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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보여행 후기☞/☆ 서울곳곳을 찾아서

[20181129] 시간이 멈춰버린 곳 - 용산 땡땡거리의 맛집 탐방을 다녀오다.

by 맥가이버 Macgyver 2018.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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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9일(목)   

시간이 멈춰버린 곳 - 용산 땡땡거리의 맛집 탐방을 다녀오다.

 

 

 

 '시간이 멈춰버린 곳 - 용산 땡땡거리의 맛집 탐방' 코스



  '시간이 멈춰버린 곳 - 용산 땡땡거리의 맛집 탐방' 이야기   


용산 땡땡거리.


1970~80년대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곳,

서울 용산구 이촌로 29길.

'땡땡거리'라고 불리는 서부이촌동 동네를 찾아간다.

 아래 사진들은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 '시간이 멈춰버린 곳 - 용산 땡땡거리의 맛집 탐방' 이야기를 시작하며...


 한강대로에서 바라본 남산의 서울타워



 경의중앙선과 경춘선(itx), 화물선이 지나가는 철로 



 30여년 전 우측에 보이는 5층짜리 강변맨션에 지인이 살아서...  



 새남터천주교기념성당이 보이네...


 용산 땡땡거리의 시점이자 종점에서...


이런 날 만나게 해 주십시요 / 원태연 詩


이런 날 우연이 필요합니다
그 애가 많이 힘들어하는 날
만나게 하시어
그 고통 덜어줄 수 있게
이미 내게는 그런 힘이 없을지라도
날 보고 당황하는 순간만이라도
그 고통 내 것이 되게 해 주십시요.


이런 날 우연이 필요합니다.
내게 기쁨이 넘치는 날
만나게 하시어
그 기쁨 다는 줄 수 없을지라도
밝게 웃는 표정 보여 줘
잠시라도 내 기쁨
그 애의 것이 되게 해 주십시요.


그러고도 혹시 우연이 남는다면
무척이나 그리운 날
둘 중 하나는 걷고 하나는 차에 타게 하시어
스쳐 지나가듯
잠시라도 마주치게 해 주십시요.





술버릇 / 원태연 詩


술 마시면 어김없이
그대를 생각합니다.


한잔 한잔 보태갈수록
더 진하게 떠오릅니다.


술 취하면 어김없이
그대에게 전화를 겁니다.


일곱 자리 누르는데
칠십 번도 더 주저하다
그런 내가 초라해 보여
그냥 내려놓습니다.


술이 깨면 어김없이
어제 일을 후회합니다.


쓰린 속 냉수로 씻어내며
그저 한편에 자리했던 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었던
그 날을 떠올려 봅니다.




 오근내 닭갈비



오근내닭갈비는
3만5000원 이하 음식을 파는 곳 중
맛집을 선별하는 '2016 미쉐린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된 곳인데...
'오근내'는 춘천의 옛 이름이라고.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 인근에 2호점을 냈다고 한다.





 여천식당


삼각백빈골목 옆에 있는 여천식당은 가정식 백반집인데
매일 다른 구성의 백반(6000원)을 선보인다고 한다.



 삼각백빈건널목은 관리원이 없는 무인건널목


 관리원이 없다는 것은 이곳으로 열차가 자주 지나다니지 않기에...


 






 삼각백빈건널목을 뒤돌아보니...



 등대사진관과 용산방앗간이 보이네...


용산방앗간은
'땡땡거리'의 역사를 보여주는 터줏대감과도 같은 존재라고...
떡국떡, 콩서리태, 참기름 등을 판다고 한다.


 등대사진관




등대사진관은
19세기 사진술인 습판사진을 체험할 수 있는 전통 흑백사진관으로
100년 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준다고...
사진은 철판에 인쇄되는데 현상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백빈건널목


 차단기가 내려지고...


땡땡거리 / 이해원 詩


하얀 깃발이 부르면 전동차는 서둘러 달려온다
차단기가 몸을 눕힐 때 철컥 풍경도 잘려나간다

   

용산역과 이촌동 사이를 휘돌아나가는 중앙선
이곳에서 전동차는 곡선으로 휘어진 제 꼬리를 볼 수 있다
하루에도 수십 번 호흡이 끊어졌다 이어지는 백빈건널목


1톤 트럭의 확성기 소리도 번번이 허리가 두 동강나고
담장 아래 할머니들의 웃음소리도 허물어지는 동네
사람들은 소란한 종소리를 귀에 걸고 산다

 

철길 옆 옛날떡집
뿌연 백열등 아래 마주앉은 노부부
땡땡 소리 오고 갈 때도
바람떡 입에 물고 바람이 된 막내아들 소식만은 건너 오라고
철길 같은 두 줄 가래떡을 길게 뽑아낸다

 

철길 허리가 잠시 이어진다 
팔당에서 바람을 쐬고 자정에 돌아오는 지하철
땡땡땡땡 붉은 종소리
피곤한 동네가 귀를 막고 꿈 쪽으로 돌아눕는다


 열차가 지나간다.


