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숲치유 걷기길 2선] 코로나 블루, 숲이 약이다
파주 심학산 둘레길, 서울 서초동 서리풀공원
‘마스크 장벽’은 우리들 삶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경제가 쪼그라들고, 사람들은 섬처럼 고립됐으며 개인의 활동이 차단당하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공황장애·무기력증 등 스트레스성 질환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치료제는 소식이 없을지라도 코로나 블루를 고치는 약은 있다.
숲이 제공하는 햇빛, 경관, 피톤치드, 소리, 음이온은 코로나 블루를 치유하는 훌륭한 처방전이다.
숲을 걷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줄어들며
심신이 안정된 상태에서 발생하는 뇌파인 알파파가 증가한다는 국내외 연구진 보고도 있다.
산림청 산하 산림복지진흥원은 전국 7군데에서 치유의숲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태풍으로 피해 입은 제천과 예산 2곳을 제외한 다섯 군데 치유의숲은
시설물 이용은 제한되고 있으나 숲길은 열려 있다.
치유의숲을 찾을 여유가 없더라도 심신을 쉴 수 있는 숲길이 우리 주변에 적지 않다.
수도권에서 찾아가기 쉬운 숲길 2곳을 소개한다.
심학산 정상 부근. 바위 너머로 심학정.
파주 심학산 둘레길
완만하고 걷기 편해…평원에 솟아 막힘없는 전망
심학산은 낮지만 높이 194m에 비해 숲이 울창하고 평원에 솟아 전망이 시원하다.
둘레길은 어디서 출발하든 동서로 길쭉하게 뻗은 산허리를 한 바퀴 돌아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6.8㎞의 순환형 산책길이다.
정상 전망대인 심학정에 서면 한강 하류, 임진강, 공릉천,
통일 전망대, 고양시, 김포시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완만하게 걷기 좋은 흙길이라서 누구라도 걷기 편하다.
숲은 대부분 활엽수이고 드문드문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배수지에서 배수지 주차장 가는 길 외에 시멘트 포장 길은 없고
길 폭도 넓어 가족이나 친구들과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함께하기에 좋다.
길은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리드미컬하게 반복돼 지루하지 않다.
정상부를 제외하고 오르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운동화 차림으로 가볍게 나서도 된다.
또한 주릉과 둘레길이 수시로 만나기 때문에 원하는 코스를 타고 다닐 수 있다.
파주출판단지나 오두산통일전망대, 헤이리문화예술마을과 연계하면
꽤 괜찮은 하루 가족나들이 코스를 짤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대화역에서 가는 버스가 있어 대중교통 접근도 가능하다.
자가용으로 도착했다면 교하 배수지 입구, 약천사, 수투바위 세 곳의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서리풀공원을 걷는 주민들. 강남 한복판인데도 잘 보존된 숲길이다.
서울 서초동 서리풀공원
강남 한복판 청정 숲길, 꿩이 후두둑
강남 한복판에도 숲길이 있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방배역까지 서초동과 방배동에 걸쳐 있는 남북 4㎞ 길이의 서리풀공원.
반포대로가 공원 양쪽을 아스팔트 길로 쪼개 놓았지만 강남에선 오아시스다.
지하철 7호선 고속터미널역 3번출구를 나오면
찻길 건너 반포미도아파트 뒷산을 따라 시작되는 서리풀공원은
반포대로를 건너뛰도록 만들어진 누에다리로 대법원 뒤편 몽마르뜨공원과 연결된다.
누에다리에 설치된 LED조명 야경이 근사해 가족 나들이와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 인기 있다.
서리풀터널로 불리는 장재터널이 생기기 전에는
정보사가 자리를 잡고 있어서 일반인이 접근하기 쉽지 않았던 덕분에(?)
간혹 꿩들이 후두둑 날아오르는 모습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숲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흙길이 부드러워 맨발로 트레킹을 즐기는 지역 주민들도 적지 않다.
곳곳에 벤치와 운동시설이 조성돼 있고 정상 부근에선 테헤란로 쪽 강남 일대를 조망할 수 있다.
방배중학교 방향으로 내려서면 프랑스인 마을로 불리는 서래마을.
이곳에서 맛집 투어를 하는 것도 서리풀공원 트레킹의 묘미이다.
공원의 남쪽 끝엔 태종 둘째아들 효령대군 이보를 모신 청권사가 있다.
4km 길이가 다소 아쉽다면 청권사에서 방배역 대각선 방향에 있는
백석대학교 바로 뒤편의 매봉재산 숲길로 1km 정도 트레킹을 이어갈 수 있다.
•글 이재진 편집장 사진 C영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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