 요금 우등 3만7,200원, 일반 2만4,900원. 5시간 소요. 예약 www.hticket.co.kr

광주 종합버스터미널에서 30~40분 간격(05:45~20:20)으로 운행하는 완도행 직행버스 이용. 2시간40분, 요금 1만6,500원. 문의 유스퀘어터미널 ARS 062-360-8114.

목포→완도 종합버스정류장에서 07:20, 11:30, 18:00 출발. 강진 경유 1시간50분, 해남 경유 2시간 소요, 1만1,800원. 문의 ARS 1544-6886.

부산→완도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07:00, 11:10, 13:05, 16:35 출발. 6시간10분 소요(경유 정류장이 많은 편임), 요금 3만1,900원. 문의 ARS 1577-8301.

완도→청산도 연안여객선 터미널에서 출항하며 본격적으로 봄을 맞는 4월부터 배편이 대폭 늘어난다.

평일 8회(06:30~18:00), 주말 15회(06:00~18:30) 운행. 50~60분 소요, 요금 7,700원(성인). 소형차(운전자 포함) 왕복 6만4,700원.

자가용을 배에 싣고 청산도에 들어섰다가 빠져나올 때에는 출항 시각 1시간 전쯤 항구에 닿도록 한다. 간혹 배를 실을 공간이 없어 다음 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다. 승선자는 신분증을 필히 지참해야 하며, 자세한 운항시각은 청산농협 홈페이지 참조, 문의 061-552-9385. 연안여객선 터미널 ARS 061-552-0116.

섬 안에서 다니는 셔틀버스는 입항시각에 맞춰 운행한다. 문의 청산버스 061-552-8546, 청산나드리 마을버스 061-552-8747. 신흥리까지 택시 요금은 약 1만 원. 청산개인택시 061-552-8747, 청산택시 552-8519.

숙식(지역번호 061)

도청항 주변에 식당과 모텔이 많다. 전복과 소라 회 등 해산물 전문식당이 많다. 청산도식당(552-8600), 해녀식당(552-8547), 푸른식당(553-2585), 삼호수산회센타(010-3216-3538) 등이 있다. 도청항 부근에는 모텔이 많고 나머지 지역은 민박과 펜션이다. 숙소로 권할 만한 곳은 일몰이 고운 지리해수욕장 주변이다. 도청항과도 비교적 가깝다. 지리에는 한바다민박(010-9126-5035), 솔바다펜션(010-2225-5114), 열라민박(552-8891), 광주펜션(552-8500), 청산민박(552-777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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