백빈건널목

'백빈'이라는 이름은

조선 시대 궁에서 퇴직한 백씨 성을 가진 빈(嬪)이 건널목 뒤쪽에 있는 골목길에

한옥 기와집을 짓고 살았고 이 길로 행차했다 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경원선과 경부선을 이어주는 용산삼각선이 지나는 곳으로

중앙선·경춘선, 화물열차 등 하루 300여 대의 기차·지하철이 지나간다.

 

백빈건널목에서 시작되는 '땡땡거리'는

삼각백빈건널목을 지나치면 나타나는 큰길에서 끝이 나는데

거리의 명칭은 '땡땡' 소리를 내는 기찻길 건널목 신호음에서부터 따왔다고 한다.



 열차가 지나가고, 차단기는 올라가고...







 백빈건널목을 통과해서 지나가는데...


 땡땡 소리가 나서 뒤돌아보니...


 차단기가 내려가고...



복구공사 / 원태연 詩


추억공사중
사랑통행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현재 미련구간 복구공사로 인해
사랑통행이 금지되오니
다른 사랑을 이용하시거나
부득이한 분은
공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복구가 끝난다 해도
예전 같은 통행은 어려울 것 같으니
이 점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골목길


혼자이기 때문입니다 / 원태연 詩


티격태격 싸울 일도 없어졌습니다
짜증을 낼 필요도 없고
만나야 될 의무감도
전화해야 하는데 하는 부담도

이 밖에도 답답함을 느끼게 하던
여러가지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혼자이기 때문입니다

다른사람도 만나볼 겁니다
전에는 늦게 들어올 때
엄마보다 더 눈치가 보였는데
이제는 괜찮습니다

참 편해진 것 같습니다
근데... 이상한 건
시간이 너무 많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아무 할일이 없어진 그 시간에
자꾸만 생각이 난다는 것입니다

왜일까 생각해 보니
이제는...
혼자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삼거리에 꼬꼬닭이 보이네...



나에게 더 힘든 일 / 원태연 詩


모르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일보다,

사랑했던 사람을
모르는 사람으로
만드는 일이

몇 백 배는 더 힘든 일이다.



아무 말 하지 말고 조금도 미안해 하지 말고 / 원태연 詩


우리의 추억을 버리기는 아까우면
그 마음을 전당포에 맡겨줘

언제 찾으러 온다는 말도 말고
나를 생각하라는 것도 아니야

시계 따위라 생각하고
가끔 불편할 때 생각해

필요하면
그 정도로 네가 약해져 있으면

그 때 찾아 줘
아무 말 하지 말고
조금도 미안해 하지 말고



그냥 좋은 것 / 원태연 詩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어디가 좋고
무엇이 마음에 들면,
언제나 같을 수는 없는 사람
어느 순간 식상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특별히 끌리는 부분도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 때문에 그가 좋은 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 그 부분이 좋은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그저 좋은 것입니다
.



미련한 결과 / 원태연 詩

  

마음이 약해지면
평소에 지나쳤던 것을
자세히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마음이 약해지면
이것저것
더 슬퍼질 일이 많이 진다
이것저것
찾아내서 슬퍼진다



다 잊고 사는데도 / 원태연 詩


다 잊고 산다
그러려고 노력하며 산다
그런데
아주 가끔씩
가슴이 저려올 때가 있다
그 무언가
잊은 줄 알고 있던 기억을
간간이 건드리면
멍하니
눈물이 흐를 때가 있다
그 무엇이 너라고는 하지 않는다
다만
못 다한 내 사랑이라고는 한다.














서글픈 바람 / 원태연 詩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삐그덕 문소리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두 잔의 차를 시켜 놓고
막연히 앞잔을 쳐다본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마음 속 깊이 인사말을 준비하고
그 말을 반복한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나서는 발길
초라한 망설임으로
추억만이 남아 있는
그 찻집의 문을 돌아다본다.



나무 / 원태연 詩

 

왜 하필 나는
당신 가슴속에서
태어났을까요

넓은 곳에서
자유로운 곳에서
아름다운 곳에서 태어나지 못하고

여기서만 이렇게
자라나고 있을까요
















☞ 이것으로 '시간이 멈춰버린 곳 - 용산 땡땡거리의 맛집 탐방' 이야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